재보선 그 후 여야 풍향계

참담한 민주당 몸 낮추기…당당한 김종인 사퇴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1/04/09 [17:17]

재보선 그 후 여야 풍향계

참담한 민주당 몸 낮추기…당당한 김종인 사퇴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1/04/09 [17:17]

민주당/자세 바짝 낮추며 ‘쇄신’ 강조…한동안은 혼란
김종인/정권교체 기반 만들고 "자연인의 위치 돌아간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민주당 망연자실 성적표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 성적표를 안아든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다음날 자세를 바짝 낮추며 한목소리로 ‘쇄신’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도부 총사퇴를 비롯한 구체적 당 수습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 한동안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가 4월8일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아울러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조기 퇴진함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을 4월16일 앞당겨 실시하고,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5월2일 열기로 했다.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기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가 당 운영을 맡는다. 비대위원장은 도종환 의원이 맡되,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바통을 넘길 예정이다.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 우리의 부족함으로 국민에게 큰 실망을 드렸다. 결과에 책임지겠다”며 “오늘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께서는 민주당에 많은 과제를 주셨다. 철저하게 성찰하고 혁신하겠다”며 “국민께서 됐다고 할 때까지 당 내부의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민주당은 세 번의 집권 경험과 민주주의 전통을 가진 저력 있는 국민의 정당”이라며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민주당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의 총사퇴가 이런 혁신과 성찰의 출발이 되길 바란다”며 “지도부 총사퇴 후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는 최대한 앞당겨 실시할 것이다. 새로 선출된 지도부가 민심에 부합하는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재보선을 통해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확연히 드러난 만큼 빠른 지도부 물갈이를 통해 당 쇄신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김 대행을 비롯해 김종민·염태영·노웅래·신동근·양향자·박홍배·박성민 최고위원 등 지도부 전원이 참석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지난 3월 사퇴한 데 이어 나머지 지도부가 재보선 참패로 총사퇴를 결의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8개월 만에 붕괴하게 됐다.


이와 관련,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철저한 성찰과 혁신을 위해 결단한 지도부 총사퇴의 진정성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비대위 구성도 의결했다. 비대위원장을 맡을 새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는 문재인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충북 3선 도종환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비대위는 도 위원장을 비롯해 민홍철·이학영 의원 등 중진과 초선 신현영·오영환 의원,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와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최 수석대변인은 “비대위원장은 4월16일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가 맡는다”며 “그 후에는 도종환 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 임시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충북 5선 변재일 의원이,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으로는 대전 5선 이상민 의원이 각각 맡기로 했다.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 책임이 크다”며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와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제가 부족했다. 당원과 지지자를 포함한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며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미래를 차분히 생각하며, 낮은 곳에서 국민을 뵙겠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 또한 반성과 쇄신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재보선을 진두지휘한 이 위원장은 거센 책임론에 직면해 당장 대선 레이스 중도하차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벼랑 끝 위기 상황에 몰려 있다. 결국 당분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 주요 인사들과 의원들의 ‘반성문’도 이어졌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준엄한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 당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절박하게 아픔을 나누고,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치열하게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당권주자인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민심의 벼락 같은 호통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투표용지에 눌러 새기신 실망과 질책, 그 심정부터 아픈 마음으로 살피겠다”며 “민심은 개혁도, 민생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우리 당을 매섭게 질타했다”고 평가했다.


우 의원은 “민심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변화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며 “오만과 독선, 무능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하겠다. 다시 국민의 눈높이에서 민주당의 쇄신의 길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구한 김종인 ‘쓱~’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재보궐선거 다음날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로 서울과 부산 재보궐선거를 승리함으로써서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은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의 위치로 돌아간다”며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 전 위원장은 4월8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제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양당 체제를 기둥으로 하지만, 21대 총선 결과 그러한 균형추가 심각하게 흔들리는 상황에 처하자 민주주의 위기를 수습하라는 소임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국민이 주신 값진 승리이고, 현 정권과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긴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 투성이”라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 분열과 반목”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정인을 거명하진 않았지만 “지난 서울시장 경선과정에서 보았듯이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세력에 의존한다든지, 그것에 더하여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책임질 수권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그러한 욕심과 갈등은 그동안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걸로 착각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열풍,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의 미래는 없다”면서 “부디 국민의힘이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변화하여 국민의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선 “코로나19 상황에 무능한 정부의 실책이 겹쳐 지금 국민의 삶은 피폐하고 암울하기 이루 말할 데가 없다”며 “자기 자랑에만 한껏 정신이 팔려 있던 정권은 백신조차 변변이 구하지 못해 대한민국을 지구 반대편 후진국보다 못한 수준으로 전락시켜 버렸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러한 때에 국민의힘은 새로운 정권을 감당할 수권정당으로,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더욱 철저한 자기혁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여있는 정당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저는 이제 자연인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국민의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문재인 정부 치하에서의 고통의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바람보다 빨리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잎과 같이 우리 국민의 현명하고 강인한 힘을 믿는다”며 회견을 마쳤다.


회견 이후 향후 일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 일정도 없다”고 답했다. 다만 자연인이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날 의향을 묻는 질문엔 “자연인으로는 맘대로 내가 활동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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