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너무 모르는 한덕수, ‘총리 패싱’ 커지는 내막

국회 간 책임총리 연거푸 “신문 보고 알았다” 답변 논란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2/09/23 [16:18]

현안 너무 모르는 한덕수, ‘총리 패싱’ 커지는 내막

국회 간 책임총리 연거푸 “신문 보고 알았다” 답변 논란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2/09/23 [16:18]

정기 국회에 출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정현안 질의 과정에서 “나는 몰랐고 신문에서 봤다”는 답변을 연거푸 했다가 ‘신문총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정 2인자인 한 총리가 영빈관 신축 계획, 대통령 헬기 사고와 관련해 현안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엉뚱한 답변을 해 ‘책임총리 맞느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게다가 한 총리는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듯 엉뚱한 답변을 내놓아 논란을 키웠다.

 

이쯤 되자 언론에선 “총리가 영빈관 신축이나 대통령실 헬기 사고와 같은 중요 사안도 보고받지 못하는데, 다른 주요 현안을 장악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꼬집는다. 야당은 한 총리의 무성의한 답변에 대해 ‘식물총리를 넘어 신문총리인가?’라고 쏘아붙였고, 여당 일각에서도 한 총리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답변마다 논란을 일으키고 불안요소를 키우는 한 총리는 제대로 버틸 수 있을까? 

 


 

영빈관 신축·헬기 사고 질의에 “몰랐다…신문 보고”…‘박진 어디’ 질의에 엉뚱한 답변

민주당에선 “식물총리 넘어 신문총리인가?”…여당에선 “코미디 같은 일” “틀린 자세”

 

▲ 한덕수 국무총리는 9월19일부터 시작된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신문에서 봤다”는 답변을 두 번이나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9월19일부터 시작된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신문에서 봤다”는 답변을 두 번이나 했다. 그뿐 아니라 외교·안보와 관련 엉뚱한 답변도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에서 ‘총리 리스크’가 노출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 총리를 상대로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무능, 정치 보복을 끊어내고 국민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한다는 여론이 있다”고 질타한 뒤 논란이 된 영빈관 신축 문제를 꺼냈다. 

 

“영빈관 신축? 신문 보고 알았다”

 

서 의원이 “영빈관을 짓는 예산 878억 원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한 총리는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서 의원은 “대통령은 알고 있었다고 하는가”라고 되물었고, 한 총리는 “대통령과 그 문제를 논의할 시간은 없었다. 당초 취지 보고를 받고 국민들이 현실적으로 현재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서 철회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서 의원이 “대통령도 모르는 예산이었다는 말씀이었냐”고 재차 묻자 한 총리는 “대통령이 문제가 됐을 때 보고를 받고 즉각 철회하라는 결정을 하셨단 말씀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이에 대해 “도대체 누가 추진한 건가. 아무도 모르게 이런 예산을 만들 수 있겠느냐”며 “이렇게 무능하고 오만한 정부는 안 된다고 국민들이 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실이 878억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책정한 영빈관 신축 계획은 한 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를 통과한 사안이다. “신문에서 봤다”는 한 총리의 답변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후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는 민감한 사안을 총리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신문 보고 알았다”는 한 총리의 답변에 대해 “끔찍한 발언”이라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9월20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무총리가 1억~2억도 아니고 800억가량의 예산 사용 요청을 몰랐다고 국회에서 증언하는 건 본인이 허수아비라고 생각해서 말씀하시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탁 전 비서관은 한 총리가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보내 협의를 하는 과정도 국무조정실과 비서실이 대부분 일을 하게 된다”며 “총리가 건물을 짓는 걸 다 알아야 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라고 한 대목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라며 “본인이 주재한 회의에서 국무회의 안건으로 통과되는데 그것을 몰랐다고 얘기할 수 있는가. 놓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놓쳤다고 얘기할 순 없는 것이다”라고 짚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9월21일 ‘영빈관 신축 예산을 신문을 보고 알았다’는 한 총리를 향해 “저 정도면 총리를 그만둬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 고문은 이날 오후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한 나라의 영빈관을 짓는데 그걸 신문 보고 알았다고 하면 총리는 왜 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그는 “9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으로 다른 빌딩을 짓는 것도 아니고 영빈관을 짓는다는데 총리가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국회에 나와서 답변하는데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하면 말이 되느냐. 청와대하고 내각하고 따로 노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고문은 이어 “총리가 설사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하더라도 국회에 와서는 그건 내각에서 검토했다든지, 검토했는데 좀 철저하게 못 했다든지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는 알고 있었다든지 이렇게 말해줘야지 내가 몰랐다고 하면 그건 대통령에게 미루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헬기 사고? 신문 보고 알았다”

 

한 총리는 다음날도 야당 의원의 질의에 “신문 보고 알았다”는 답변을 해 ‘뭇매’를 불렀다.

