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의 대역습…서울·수도권 ‘악’ 소리

‘영끌’ 노·도·강도, ‘불패’ 강남도, GTX 수혜지도 ‘뚝뚝’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2/09/23 [15:54]

부동산 버블의 대역습…서울·수도권 ‘악’ 소리

‘영끌’ 노·도·강도, ‘불패’ 강남도, GTX 수혜지도 ‘뚝뚝’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2/09/23 [15:54]

지난해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매수 열풍으로 집값에 거품이 붙었던 서울 외곽 지역들이, 올해에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모양새다. 9월1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둘째주(9월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16% 하락해 일주일 전(-0.15%)보다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이 같은 하락 폭은 -0.17%를 기록했던 2012년 12월10일 이후 최대치다. 특히 2030 세대의 영끌 매수가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집값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도봉구(-0.30%→-0.31%)는 쌍문·방학·창동 구축 위주로, 노원구(-0.30%→-0.29%)는 상계·중계·하계동 대단지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내렸다.

 


 

지난해 ‘영끌족’ 몰리던 노·도·강 지역에선 최고가 대비 수억 떨어진 아파트 거래 속출

‘똘똘한 한 채’라던 강남불패 재건축 단지에서도 하락 거래 나오거나 계약 해지 발생

GTX 호재로 과열된 의왕·안양·군포·수원·화성 동탄·양주·의정부 부동산 거품 걷히고…

 

▲ 9월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은 급매매 안내문.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가파른 서울의 집값 하락에 대해 “추가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매수 움직임이 줄어들고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와 매물가격 하향조정이 지속되며 하락 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도·강 지역에선 최고가 대비 수억 원씩 가격이 떨어진 아파트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대부분 역대급 제로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집값에 거품이 붙기 시작하던 2020년 말과 비슷한 가격대까지 내려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 도봉구 창동 동아아파트 전용면적 88㎡는 지난해 8월 11억 원(10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8월에는 이보다 2억2000만 원 하락한 8억8000만 원(13층)에 새로 계약서를 썼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당시 거래가격인 8억5000만 원(14층)과 비슷한 가격이다.

 

인근에 있는 북한산아이파크 전용면적 84㎡ 역시 작년 10월에는 12억 원(19층)의 최고가를 썼으나 지난 7월에는 9억4000만 원(10층)에 거래돼 2억6000만 원 떨어졌다. 이 단지 내 같은 평형은 지난 2020년 12월 당시 8억5000~8억9000만 원 사이에 거래됐다.

 

노원구 월계동의 한진한화그랑빌 84㎡의 경우에도 지난해 6월 10억5000만 원(16층)까지 올랐으나 올해 8월에는 8억5500만 원(14층)에 거래가 이뤄지며 2억 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실거래가 중 최저가였던 8억4500만 원(2층)과 유사한 수치다.

 

지난해 8월 이후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현재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상단이 6%를 넘어선 상태다. 그러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 연말에는 주담대 금리가 7%대를 돌파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대출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주택 거래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04건으로, 2006년 통계 공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은 2030 세대들이 주택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지만 지금은 몸을 사린다. 다들 영끌 빚투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수요에 큰 구멍이 생겼고 이것이 장기화되다 보니 집값이 급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이어 “금리인상 랠리가 마무리되었다는 신호,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하락 행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분간 주택시장은 하락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도 맥 못 춰

 

공고할 것 같던 강남 재건축 시장도 맥을 못 추고 있다. ‘똘똘한 한 채’로 여겨지며 신고가 행진을 계속하던 재건축 단지들에서 최근 하락 거래가 나오거나 계약 해지가 발생하는 모습이다.

 

9월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주택종합(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서울 25개구 모두가 내림세를 보이며 0.24% 하락했다. 하락 폭을 보면 지난해 MZ세대의 ‘영끌 매수’가 이어졌던 강북 지역이 더 심각하지만, 강남3구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는 못했다. 송파구에서는 잠실동 대단지와 오금·문정동 위주로 내리면서 0.36%, 비교적 선방했던 서초구와 강남구도 각각 0.05%, 0.14%씩 내렸다.

 

실거래가를 봐도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이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은마아파트에서는 지난 7월 전용면적 76.79㎡가 24억 원에 거래됐다. 최고가는 지난해 11월에 팔린 26억3500만 원이었다. 이 단지 84㎡는 4월 26억2500만 원에 거래됐다가 6월 계약이 해제되기도 했다.

 

송파구의 재건축 대장단지인 잠실주공5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76㎡가 지난해 11월에는 28억7000원까지 올랐다가 올해 들어 27억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6월 31억8000만 원에 거래됐던 전용 82㎡는 8월 계약이 해제됐다.

 

흔히 부동산 시장은 ‘강남불패’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침체와 대규모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이명박 정부 때 강남 아파트가 노무현 정부 고점 대비 40%씩 빠지던 시절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하락기에도 비슷한 패턴이 다시 나타날지 여부가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강남이라고 하락장에서 자유롭지는 못하겠지만, 10여 년 전 같은 대폭락은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과거 부동산 시장 급등이 강남권을 위시한 버블 세븐발(發)이었다면, 최근 몇 년간의 상승기는 강북 및 수도권 지역이 주도했다는 이유에서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몇 년간의 상승은 강남이 진앙지가 아니라 MZ세대가 몰려간 강북과 수도권 지역이 중심이라 이명박 정부 하락기와는 다른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며 “강남 아파트가 절대적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실거래가를 보면 많이 떨어진 것 같아 보이지만 하락률로 비교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GTX 수혜지 오른 만큼 빠지나?

 

지난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호재 수혜지로 꼽히는 수도권 일대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GTX 신설로 급등했던 지역 대표 아파크 단지들의 집값이 3억~5억원 이상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잇따른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등 하방 요인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집값이 폭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하락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GTX 호재로 과열된 의왕·안양·군포·수원·화성 동탄·양주·의정부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걷히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지역 아파트값이 9년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8월 전국의 주택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9%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월(-0.55%) 이후 13년 7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0.66% 떨어져 2013년 1월(-0.66%)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인천과 경기 아파트값은 8월에 각각 0.96%, 0.71% 하락하며 전월 대비(-0.37%·-0.29%) 2배 이상으로 하락 폭이 커졌다.

 

실거래가 하락 단지들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6억3000만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던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전용면적 84㎡)는 8월12일 12억8300만 원에 거래됐다. 신고가 대비 3억5000만 원 가량 떨어졌다. 또 지난해 8월 12억4000만 원까지 상승했던 안양시 푸른마을인덕원대우아파트(전용면적 84㎡)는 8월4일 8억3700만 원에 거래됐다. 9개월 만에 4억 원이나 빠졌다.

 

또 GTX-B 노선의 종착역인 인천 송도에서도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송도동 더샵마리나베이(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6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 신고가인 12억4500만 원과 비교하면 집값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이와 함께 GTX 노선 중 유일하게 착공에 들어간 GTX-A 노선의 종착역인 화성 동탄 지역은 고점 대비 3억~5억 원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16억8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한 동탄역 시범더샵센트럴시티(전용면적 97㎡)는 지난 4월 14억6000만 원에 거래된 뒤 7월에는 12억8000만 원에 매매됐다.

 

부동산 시장에선 GTX 호재로 급등했던 수도권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집값 고점 인식의 확산과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GTX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으로 수도권 지역 아파트값이 급등했으나, 금리인상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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