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매력적인 숲길 여행지

“초록빛 숲속에서 청량한 공기 마시며 타박타박 걸어보자”

정리/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22/05/27 [12:16]

지금, 매력적인 숲길 여행지

“초록빛 숲속에서 청량한 공기 마시며 타박타박 걸어보자”

정리/김수정 기자 | 입력 : 2022/05/27 [12:16]

가뭄이 심상찮다. 50일 가까이 비다운 비는 오지 않고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여린 새순은 쑥쑥 자라 진초록으로 변해가고 있다. 덩달아 숲속 생명체들도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맘 때는 초여름 숲속으로 들어가 그저 청량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걷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바쁘고 번잡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울창하고 깨끗한 숲으로 깊이 들어가 타박타박 걷노라면 몸이 정화되어 마음에 맺혔던 것들이 어느새 풀어져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초록빛 가득한 대나무 숲길에서 밤꽃 향기 그윽한 오솔길, 가슴이 탁 트이는 바닷가 옆 숲길까지 매력적인 산책길은 어디에나 널려 있다. 이번 주말에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숲길을 거닐며 특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 보라. 대한민국 구서구석에 숨어 있는, ‘매력적인 숲길 여행지’를 소개한다.

 


 

편백숲에서 청량한 공기 폐 속 깊이 들이면 피톤치드로 몸속 샤워한 기분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선재길은 혼자 걸어도, 연인과 걸어도 최고

 

솔향기 그윽한 마곡사 숲길 걸으며 백범 선생의 뜻 기려보는 건 어떤가?

부드러운 흙길 밟으며 새소리 집중하노라면 어지러운 생각 스르르 사라져

 

1. 하동 편백자연휴양림

 

경남 하동 편백자연휴양림은 빽빽한 편백나무 숲에서 피톤치드를 마음껏 호흡하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폐 속 깊이 청량한 공기를 들이마시면 마치 피톤치드로 몸속 샤워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편백나무 숲길을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고, 숲속의 집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마감한다. 도시에서 뚝 떨어져 나와 깊은 산속에서 보내는 초여름날의 하루는 건강한 치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 하동 편백나무숲을 산책하는 사람들.  

 

하동 편백자연휴양림은 2020년 여름에 개장한 휴양림이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에 걷기 좋은 숲길이 여러 갈래 이어져 있고, 드문드문 숲속의 집이 들어섰다. 

 

이곳에 휴양림이 개장하기까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이 편백나무 숲은 원래 사유림이었다.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사업가 김용지 선생이 1976년부터 해마다 일본에서 편백나무를 1만 그루씩 3년간 3만 그루를 가져와 하동군 옥종면 위태리 일대의 산에 심으면서 조성했다. 

 

선생이 평생 일군 숲은 총 80만㎡ 면적에 편백나무 35만 그루라는 엄청난 결실을 맺었다. 초기에 심은 편백나무는 둘레 1미터에 높이 15미터의 거목이 되었다. 김용지 선생은 편백나무 숲 가운데 30만㎡를 하동군에 무상 기부 채납했고, 하동군은 선생의 뜻을 기려 누구나 찾아와 즐길 수 있도록 휴양림을 조성해 2020년 문을 열었다. 

 

휴양림 입구에 산책 코스 안내도가 붙어 있다. 1코스 상상의 길은 2.7㎞, 2코스 마음 소리길은 1.5㎞, 3코스 힐링 길은 1.7㎞다. 3코스를 모두 연결하면 5.9㎞로 한 번 도전해 볼 만하다. 편백나무가 촘촘한 숲속에 들어가면 청정한 피톤치드 향에 절로 코가 벌름벌름거린다.  

 

▲ 햇살이 스며드는 숲에서 즐기는 아침 산책은 최고다.  

 

숲길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둘이서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너비인 구간도 있고 좁게 이어진 오솔길 같은 구간도 있다. 자연 그대로의 흙길인 곳도 있다. 우드 칩을 깔아 걷는 동안 발바닥이 편안한 곳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느려진다. 

 

곳곳에 쉬어갈 만한 자리도 많다. 굵은 대나무를 통째로 두어 벤치처럼 이용하기도 하고, 가는 대나무를 촘촘히 엮어 선베드 형태로 만들어 편하게 누워 산림욕을 즐길 수도 있다. 전망대와 정자에 올라 사방을 굽어보는 맛도 좋다. 

