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전 국회의원 “중도표 40%가 이재명-윤석열 ‘대통령 당락’ 좌우할 것”

인터뷰어/문일석(본지 발행인) | 기사입력 2021/11/26 [15:25]

김관영 전 국회의원 “중도표 40%가 이재명-윤석열 ‘대통령 당락’ 좌우할 것”

인터뷰어/문일석(본지 발행인) | 입력 : 2021/11/26 [15:25]

“유권자 성향 중도층 40~45%…중도 흡수하는 쪽이 승리”

“대한민국 정치 제대로 작동하려면 ‘연정’ 형태로 가야”

 

2012년, 2017년 대선 때 정당에서 대통령 공약 만드는 데 관여

초당 협력이란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권력 나누기가 가장 핵심

 

▲ 김관영(사진) 전 의원은 “중도 표심이 대선의 승리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영 전 국회의원(변호사·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을 지난 11월24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35 17층 공공정책전략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관영 전 의원은 한국공공정책전략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국민의당 정책본부장으로 대선 공약을 총괄했었다.

 

한국공공정책전략연구소를 운영해온 그가 <어젠다-K>를 발간한 것은 혁신·고용·복지 정책에 인적(人的) 투자 정책을 융합하는 ‘패키지 딜’을 빅딜이 필요한 영역에서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였다고 한다.

 

“국회에서 8년간 일하면서 느꼈던 절실함이라고 할까. 나라를 위해서는 꼭 절실한데, 정치권이 잘하지 못하는 중요한 민생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해나가는 정책, 여야가 바뀌더라도 일관성 있게 가는 정책이 꼭 필요해서 만들었다. 예를 들면 부동산 정책 같은 경우는 민생에 직결되는 정책인데, 정권에 따라 지나치게 갈지(之) 자 행보를 보인다. 여야 합의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그 합의된 일정에 따라서 예측 가능하게 정책이 추진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일반적으로 한국 유권자의 성향을 말할 때 진보 30%, 보수 30%, 중도 40~45%라고 말한다. 차기 대선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중도표를 흡수해야만이 당선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중도를 지향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선을 존중해왔다”고 피력했다.

 

오는 대선은 중도 표를 가져오는 쪽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도정치 세력의 기수로 평가받고 있는 김관영 전 의원(변호사)으로부터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한국 정치에서도 진보와 보수가 손을 잡는 소위 ‘연정(聯政)’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정치가 제대로 작동되려면 연합의 정치가 필요하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구성과 선거제도 개혁이 있어야 한다. 20대 국회 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기존의 거대 양당 체제에서 다당제 구조로 다변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당시 여야가 위성정당을 만들어 버리면서 그 취지가 사라졌다. 결국 21대 국회는 거대 양당의 대결구조가 반복되고 더 심화됐다. 21대 국회를 앞두고 양당이 ‘꼼수’를 부린 건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오점이다.

 

다당제가 가능한 선거제 개혁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해야 하고, 대선주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 입장 표명을 내줘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가 궁극적으로 ‘연정’ 형태로 가야 한다. 독일이 외교 정책에 강하고, 통일을 이뤄내고, 제조업에 강하고, 노동개혁에 성공한 것은 연정과 합의 경험의 축적 덕분이다. 연정은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존중이며 이런 정치권의 경험이 사회로 확산이 될 수 있다.

 

-정책 개발에 주력한 이유는 무엇인가?

 

▲8년 동안 국회의원을 하면서 얻은 교훈으로 어떤 의미 있는 것을 할지 고민하다가 김성식, 채이배 전 의원 등과 같이 모여 고민을 나누고 공부도 했다. 여야가 바뀌고 집권 세력이 바뀌어도 지속 가능한 정치를 만들 수 없을까 하는 게 고민이었다.

 

보수와 진보 각각의 정치적 색채를 버릴 순 없으나, 우리나라 전체를 생각하면 여야가 합의해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여야 어디가 집권하든, 합의해서 만든 민생 정책은 일관되고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으로 여야가 추진하자는 합의를 할 수는 없을지 고민했다.

 

▲ 김관영 전 의원(사진)은 “초당 협력이란, 대통령 1인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권력 나누기가 가장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이다. 그간의 문재인 정부를 평가한다면?

 

▲민생에 관해서는 상당히 무능한 4년이었다. 부동산의 경우 단순히 ‘가격이 올라서 집 없는 사람이 집을 사기 힘들어졌다’는 수준을 뛰어넘었다. 2030세대 청년에 주는 좌절감이 대한민국 미래에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미칠 것인지는 수치로 계산을 못 할 정도로 심각하다.

