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증권사들 7년간 공매도로 3500억 챙겼다"
공매도 중개 대가로 외국계 CS증권 867억 벌어...국내 증권사는 삼성증권 168억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1/02/16 [10:53]
박용진 의원 "주식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은 공매도 수수료로 이익 본 것 확인"
"투명성 확보 위해 공매도 거래 직후 감독 관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시급”
금융당국이 3월16일로 잡혀 있던 공매도 재개 시기를 5월3일로 미뤘지만 공매도를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게임스톱’을 둘러싼 개인투자가와 기관투자자 간 매매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기관의 횡포’라며 공매도 금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회사들이 최근 7년간 공매도 수수료로 3500억 원을 챙겼다는 자료가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을)이 2월1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증권사의 공매도 수수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56개 국내 증권회사(외국계 포함)가 공매도를 중개해주는 대가로 받은 수수료는 3541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회사들은 공매도로 매년 400억~700억 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3월부터 공매도가 금지됐던 지난해에도 100억 원 가까운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증권회사 중 공매도 수수료 수입을 가장 많이 거둔 곳은 외국계인 크레딧스위스(CS)증권이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의 공매도 수수료 수입이 가장 컸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413억5100만 원 ▲2015년 667억4500만 원 ▲2016년 600억4400만 원 ▲2017년 607억5200만 원 ▲2018년 710억5200만 원 ▲2019년 446억4100만 원이었다. 또 3월16일부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던 2020년에도 95억6000만 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공매도로 돈을 가장 많이 번 곳은 크레딧스위스(CS) 서울지점으로 867억2000만 원을 벌었다. 이어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590억7800만 원), 모건스탠리 서울지점(568억1100만 원), UBS증권 서울지점(487억6900만 원) 순이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이 168억200만 원으로 공매도 수수료 수입이 가장 컸다. 그 다음은 미래에셋대우(94억9600만 원), 신한금융투자(75억5400만 원), NH투자증권(47억4400만 원), 한국투자증권(44억5200만 원), KB증권(15억5300만 원)도 수십 억원대의 공매도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박용진 의원은 “주식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은 공매도 수수료로 이익을 본 것이 확인된 것”이라며 “공매도가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순기능이 있지만 이를 투명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금융시장의 공정성 확보가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금융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매도를 거래 직후 감독 관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한 법안을 지난 2월 초에 발의했다. 금융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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