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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 배우는 인권 ‘불편하면 따져봐’

갑의 횡포에 맞설 속 시원하고 가슴 따뜻한 논리

박소영 기자 | 기사입력 2014/12/15 [10:57]

논리 배우는 인권 ‘불편하면 따져봐’

갑의 횡포에 맞설 속 시원하고 가슴 따뜻한 논리

박소영 기자 | 입력 : 2014/12/15 [10:57]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희생을 강요하는 불합리한 ‘갑’의 횡포, “엉덩이를 그랩(grab)했지만 성추행은 아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등 심심찮게 등장하는 공직자 스캔들까지 가뜩이나 팍팍한 삶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는 대개 알게 모르게 ‘인권’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런 문제를 인권과 그 속에 담긴 논리와 오류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는 책 <불편하면 따져봐>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복잡한 논리를 ‘합리적 사고를 위한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알기 쉽게 설명하는 철학자 최훈은 이 책에서 직관적으로는 반박할 수 있지만, 논리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던 문제들에 맞설 속 시원하고 가슴 따뜻한 논리를 제공한다. <편집자주>



일상 속 사생활 침해 문제부터 학력·여성 차별까지
답답한 속내 긁어줄 따뜻하고 속 시원한 인권 논리



▲ <불편하면 따져봐> 책표지.     © 주간현대

[주간현대=박소영 기자] 방송인·언론인·정치인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이들을 흔히 공인(公人)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는 요구를 심심찮게 받는다. 그런 까닭에 과도한 팬심에서 비롯된 무차별 인신 공격과 인권 침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인권 침해 무방비 노출

일례로 명절을 끼고 신혼여행을 떠나는 가수 이효리를 개념 없는 며느리로 몰아붙이는가 하면, 전라도 팬들에게 호의적인 추신수 선수를 질타하기도 한다. 개그맨 남희석의 아이에게 대놓고 “아빠 안 닮아서 예쁘구먼”이라고 말하는 건 또 얼마나 큰 무례이자 오지랖인가. 따지고 보면 모두 근거 없는 비방과 인권 침해에 불과하다. 이들이 연예인인 탓이지만 일반인들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명절 때 부모님과 친척에게 듣는 “결혼 안 하냐” “애는 안 낳냐” 등의 사생활 침해 발언부터 직장 내 학력·성·지역 차별까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장애인·동성애자·양심적 병역 거부자 등 소수자가 받는 고통은 더하다.

논리학 교양서 분야의 베스트셀러 저자답게 최훈 교수는 일상에서 접하는 쉬운 예를 들어 복잡하고 어려운 논리를 설명한다. 이번 책 <불편하면 따져봐>에서는 주로 인터넷 공간의 여러 논쟁을 빌려와 생활 속의 인권 논리를 속 시원하게 보여준다.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표현이 적나라하고, 찬반양론도 뚜렷해서 독자들은 책 속 이야기를 실시간 인터넷 중계를 보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인터넷 공간을 파헤친 것에는 숨겨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역사가 발전함에 따라 인권 의식도 진보해야 하는데, 최신 기술의 상징인 인터넷에서 반인권적 행태가 발견되는 것은 아이러니”이며 “젊은 세대들의 편견이 들러붙기 전에 합리적 논쟁의 장으로 나와 함께 토론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갑’에게 내가 당할 때 혹은 누군가 당하고 있을 때 맘속으로 크게 한번 쏘아붙이고 싶지만 논리가 달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불편하면 따져봐>는 바로 그러한 현실을 살아가는 소시민 ‘을’에게 필요한 책이다.

책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논리와 오류는 낯선 말일 수 있다. 고정관념·편견을 ‘오류’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가진 이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논리’라는 말로 바꿔보면 어떨까?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력의 문제로, 남과 다른 나의 신념에 따라 채식을 실천하고 전쟁을 반대한다는 것 때문에 받는 어처구니없는 차별에 맞서 더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있을 것이다.

‘따지스트’가 되자!

‘따지다’라는 말이 약간은 건방지고 주제넘게 들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학문이 그렇기는 하지만 철학은 특히 따지는 행위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우리 삶의 수많은 문제를 따지고 물음으로써 인류의 지적 능력을 키워왔다. ‘잠든 아테네 시민을 깨우기 위해 왔다’고 주장한 소크라테스는 그런 의미에서 원조 따지스트에 다름 아니다. 우리 사회 인권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책이자, 복잡하고 어려운 논리학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교양서, 그리고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할 깊이 있는 처방전인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건강한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이들이 어처구니없는 편견과 차별에 맞서 ‘따지스트’로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불편해도 괜찮아>의 뒤를 잇되, 인권을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심해온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이 책은 논리와 인권 문제를 결합해 발전시킨 인권 교양서이다. <불편해도 괜찮아>는 10만 부가량 팔리며 가장 널리 읽힌 인권 교양서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 책 <불편하면 따져봐>는 인권 문제를 널리 알리자는 전작의 취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을 논리적으로 생각해보고 행동하자는 적극적 접근법을 선택했다.

날로 확장되어가는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불합리한 차별과 편견에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시민들, 그리고 사회 현상과 인권 주제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쳐가야 할 청소년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 최 훈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호주 멜버른대학교, 캐나다 위니펙대학교,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방문학자를 지냈다. 현재 강원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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