 

사회학적으로 자살과 비(非)출산은 시간 차이는 있으나 똑같은 행위라고 하더라. 자살은 나 자신을 죽이는 거고, 비(非)출산은 내 다음 대를 끊는 거다. 멀리 보면 똑같은 사회학적 행위다. 우리가 자살률 1위, 저(低)출산 1위 아닌가. 부동산으로 인한 좌절감, 미래에 대한 허탈감을 생각하면 단순히 경제정책을 잘못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20~30년 후에도 악영향을 미칠 문제다.

 

-진행되고 있는 여야의 대선경쟁 과정을 지켜보면, 네거티브가 너무 심한데….

 

▲최소한의 금도를 지켜가면서 해야 한다. 특히 지나친 포퓰리즘은 자제해야 한다. 포퓰리즘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 저쪽이 일으키면 이쪽은 더 세게 해서 표를 가지고 오려고 한다. 그래서 복지 정책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합의해서 ‘이 부분은 대선 공약으로 하지 말자’고 하는 거다. 로드맵을 정하자는 의미다. 청소년, 노인 복지 등 중요 정책의 경우 여야가 합의해서 일관적으로 가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건들지 말자는 게 중요하다. 여야가 정치권에서 합의하면 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재집권, 국민의힘의 정권교체 중 어느 쪽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는 두 가지 선결 조건이 있다면, 첫째는 흩어진 범 진보세력을 모아서 결집하는 일이고, 또 하나는 2016년에 국민의당으로 찢어져 나간 민주당의 많은 호남 인사들과의 통합이 있지 않고는 쉽지 않다고 본다. 현 집권 세력과 차별화된 정책과 비전을 명확히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확실히 바뀌겠구나’ 하는 확신을 주지 않으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은 180석. 이런 거대 여당의 국회 운영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나?

 

▲지나치게 밀어붙이기 입법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야 합의 정치가 실종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무조건 반대하는 정치, 힘의 대결이 반복 중이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기에는 대한민국 정치가 그리 한가하지 않다.

 

▲ 김관영 전 의원(오른쪽)과 문일석 본지발행인(왼쪽).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평가를 해본다면?

 

▲새로운 단계를 개척하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다. 민주주의 회복의 목표는 성군(聖君)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와 권력을 분산하고 ‘청와대 정부’라는 기형적 시스템을 개혁해서 행정부와 의회를 중심으로 민주적 협의와 연합정치를 완성해가는 것이어야 한다. 선거제 개혁도 이 맥락에서 중요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의제가 민의를 잘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고 직접 민주주의 요소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현대 민주주의는 국민들이 선출한 의회가 국민 전체를 대변하면서 나라의 의사결정을 해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하는데 야당이 반대하니 ‘발목을 잡는다’면서 국민 앞에 나와 직접 호소를 한다. 이런 것이 반복되면 팬덤 정치, 감정에 호소하는 정치가 득세한다. 민주주의 본래의 모습들을 대단히 훼손하고 정상적인 국회가 기능하는 것을 막는 원인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국민의힘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민생과 개혁, 코로나 이후 새 시대를 대비하는 정치세력으로 보기 힘들고, 반(反)문재인의 정치에 포박되어 있는 것 같다. 반 문재인은 또 다른 증오의 정치 전략이다. 정권만 잡는다고 바뀌는 게 아니다. 권력을 달라고만 할 게 아니라 어떻게 시대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후보들이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대선 국면에서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책무다.

 

-다당제와 합의 민주주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데, 제3지대 실험은 실패했다.

 

▲3당이 굳건했다면, 캐스팅 보트 정당으로 기능할 수 있었다면 거대 양당의 적대적 대결 정치를 넘어설 수도 있었을 것이다. 거대 양당의 원심력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새로운 구심력을 키웠어야 했다. 그것이 열매를 맺으려면 선거제도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소선거구제하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현 국회의장은 개헌을 원했다. 정권 말기가 되면 여야를 불문하고 목소리가 분출되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개헌이 오는 대선 과정에서 이슈가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정치인들에게 물어보면 의원내각제에 공감대가 크다. 정치인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게 대통령의 결단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겠다고 하면 더 설득력이 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DJP 연합 같은 일이 자주 반복되고 국민이 효능감을 느끼면 헌법을 바꾸는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의회주의자가 대통령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국회 경험은 대통령과 의회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고, 국정운영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점에서 여야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두 후보가 모두 국회의원 경험이 없다는 게 아쉽다. 각 정당의 경선이 끝나고 본선이 시작됐다. 후보들이 개헌과 선거제 개혁에 대한 각자의 제안을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헌법은 대한민국 시스템의 블루프린트다. 새로운 대한민국 비전을 논하고자 한다면 그 블루프린트를 국민 앞에 제시할 책무가 있지 않나?