 

휴양림 입구의 안내소를 지나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숲속의 집이 나온다. 숲속의 집을 예약하면 드넓은 편백나무 숲을 나만의 정원인 양 오롯이 누릴 수 있다. 숙박 동이 많지 않아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앞으로 숙박 동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마음의 소리 방’, ‘치유의 방’, ‘마음 쉼표의 방’, ‘발걸음의 방’ 등 휴식과 명상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방 이름이 마음에 와닿는다. 숙소마다 넓은 테라스가 마련돼 있어 테라스에서 내다보는 숲 전망이 일품이다. 시원스레 쭉 뻗어 올라간 편백나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요즘은 ‘불멍’, ‘물멍’ 하면서 스트레스를 잊는다는데, 여기서는 ‘나무멍’, ‘숲멍’으로 제대로 힐링할 수 있다. 

 

숙소 내부에는 필요한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는데 오직 하나 텔레비전은 없다. 하루만이라도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이 아니라 숲의 푸르름을 마음껏 눈에 담아 가라는 무언의 배려다. 

 

예약 경쟁을 뚫고 숲속의 집에 머물게 된다면 아침 산책을 꼭 즐겨보자.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맡으며 걷는 숲길 산책이 한낮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막아 만든 사방댐도 산책 중 만나게 되는데 옥빛 물색이 신비롭다. 잔잔한 수면에 비친 나무의 반영이 그려낸 듯 아름답다. 

 

2. 오대산 숲길

 

월정사에서 시작해 상원사로 연결되는 선재길은 깨달음의 길이다. 깊은 숲에도, 맑은 계곡에도 나를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들이 깃들어 있다. 길 끝에 세조와 깊은 인연을 간직한 상원사가 있다. 월정사를 창건한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받아온 석가모니의 정골사리를 모신 곳이다. 선재길을 걸으며, 상원사를 돌아보며 채운 나만의 시간은 천년고찰 월정사에서 마무리된다. 고즈넉한 산사에서의 하룻밤은 도시의 모든 번뇌를 잊게 하는 귀한 선물이다.

 

▲ 선재길.  

 

선재길은 깨달음과 치유의 길이다. 문수보살의 지혜를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 했던 화엄경의 선재동자에서 따온 선재라는 이름에는 착한 사람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뜻이리라. 선재길을 걷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길을 걷는 건 어렵지 않다. 산뜻한 데크 산책로도, 울창한 숲도 걷는 이의 마음을 참 편하게 만든다. 걷는 내내 좋은 길동무가 되어주는 맑은 계곡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오르고 내리는 구간 없이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선재길은 혼자 걸어도, 가족과 연인과 함께 걸어도 좋다. 

 

처음 얼마간은 울창한 자작나무숲에 시선을 뺏기고, 시원한 계곡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지만 어느 정도 걷다 보면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걸음에만 모든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원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렇게 된다. 무념무상의 순간이랄까.

월정사에서 상원사를 잇는 선재길은 전체 8.1km다. 걷기에서 거리는 늘 상대적이다. 때문에 자신의 체력을 고려해 코스를 정하면 된다. 월정사에서 반야교까지만 걸어도 좋고, 동피골 주차장까지 걸어도 좋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상원사까지 내쳐 걸으면 된다.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걷는 길 위에서 욕심을 부릴 이유가 없다. 

 

도로와 계곡을 수시로 넘나드는 선재길은 곳곳에 주차장과 진출입로가 있고, 진출입로 앞에는 어김없이 버스정류장이 있다. 상원사에서 월정사를 거쳐 진부로 나가는 버스는 오전 9시 50분부터 오후 6시 25분까지, 오전에는 60분 간격으로, 오후에는 30~70분 간격으로 다닌다.

 

▲ 선재길.  

 

상원사는 조카인 단종을 폐하고 왕위에 오른 세조와 인연이 깊다. 피부병이 심했던 세조가 상원사 계곡에서 몸을 씻다 동자승으로 현신한 문수보살을 친견한 것이다. 세조는 환궁 후 자신이 본 문수보살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려 했지만 어떤 화공의 그림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 찾아온 노승이 그린 문수보살의 모습을 보고 너무 기뻐 그의 이름을 물으니, “영산회상에서 왔노라”는 답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러한 인연으로 세조의 딸 의숙공주 부부가 1466년 세조의 수복(壽福)을 빌기 위해 문수보살상을 조성했다. 상원사 문수전의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국보)이 그것이다.

 

세조와의 인연만큼 동종(국보)과 적멸보궁도 상원사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다. 상원사 동종은 에밀레종으로 잘 알려진 경주의 성덕대왕 신종(국보)보다 제작 시기가 46년이나 빠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이다. 석가모니의 정골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은 정암사, 통도사, 법흥사, 봉정암과 함께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다. 상원사에서 적멸보궁까지는 산길로 1.5km 정도 올라야 한다.

