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험난한 대권 검증의 길’

개인비리 및 가족비리 연루 의혹..종합 약점 선물세트?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7/01/11 [09:50]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해 벽두부터 엄청난 검증의 쓰나미에 휩싸였다.   ©주간현대

 

현 시점에서 보수 측 최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최대 위기에 빠졌다. 본격적인 대권레이스가 시작하기도 전에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그간 단점으로 지적됐던 각종 개인사들과 얽혀 '대선판에 뛰어들지도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야권에서는 '아직 제대로된 검증도 시작하지 않았다'라는 말로 반기문 전 총장 의혹의 깊이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간현대>에서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반 전 총장의 의혹들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김범준 기자>

 


 

 

출마 선언 전부터 쏟아져 나오는 내외적인 약점 선물세트

전두환 독재 시녀 역할하며 김대중 사찰 논란으로 직격탄

'박연차 게이트' 연루?..국익차원서 봐준 이인규 중수부장

정동춘 녹취록에 '최순실이 대통령 만드려 했다'는 주장도

 

[주간현대=김범준 기자] 오는 12일 입국예정인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새해 벽두부터 쏟아지는 검증의 칼날에 '너덜너덜'해지고 있다.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과 신천지 연계설로 곤혹을 치루던 반기문 전 총장에게 '가족 비리' 혐의까지 직격한 것이다. 이는 반 총장의 동생과 조카가 베트남에서 8억 달러(약 9600억원) 상당의 '랜드마크72 타워'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동 관료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아 체포된 것으로, '반기문 일가' 도덕성에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는 사건이다.

 

문제는 반 전 총장의 '도덕성' 및 '윤리 의식' 등을 문제삼는 이슈는 이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악의 유엔 사무총장 

 

일단 반 전 총장이 UN 재직시절 평가가 매우 나쁘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반기문 총장은 일생 동안 정부 공무원으로 재직하여 한 번도 특정 정당 소속의 정치인으로 활동한 적이 없지만, ‘국제무대의 최고위직을 역임한 한국인’이라는 점 덕분인지 처음 유엔 사무총장직에 취임했던 200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어 왔다. 

 

여야 기성 정치권에 공히 만족하지 못하는 중도층의 지지를 받기에 이상적인 후보라는 평가. 본인 스스로는 UN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면 은퇴하겠다고 하였으나, 끝내 불출마 선언에 대한 확답은 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후로도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의 이름만 거론되면 지지율이 요동친다. 

 

이 때문에 친박계에 별다른 대선주자가 없는 박근혜 대통령이 반기문 총장의 브랜드를 이용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이야기가 정설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불거진 '박근혜 게이트'로 인해 오히려 비박세력과 연결되고 있다는 소리가 많다.

 

그럴지라도 반 총장이 새누리당의 대권 후보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의 10년간 임기가 2016년 말로 끝나지만 1여 년을 남겨둔 유엔 수장으로서의 공적은 거의 없다는 평가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화약고 역할을 하고 있는 중동의 IS 문제와 시리아의 이라크 사태, 난민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반 총장은 뚜렷한 공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無업적’ 논란은 ‘리더십 부족’으로 귀결된다. 외신들은 반 총장에 대해 ‘UN 직원들의 평이 안 좋다’, ‘반기문이 쓰는 사근사근한 방식은 세계적 리더의 면으로서 좋지 않다’, ‘지나치게 한국인들을 많이 기용한다’라는 비판을 자주 제기했다. 또한 미지근한 평화 태도와 미국, 이스라엘 편들기로 인해 사우디나 시리아, 레바논 같은 아랍국가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실제로 반기문 총장은 비서방세계에서 ‘미국의 충견’ 취급을 당하고 있다. 한국도 어찌됐건 국제적인 기준에선 미국의 동맹줄에 서있는 나라다. 결국 세계 최선진국인 영국이나 일본도 미국의 충견 소리를 듣는 상황인데 이들 국가보다 분명 국력이 약한 나라의 국민인 반 총장으로선 미국에 대해 큰 소리를 내지 못함은 자명하다는 것이다.

