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 문재인 정서’의 허상

국민의당과 보수언론이 만든 프레임...‘당 내 분란’도 커져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6/04/04 [13:25]

호남 ‘반 문재인 정서’의 허상

국민의당과 보수언론이 만든 프레임...‘당 내 분란’도 커져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6/04/04 [13:25]

[주간현대=김범준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전국적인 지원유세를 다니는 가운데, 호남 유세에 대해 김종인 대표와 입장을 달리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호남 유세를 고민하는 가운데, 호남의 '반 문재인 정서'가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김상문 기자

 

호남행 반대하는 김종인

 

김종인 대표는 지속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에 호남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 대표는 지난 4월3일 문 전 대표에게 사실상 지원 유세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원 유세에 대해 “검토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광주 출마자 중 요청할 사람이 있겠느냐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광주광역시 지원 유세를 했다. 그는 ‘호남에서 반감이 일까 우려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광주에 가서 분위기를 봤으면 나한테 안 물어봐도 알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문 전 대표가 수도권에서 지원 유세를 하고 있는 데 대해 “본인이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선거에 유리한지 판단해야 한다”며 “선거는 전체가 같이 치르는 게 아니고 끌고 가는 주체가 알아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종인 대표는 최근 적극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을 만류하고 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문 전 대표가 돌아다닐수록 호남 여론이 더 안 좋아지고 있다. 전국의 호남 출신 유권자가 850만 명인데 그 도움이 없으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우니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고 까지 말했다.

 

생각 다른 문재인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행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상황이다. 문 전 대표는 3일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호남 지원 유세를 다니면 유권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란 말은 호남 민심이 아닐 것”이라며 “호남 후보들의 요청이 있고 내가 도움이 되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친노-비노 계파색을 지우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바람직하게 잘해주고 있다. 다만 선거를 그것만으로 이길 수 없다"며 지원유세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제가 선거지원을 다니면 오히려 좋지 않다는 말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며 "호남에 제가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돕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 더민주가 아닌 후보들도 돕겠다는 의견도 강조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도 “김 대표가 왜 그런 얘길 했는지 모르겠다. 수도권 등 접전지부터 지원한 뒤 호남 일정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갈리는 당 내 의견

 

이같은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을 향한 이견은 당 내에 깊숙히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호남행 반대 의견의 대표적인 인물은 광주 북갑에 출마한 정준호 후보다. 정준호 후보는 3일 문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 까지 요구했다.

 

정 후보는 공개서한에서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고 민주당 뿌리를 흔들고 있는 문 전 대표의 대통령 출마 포기 선언이 필요하다. 문 전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호남행 찬성 의견의 대표격은 정청래 의원이다. ‘더컸유세단’을 이끌고 전국의 후보 지원활동을 진행 중인 정 의원은 “전국을 돌며 느낀 것은 당원과 후보들로부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이 문재인”이라며 “문재인을 싫어한다는 호남 민심은 3번(국민의당) 성향 사람이 만든 허상이며 내가 호남후보라도 문재인에 러브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김종인 대표의 측근인 김성수 대변인의 경우에도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가 호남에 한 번도 안 가고 ‘표를 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가기는 가야 할 텐데 언제 갈지는…”이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오보는 '고의?' 또는 '실수?'

 

이처럼 문재인 호남행에 대해 '총선 운명공동체'로 묶인 '문재인-김종인' 간 의견 뿐만아니라 당내서도 찬반여론이 갈리는 가운데, '반 문재인 정서가 실제하는가'에 대해 논란이 많다.

 

하지만 정청래 의원의 지적처럼 '국민의당'이 만든 허상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으로 지난 4일 <중앙일보>는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양향자 후보가 지난 4월2일 유세때 문재인 전 대표의 응원 영상에 대해 지역민이 지적하자, "저거 자르라고 하세요, 지금"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링크 양향자 “문재인 영상 자르세요”)

 

이 기사는 호남의 '반 문재인 정서'가 심각하기 때문에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호남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다.

 

하지만 양향자 후보는 이에대해 바로 정면 반박했다. 양향자 후보는 4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문재인 전 대표가 나오는 동영상 장면을 자르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반문정서'를 걱정하는 일부 지지자들이 '저 동영상 틀지 말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거부 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양향자 후보는 '호남의 반 문재인 프레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양 후보는 "걱정이다 정말. 누가 저 프레임을 만들었나. 정치적 반감을 만든 사람들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 정치혐오와 분열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고자 하는 어떤 정치와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어조로 '반 문재인 프레임'을 비판했다.

 

현재도 양향자 후보의 유세 차량에는 여전히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 영상이 방영되는 상태다.

 

반 문재인 정서의 허상

 

이같은 <중앙일보>보도를 정면 반박한 양향자 후보는 '반 문재인 정서' 프레임을 국민의당이 이용하고 있다고 확실히 밝히고 있다. 이는 중앙일보의 해당 기사에서도 드러난다.

 

양 후보는 중앙일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이 ‘친노패권주의’를 이상하게 각인시켜 경로당에 가면 ‘댁 찍어 주면 문재인이 온담서’ 하는 분들이 있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결국 정청래 의원이나 양향자 후보 등 상당수의 더민주당 관계자들은 이같은 '반 문재인 정서'가 국민의당이 만든 프레임 임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을 찬성하는 인사들도 호남의 반 문재인 정서에 대해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는다. 50대 이상, 즉 노년층에는 어느정도의 반 문재인 정서가 퍼져있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이는 역으로 말한다면 40대 이하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세간에서 '친노 운동권'으로 불류되는 정청래, 이해찬 의원의 컷오프 때, 호남에서도 이에 실망한 더민주 지지층 이탈이 심했다. 즉, 호남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층도 반대하는 층 만큼 많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한 야권관계자는 "김종인 대표는 '호남 반 문재인 정서' 언급을 중단해야 한다"라며 "이는 오히려 호남의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층을 자극해 표 확장성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kimstory2@naver.com

 

<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본 기사의 저작권은 <주간현대>에 있습니다.>

진지영 16/04/05 [05:04] 수정 삭제  
  사람은 나이가 들면 귀가 부드러워지고 세상을 보는 현안이 생긴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은 어떻게 거꾸로 돌아가는지
60대 이상의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 사고와 판단이 너무 심하다
특히 호남의 경우 반문정서룰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언론이 문제라지만 이유도 모르고 사람을 싫어하는게 말이 되나?
자신의 뚜렷한 주관으로 한사람의 정치인을 판단한다면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좀더 현명해졌음 좋겠다
그리고 반문정서는 전국 여론에 반하며 호남을 고립시키고 말 것이다
이건 분명 새누리와 국민의당이 원하는 것이기도 한다
놀라는이 16/04/05 [07:07] 수정 삭제  
  반문재인의주범은국민의당이다갖가지소문을퍼트려그것이사실인양호남인의정서를호도하고있다.광주는반안철수정서도상당수있다는걸알아야할것이다.호남은민주의성지로서호남의자민련은되지않을것이다그냥희지부지없어질정당을누가찍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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