 

이날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의 나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헬기 사고에 관해 언급했다. 김 의원은 한 총리를 상대로 “8월 중순에 대통령실 헬기가 내리다가 나무에 부딪혀서 꼬리날개가 손상된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신문에서 봤다”고 짧게 답변했다. 그러나 대통령 헬기가 지난 8월 중순 무렵 손상됐다는 사실은 이날 김 의원의 질의로 처음 알려진 것으로 신문에 보도된 바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헬기 사고를 언론을 통해 알았다는 한 총리의 답변에 대해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하면서 정부와 대통령실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9월21일 브리핑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가 용산 청사에 착륙하다 동체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러나 한덕수 총리는 신문 보고 알았다고 답변하며 ‘신문 총리’ 면모를 보였다”고 비꼬았다.

 

오 대변인은 이어 “한 총리의 변명은 뻔뻔한 거짓말이다. 헬기 손상은 질의 전까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며 “언제까지 몰랐다, 신문 보고 알았다며 은근슬쩍 넘어갈 작전인가”라고 따졌다.

 

아울러 그는 화살을 윤석열 대통령 쪽으로도 돌려 “한남동 공관엔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공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국민의 삶을 돌봐야 할 대통령이 도리어 국민께 걱정만 끼치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개탄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9월21일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한 총리의 답변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고문은 “헬기 날개가 나무에 부딪혔다 하는 것은 모를 수도 있지만 다른 데가 아니지 않냐”고 강조한 뒤 “대통령 집무실에 헬기가 이상이 있었는데 그걸 총리가 보고를 못 받는다면 도대체 뭐하는 총리냐”고 질타했다.

 

“박진은 어디에? 글쎄요, 영국…”

 

한 총리는 9월20일 대정부질문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어디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영국에 있는 대통령을 모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박 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했다. 

 

한 총리는 9월20일 야당 의원으로부터 윤 대통령 영국 여왕 조문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어디에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글쎄요”라며 말꼬리를 흐린 뒤 ”대통령님을 모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 총리의 답변과는 달리 이날 박 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하고 있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9월2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총리의 답변과 관련 “외교부 장관이 어디 있는지를 총리가 모른다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일”이라며 “한 총리가 전체적인 대통령 순방외교에 대한 것들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21일 영빈관 신축 예산을 신문을 보고 알았다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저 정도면 총리를 그만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 총리의 무성의한 답변과 관련 ‘식물총리를 넘어 신문총리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수진 원내 대변인은 9월20일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한덕수 총리는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식물총리를 넘어 신문총리, 변명총리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었다”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빈관 신축 예산에 대해 ‘신문 보고 알았다’는 어이없는 한 총리의 답변은 국민을 기가 막히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이어 “책임총리의 포부는 온데간데없고, 총리는 무책임과 무소신 답변만 거듭 내놓았다”고 꼬집은 뒤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을 폄훼하며 어물쩍 넘어가려 했고, 반지하 주택에 대해서는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검찰 장악 인사에 대해서는 해묵은 ‘능력’ 타령만 되풀이했고, 인사 참사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문제 있는 장관들이 임명됐다’는 뻔뻔한 변명만 늘어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딱 맞는 국무총리인지 모르겠지만, 국민께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무책임 총리”라고 뼈를 때렸다. 

 

이 대변인은 끝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새 정부에 대한 협조와 여야 협치의 정신으로 한덕수 총리 인준에 동의한 것이지 식물총리, 신문총리를 기대한 것이 아니다”면서 “한 총리는 책임 총리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다면 스스로 있으나 마나 한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여당에서도 한 총리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한 총리의 몰랐다는 발언에 대해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고, 윤한홍 정무위 간사는 “총리의 몰랐다는 답변은 틀린 자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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