 

또한 반 총장은 ‘미국의 충견’ 소리를 듣는 가운데서 중국, 러시아에도 함께 온건한 제스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심하게 말하면 ‘강대국의 봉’이 되는 모습을 보이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즉, 전임인 코피 아난 사무총장보다 리더십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심지어는 “미국과 강대국들의 편을 잘 들어줘서 영전해서 간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특히 고국인 한국에서 반 총장을 띄어준다고는 하지만 국내 문제로 들어가도 비판할 것이 있다. 남북 문제 해결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유엔 사무총장에 발탁됐으나 한 일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 것이다. 세계평화를 위해 움직여야 하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북한은커녕 개성공단조차 방문하지 못했다. 이는 결국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보수 정권과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독자적인 대북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같이 비판거리가 넘치는 데도 한국은 자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온갖 포장을 한다는 점 때문에 서방 측에서는 ‘한국은 반기문만 믿는 나라’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태다.

 

결국 이 같은 이유로 파죽지세를 달리는 대권 지지율이지만 정치권과 외교가 안팎에선 정통 외교관 출신인 반 총장이 대선 본선의 혹독한 검증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에 흔치 않은 국가원로를 정쟁으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반 총장은 국내 정치권 내에서도 개인적인 약점도 존재한다. 2015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자살 사건이 터지며 성완종 전 회장과 충청도 출신인 반기문 총장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주목했으나 구체적인 사건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던 중 반기문 총장의 조카가 경남기업 소유였던 베트남 하노이의 빌딩(랜드마크 72) 매각과 관련하여 카타르 투자청의 서류를 위조하는 등의 경황이 알려져 국제 사기 의혹이 일었다. 반기문 총장은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의혹만으로도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청렴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김대중 사찰? 

 

또한 과거 독재 정권 시절 김대중을 사찰했다는 비판또한 제기된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정권의 대표적 공안조작사건인 내란음모사건으로 수감 생활을 하다 1982년 말 신병치료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 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지난해 외교부가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30년 만에 공개한 비밀해제 문서에 따르면, 1985년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연수중이던 반기문 당시 참사관(과장급)은 미국의 학계·법조계 인사들이 망명 중인 김 전 대통령의 안전 귀국을 요청하는 서한을 1월10일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발송할 것이라는 정보를 발송했다. 

 

이는 지난 85년 1월10일 발표날 보다 사흘 앞선 7일에 입수한 것으로, 문서에는 '하버드대 교수로부터 입수'라고 적혀있다.  

 

반기문 총장은 이 같은 사실을 류병현 당시 주미대사에게 보고했고 이는 '김대중 동정'이라는 제목의 전보로 85년 1월8일 외교부 장관에 보고됐다.  

 

당시 비밀문서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정보가 꼼꼼이 적혀있었다. 또한 당시 김 전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미국 지식인들에 대한 사견과 미국 내 여론 동정 등이 분석돼 있었다.

 

지난 1985년 2.12 총선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이 귀국하려 하자, 전두환 정권은 '재수감'을 압박하고 있었다. 이에 미국 학계 및 법조계 인사 135명은 김 전 대통령의 무사귀환을 위한 연서를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에대해 반기문 당시 참사관은 "김대중의 무사귀환과 사회생활 보장을 통해 국내적인 신뢰를 도모하는 것은 1985년 국회의원 선거, 1985년 아세안 게임, 1988년 올림픽 및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화합을 성취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함"이라고 적었다. 

 

또한 반 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귀국 직전인 85년 1월30일에도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정보를 한차례 더 보고했다. 주미대사관측이 85년 1월30일 외교부 장관에게 보낸 '김대중 동정' 전보에는 "하버드에 연수중인 반기문 연구원이 보내온 85년 1월23일자 The Harvard Crimson 지의 김대중 관련 보도를 별첨 송부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결국 반기문 당시 참사관은 김 전 대통령을 철저히 감시한 전두환 정권에 지시에 성실히 따랐던 것이다. 즉, 연수생 신분임에도 적극적으로 김 전 대통령의 동정을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반기문 총장은 부지런한 '김대중 동정 보고'로 인해,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에서 '전두환 정권의 프락치'로 전락됐다. 