 

-한국공공정책전략연구소를 통해 <어젠다-K>를 발간하게 된 배경은?

 

▲여야 합의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그 합의된 일정에 따라서 예측 가능하게 정책이 추진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또 한 가지는 제가 2012년, 2017년 대선 때 정당에서 대통령 공약 만드는 데 관여를 했다는 이유도 있다. 특히 2017년 대선 때는 국민의당 정책본부장으로서 대선 공약을 총괄했다.

 

그 과정에서 항상 느꼈던 것은 ‘지나치게 (정책이) 급조된다’는 점이다. 대선 공약들이 나오고 (대통령) 당선 후에도 검증 과정이 없어 결국 융·복합적인 사회에서 복합적인 문제가 나타난다. 그래서 어젠다-K에서 내놓은 것처럼 혁신·고용·복지 정책에 인적(人的) 투자 정책을 융합하는 ‘패키지 딜’을 빅딜이 필요한 영역에서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어젠다K-2022>를 발간하게 됐다.

 

-발간된 <어젠다-K 2022>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어떠한가?

 

▲각 대선 캠프나 정당에서 <어젠다-K>를 가져가 열심히 활용하고 있다. 정책 제안집을 공공재처럼 다 배분했다. 주요 정당 의원님들이 내용적으로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진영 논리에 얽매이지 않아 중도개혁적 시각에서 분석과 해결책까지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해 주었다.

 

-<어젠다-K>는 양극화 정치의 폐해 극복을 위해 다당제 연합정치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한데….

 

▲지난 총선에서 보여준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책략은 이성과 상식의 금도를 넘어선 것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스스로의 욕심이 빚은 후과를 겪고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 패배를, 더불어민주당은 과잉 대표된 의석수가 ‘독주의 트랩’으로 이어졌다. 거대 양당은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계층과 집단의 의견이 의회를 통해 반영-조정-완충-합의되는 과정이 있어야 적대적 대결의 정치를 넘어서고 국민을 통합할 수 있다. 문제는 기득권의 유혹을 넘어서는 것인데, 국민의 의지로 견인해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이번 대선이 중요하다. 대선 후보들이 국민 앞에 선거법 개혁을 공약해야 한다.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해 제3지대가 필요한데.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다당제로 가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거제도가 개혁돼야 제3지대 부활의 기반이 되고 대선에서 결선 투표제가 생겨난다면 상당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합의제 민주주의로 가기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수다. 이를 어떻게 보나?

 

▲초당 협력이란, 대통령 1인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권력 나누기가 가장 핵심이다. 그 근원에 청와대 비서실 중심의 권력 집중이 있다. 이를 혁신해야 협의와 연합 정치의 길이 열린다. 정부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되는 대통령 비서실이 사실상 최고 통치기구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청와대 비서실 정부가 ‘민주주의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총리와 장관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해 연합정치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지휘자가 되고 총리는 행정부를 지휘해 재정·예산·복지 분야의 정책 연정을 주도해야 한다. 여당은 주요 의제에 대한 정책 연정을 펼치며 연립정부를 추구해야 한다.

 

moonilsuk@naver.com

 

■김관영 전 의원 약력

 

△2020.07 ~ 현재 변호사 김관영 법률사무소, 공공정책전략연구소(KIPPS) 대표.

△2018.06 ~ 2019.05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2017.08 ~ 2018.02 국민의당 사무총장.

△2016.05 ~ 2020.05 제20대 국회의원.

△2014.03 ~ 2014.06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비서실장.

△2013.05 ~ 2014.01 민주당 수석대변인.

△2012.05 ~ 2016.05 제19대 국회의원.

△2002. ~ 2011.08 김앤장 변호사, 공인회계사.

△1999. 제41회 사법시험 합격.

△1993.04 ~ 2000.02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 사무관.

△1992. 제36회 행정고시 합격.

△1990. ~ 1993. 청운회계법인 공인회계사.

△1988. 공인회계사 자격 취득.

 

학력사항

 

△2007.01 ~ 2008.06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객원 연구원.

△1992.03 ~ 1995.02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1987.03 ~ 1991.02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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