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스크린 컴백 이연희 담백한 인터뷰

“나이 듦이 배우 인생에 큰 도움 되더라”

강진아(뉴시스 기자) | 기사입력 2021/02/08 [16:12]

6년 만에 스크린 컴백 이연희 담백한 인터뷰

“나이 듦이 배우 인생에 큰 도움 되더라”

강진아(뉴시스 기자) | 입력 : 2021/02/08 [16:12]

“나의 20대를 떠올리며 연기했다. 성장통을 겪는 인물인데, 지금의 상황이 비록 힘들어도 청춘들이 ‘괜찮다’며 자기 자신을 위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배우 이연희가 새 영화 <새해전야>에서 연애도 일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 20대 청춘의 얼굴을 그려 주목을 받고 있다. 6년 만에 스크린으로 관객을 만나는 이연희는 지난 2월2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나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 떨리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스키장 알바 뛰다 남친에 차인 후 여행 떠나는 진아 역 열연
불안했던 20대 떠올리며 청춘의 성장통 극복기 담담하게 그려

 

▲ 배우 이연희는 새 영화 ‘새해전야’에서 스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나는 ‘진아’ 역을 맡았다.  

 

2월10일 극장에 간판을 건 영화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영화다. 취업, 연애, 결혼 등 누구나 경험하고 겪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고민을 네 커플의 이야기 속에 담았다.


이 영화에는 이연희를 비롯해 김강우·유인나·유연석·이동휘·천두링·염혜란·최수영·유태오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이연희는 2013년 <결혼전야>에 출연한 데 이어 홍지영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새해전야>에서는 스키장 비정규직으로, 남자친구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현실을 벗어나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나는 ‘진아’ 역을 맡았다. 진아는 그곳에서 와인 배달을 하는 ‘재헌’과 우연히 만나 함께하게 된다.

 

“‘진아’처럼 나도 여행으로 위로”


이연희는 현실에 치이며 불안한 미래의 ‘진아’ 역을 소화하기 위해 고민하며, 자신의 그 시절을 떠올렸다. 이미 배우의 길을 택했지만, 20대 시절의 불안한 고민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나도 20대 때 했던 고민이기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20대 때 나는 ‘과연 연기자로서 적성이 맞느냐’는 고민을 많이 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여행을 시작했고, 그런 면에서 진아랑 나는 비슷한 것 같다. 여행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힐링했다. 영화 속에서 진아가 성장통을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을 위로하는지 제대로 전하고 싶었다.”


영화 속 아르헨티나의 모습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국적 풍경의 거리부터 이구아수 폭포의 웅장함까지 화면에 아름답게 담겼다. 현지 촬영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8~9월 이뤄졌다.


이연희는 최고의 장면으로 상대역을 맡은 배우 유연석과 함께 탱고를 추는 신을 꼽았다.


“쑥스럽지만, 탱고 신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 석양이 너무 예뻤다. 촬영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즐기고 싶은 감동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촬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석양의 순간은 짧았고, 해가 진 이후에는 기온이 떨어져 추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탱고를 추는 장면이 예쁘게 나왔지만, 사실 그 당시에는 너무 추워서 힘들게 촬영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낮에는 햇볕이 따뜻했고 예쁜 이국적인 모습에 촬영 자체가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현지 분위기에 취해 <베사메 무초>를 부르는 장면은 직접 노래했다고 귀띔했다. 이연희는 “감독님이 미리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고 실제 노래를 직접 불렀다”며 “현장에 있던 분들도 실제 연주자였다”고 설명했다.


웅장한 이구아수 폭포도 장관이다. 이연희는 그 장면은 “개장 1시간 전에 촬영했다”고 소개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폭포를 보며 감탄사만 나왔다. 그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그런 곳에서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포 앞에서 소리를 지르는 연기를 하면서 정말 속이 다 시원했다.”


진아에게 힐링과 휴식의 공간이 아르헨티나였다면, 이연희에게는 파리가 그런 존재라고 했다. 그녀는 버킷 리스트로도 세계여행을 꼽았다.


“나도 힘든 시기에 진아처럼 무작정 혼자 첫 여행을 떠났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고 파리를 갔다. 파리의 테라스에 멍한 표정으로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나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다. 낭만적인 그 도시가 행복으로 느껴졌고, 새로운 인연과 추억이 생겼다.”

 

▲ “나도 20대에는 불안했다”고 털어놓은 이연희는 “30대의 나는 편안해졌고, 40대의 내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이 듦, 배우 인생에 도움”


상대 역을 맡은 배우 유연석과도 아르헨티나에서 쌓은 추억도 좋은 순간으로 남아 있다.


“연석 오빠와 촬영 전 점심을 먹는데 자유로운 현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서로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진아와 재헌이 다른 커플보다 잘 나와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좋은 케미를 만들까 대화를 나눴다. 그래서인지 현장에서 더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옛 남자친구 역으로 깜짝 출연한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의 등장도 웃음을 자아냈다. 이연희는 “시원 오빠가 캐스팅됐을 때 ‘너무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촬영할 때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어쩜 그렇게 비열한 연기가 잘 어울리는지, 재밌게 촬영하며 많이 웃었다”고 말했다.


30대인 현재, 20대 때 고민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


“당시 배우로서 잘하고 있는 건지 딜레마에 빠졌다. 연예인이지만 사적인 생활도 중요한데, 마음 편히 밖에 나가거나 행동할 수도 없지 않은가.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들이 나를 힘들게 한 것 같다. 내가 아닌 가면을 쓴 것도 같았다.”


하지만 돌아보니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고.


“연기를 하거나 연예인이 되고 싶어도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이름을 알리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 시기가 지나고,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은 사람들을 대하는 게 편해졌다.”


이연희는 지난해 결혼에 이어 데뷔 때부터 19년간 몸을 담았던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는 등 새로운 변화들을 맞았다. 그녀는 “10대와 20대를 SM에서 보냈는데,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배우로서 나 스스로 서야겠다는 생각에 결심을 하게 됏다. 나의 의견을 존중해줬고 서로 응원하면서 헤어졌다. SM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하고 있다. 늘 감사하다.”


결혼도 필요했던 순간이었다고 했다.


“나는 10대 때 익숙한 친구들을 떠나 대학에 진학할 때 제일 두려웠다. 설렘보다 새로운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결혼은 두려움보다는 내게 너무 필요했던 순간이었다. 나의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고,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 이 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바탕엔 나이 듦이 한몫했다고 밝혔다. 이연희는 40대의 자신이 더 기대된다고 했다.


“20대엔 두려움이 컸다면, 30대엔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30대가 되어 보니 두려움보다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극복해 나갈지 생각하게 되더라. 내겐 30대가 너무 좋고 40대는 더 좋을 것 같다. 결혼은 물론 나이 듦이 나의 배우 인생에 큰 도움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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