 

문제는 이같은 '김대중 동정 보고 비밀문서'가 반기문 총장이 나라의 녹봉을 먹고 사는 '단순 외교관' 신분으로서, 어쩔수 없이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상술했듯이 당시에 반 총장은 외교부 소속이긴 했지만 업무와 관계없는 연수생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즉, 공무원으로서의 업무가 아니라 본인의 의사에 따른 적극적인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이때문에 자발적으로 '전두환 프락치'를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커졌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주간현대

 

서글픈 역사인식

 

무엇보다 반기문 총장은 유엔의 수장 뿐만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올바른 역사관을 지니지 못했다는 것도 주요 비판 요지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5년에 반 총장은 박근혜 정부에 졸속 '위안부 합의'에 관해서 한일 상호간에 합의를 맺은 걸 극찬하였는데, 이로인해 '박근혜 대통령과 친해지려는 정치적 고려'라는 큰 비판을 받았다.

 

물론 옹호하는 쪽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중립적 시각'을 강조했지만, 위안부 합의 비판의 핵심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지지하지 않는 결과의 협상을 무리하게 서둘러 매듭지은 일본 아베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잘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반 총장이 이미 논란이 되고 있다는걸 충분히 알텐데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를 대놓고 지지했다는 점에서 중립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인 반 총장이 반대편 입장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유엔 사무총장의 가장 큰 역할은 '인권'과 '인류 보호'이지 '중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자질 부족'이라는 비판도 들었다.

 

이와 비슷한 비판 맥락으로 반 총장은 지난 11월28일 미국 뉴욕에서 일본 언론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일본 해외파병 자위대의 새 임무인 '출동경호'를 염두에 두고 "보다 큰 공헌을 하려 하는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큰 비판을 받았다.

 

출동경호는 해외파병 자위대의 무기 사용 가능성을 넓히는 조치로서 직접 공격을 받지 않아도 사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 총장 스스로가 '중재'를 중요사하게 여긴다면 '한국-중국'이 크게 반대하는 일본 우경화를 돕는 행위를 지지할 수 없을 것이기에 결국 반 총장의 '역사 인식 자체'에 큰 결함이 있다고 생각 할 수 밖에 없다.

 

비리혐의 직격탄

 

그리고 이같은 '무능'과 '권력 지향적' '역사인식 부재'와 더불어 본인 자신도 비리 혐의에 연루되어 있어, 대권주자로서의 약점은 무궁무진 하다고 볼 수 있다.

 

반기문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한지 2일 뒤인 지난 12월24일 시사저널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 부터 23만 달러(약 2억 8000만원)를 수수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시사저널 측은 "반 총장이 지난 2005년 외교부 장관 재임 시절에 20만달러,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7년에도 3만 달러 정도를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받았음을 복수의 인사들이 증언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의혹은 지난 2008년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도 인지했지만, 당시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지 2년밖에 안 됐기 때문에, 검찰이 국익 차원에서 이를 덮어두기로 했다고 한다.

 

이어 <SBS>가 당시 수사 관련자들을 취재한 바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의 비서 이 모 씨의 다이어리에 반기문이라는 이름이 두 차례 등장하는데 옆에 각각 돈의 액수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다만 기재된 금액은 모두 합하면 5만 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같은 심각한 게이트에 반기문 총장 측은 이 의혹 보도에 대해 즉각 반박하며 해당사항에 대해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며 강경대응을 선포했다.

 

하지만 당시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측근에게 "반기문 웃긴다. 돈 받은 사실이 드러날텐데 어쩌려고 저러는 지 모르겠다"라며 "저런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나?"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뉴욕경찰에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상 씨와 조카 반주현 씨가 비리혐의로 인해 기소 및 체포 되면서 반기문 일가의 도덕성에 대한 논란이 커져가고 있다.

 

결국 비리혐의는 쉽게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최순실의 대통령? 

 

이에 더해 <중앙일보>에 따르면 최근 정동춘 K스포츠 전 이사의 녹취록에서 최순실이 반기문 대통령을 만드려한다는 주장이 나와 치명타를 입기도 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반기문 사무총장은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도 활약했던 정통 외교관 출신이자 충청권 인사이기 때문에 표 확장성에서는 매우 강력한 후보긴 하다”라며 “문제는 ‘성완종 리스트’ 논란과 ‘유엔 총장으로의 리더십’ 등 대선 본선에서의 검증을 버틸 수 있느냐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고 주장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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