 

상원사를 오르내리느라 소비한 에너지는 오대산의 산채로 채우면 좋다. 산채는 산에서 나는 나물을 가리킨다. 말 그대로 산나물. 산 깊고 물 맑은 오대산은 산채로 유명하다. 월정사 입구의 식당들은 산채정식을 대표 메뉴로 낸다. 그중에서 주인 부부가 직접 캔 산채를 사용하는 유정식당과 3대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남식당이 유명하다.

 

오대산 산채정식에는 20여 가지의 산채요리에 된장찌개, 조기구이, 도토리묵 등 밑반찬을 더하는 게 일반적이다. 식당에 따라 더덕구이나 황태구이를 올리는 곳도 있다. 산채정식은 산채의 맛을 하나하나 음미하며 먹어도 좋고, 조금씩 덜어낸 산채에 참기름과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어도 맛있다.

 

3. 마곡사 백범 명상길

 

공주 마곡사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백범 김구와 인연이 깊다. 김구 선생은 1898년 마곡사 백련암에 은거하며 원종스님이라는 법명을 받기도 했다. 이후 다시 세상으로 나가 본격적인 독립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백범 선생이 머무는 동안 숱하게 걸었을 마곡사와 백련암, 은적암, 태화산 일대의 숲길을 연결해 백범 명상길이라는 코스를 만들었다. 솔향기 그윽한 숲길을 따라 걸으며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쓴 백범 선생의 뜻을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백제 무왕 4년(640년)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고려 명종 때인 1172년 보조국사가 중수한 고찰 마곡사는 예로부터 기근이나 병란의 염려가 없는 길지로 이름났다. 지난 2018년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선암사, 대흥사, 법주사와 함께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을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찰 가운데 하나다. 

 

마곡사는 계곡을 경계로 남원과 북원으로 나뉜 가람 배치가 독특하다. 남원은 가람에 첫 발을 들이는 구역으로 영산전과 명부전, 해탈문, 천왕문 등이 자리했다. 영산전은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국가 보물에 지정됐으며 고려시대에 제작된 목불이 있다. 조선시대 세조가 찾았다가 영산전의 현판 글씨를 써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사천왕상이 지키고 선 천왕문을 지나 계곡에 걸린 다리를 건너 마곡사 북원으로 가면 대광보전, 대웅보전, 심검당, 범종각, 오층 석탑 등 주요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광보전은 마곡사의 중심 법당으로 1788년에 중창되었다. 법당 안에는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 부처님이 동쪽을 바라보며 봉안되어 있다. 법당 앞에 놓인 오층 석탑은 대광보전과 마찬가지로 보물로 지정됐는데 나라의 기근을 3일간 막을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대광보전과 응진전 사이에 백범 선생이 머물던 백범당이 있다. 해방 후인 1946년 백범 선생이 마곡사를 다시 찾아 마을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백범당 앞에 향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때 심었던 향나무는 여전히 백범당 앞에 굳건히 버티고 있다. 백범당에는 백범 선생 진영과 함께 서산대사의 선시를 적은 친필 휘호가 남아있다. 

 

대웅보전에서 산자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데크로 잘 정비된 산책로와 백범 선생이 머리를 밀었다는 삭발 바위가 나온다. 백범 명상길의 1코스의 한 구간이기도 한 이 길은 계곡을 따라 데크 로드가 이어져 초여름 정취를 만끽하며 걷기 좋다. 

 

마곡사에서 좀 더 깊이 들어간 곳에 자리한 백련암은 백범 선생이 머리를 깎고 은거하던 곳이다. 선생은 23세 되던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일본군 장교를 처단하고 살인범으로 잡혀 인천 교도소에서 사형수로 복무하던 중 탈주해 1898년 백련암에 은신하였다. 이때 하은당이라는 스님을 은사로 두고 원종이라는 법명으로 출가해 수도하였다. 백련암 뒤로 약 100미터 올라가면 한 가지 기도는 꼭 들어준다는 마애불이 있으니 놓치지 말고 찾아가 마음에 품었던 소원을 빌어보자. 

 

백범 명상길은 3개 코스로 나눈다. 1코스는 삭발 바위, 군왕대를 거쳐 마곡사로 돌아오는 3km 구간으로 50분 정도 걸린다. 마곡사를 출발해 천연 송림욕장, 백련암, 활인봉, 생골까지 다녀오는 2코스는 7.1km로 2시간 30분 정도다. 백련암, 나발봉, 군왕대 등 주변 숲길을 모두 아우르는 3코스는 10km로 3시간 50분 정도 걸린다.

 

▲ 솔숲을 따라 걷기 좋은 백범 명상길 1코스.

 

가볍게 걷기 좋은 1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1코스에 백련암까지 추가하면 백범의 발자취를 좇는 산책길로 적당하다. 등산을 즐기는 편이라면 2코스나 3코스까지 걸어도 좋다. 

 

백범 명상길 입구, 삭발 바위, 백련암 세 군데에 백범 선생 흉상이 설치돼 있다. 백범 명상길 입구에 놓인 흉상에는 “눈 덮인 들판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나니”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백범 선생이 즐겨 외던 서산대사의 선시다. 

 

백범 명상길은 솔향기 그윽한 숲길이다. 부드러운 흙길을 밟으며 새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일상에서 생긴 스트레스며 어지러운 생각들이 어느덧 사라진다. 

 

4. 그 밖의 힐링 숲길

 

-양산 무풍한송길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경남 양산의 통도사를 아는가? 이 통도사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매력적인 숲길을 만나볼 수 있다. 가끔 이리저리 굽는 한이 있더라도 결국 하늘로 솟아오른다는 소나무 수백 그루가 이뤄낸 숲이 이곳에 있다. 바로 ‘무풍한송길’이다.

 

▲ 양산 통도사 무풍한송길.  

 

무풍한송길에서는 100~200년 이상의 수령을 자랑하는 소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다. 통도사로 가는 길을 중심으로 양 옆에 길게 늘어선 채 장관을 연출한다. 무풍한송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거닐 수 있다. 흙을 다지고 돌을 빼내어 평탄한 길을 만든 덕택이다. 쉬어갈 정자도, 벤치도 언제나 길손을 위해 곁을 비워두고 있다. 바로 옆으로 시원하게 흐르는 양산천은 무풍한송길을 걷는 발걸음을 더욱 경쾌하게 만든다.

 

-함양 상림공원

경상남도 함양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인공 숲, ‘상림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공원은 무려 신라시대에 생겨났다고 한다. 학자이자 정치인으로 명망이 깊었던 최치원이 이 숲을 만든 주인공! 최치원이 함양 지역에 태수로 부임하던 시기에 상림숲을 만들었는데, 지금까지도 그 모습을 오롯이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무려 2만여 종의 식물이 천년이 넘도록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

 

▲ 함양 상림공원.  

 

상림공원에는 약 1.6km 길이의 산책로가 남북으로 길게 조성되어 있다. 100종이 넘는 낙엽활엽수가 모여 있어 사계절 내내 다른 분위기를 낸다. 물론 초여름에는 울창한 초록빛 터널이 나그네를 위로해줄 것이다. 상림의 고운 흙길을 밟으며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디뎌보라. 발끝에서부터 올라오는 촉감이 왠지 모르게 기분을 좋게 한다. 바람이 불며 나뭇잎들이 서로 부대끼는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흐르는 개울물 소리가 한데 모여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줄 것이다.

 

-강릉 해송림

강릉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숲길을 산책할 수 있다. 바다와 숲이라니. 조금 이상한 조합으로 보일 법도 하지만, 이 일대에서 살아온 이들에게는 해안가를 따라 쭉 이어지는 해송림은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소중한 숲이다. 강릉의 대표적인 해송림은 경포해변! 바다를 곁에 두고 숲을 산책할 수 있는 곳이다. 해변을 빠져나와 경포호 쪽으로 방향을 틀어도 소나무 숲이 자리 잡고 있다. 경포호 남쪽에 조림된 소나무 숲길은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 강릉 해송림.  

 

카페촌으로 유명한 안목해변도 소나무 숲길을 걷기에 좋은 곳이다. 안목해변 북측 입구에서 송정해변으로, 계속해서 강문해변이 있는 곳까지도 해송림이 이어진다. 중간에 자리한 강문해변을 제외하고는 경포해변에서 안목해변까지 해송림이 쭉 이어지는 셈. 강릉 여행 계획을 잡고 있다면, 북적거리는 해변을 벗어나 소나무 숲길을 한 번쯤 거닐어 보라!

 

-섬진강 대나무숲길

전남 구례에는 얼마 전부터 떠오르는 숲이 있다. 구례군청과 공영버스터미널 근처, 섬진강변에 자리하고 있는 이 숲은 약 500미터에 걸쳐져 있으며 가볍게 거니는 대나무 숲이다. 이곳에는 예부터 대나무가 많았지만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방치되고 있던 숲을 정돈해 길을 냈다고 한다.

 

▲ 구례 대나무 숲길.  

 

섬진강 대나무 숲길에 가면 인생샷을 쉽게 건질 수 있다. 쭉 뻗은 대나무를 배경으로, 카메라 각도를 밑에서 위로 잡은 후에 사진을 찍어보라. 다리가 길어 보이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 감성사진을 연출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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