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부장→부부장 강등 재확인…김정은과 갈등 기미
대남총괄 지위 유지…개인 담화 내놔 일시 강등 해석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이자 북한 2인자인 김여정(사진)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된 사실이 확인됐다.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한 데 이어 직책까지 낮아지면서 강등이 최종 확인됐다. 다만 김여정은 개인 명의 담화를 북한 매체에 게재해 대남총괄 지위는 유지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월13일 오전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라는 제목의 담화를 보도했다.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었던 김여정 직책이 부부장으로 낮아졌음을 공표한 것이다.
지난 1월11일 공개된 신임 당 정치국 위원 명단과 후보위원 명단에서도 김여정의 이름이 오르지 않아 신상에 변화가 있음이 감지됐고, 이번 담화 제목을 통해 강등이 최종 확인됐다.
당초 우리 정보당국은 김여정이 이번 8차 당대회를 계기로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진하고 북한 2인자 자리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북한은 이번 당대회 인사를 통해 우리 정보당국의 예상을 뒤엎었다.
김여정의 강등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오빠인 김정은과의 사이에 갈등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월12일 노동당 8차 당대회 조직·인사 관련 분석보고서에서 “김여정이 후계자, 2인자 등으로 거론되는 것이 김정은에게 부담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젊은 여성이 백두혈통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위직에 오르는 데 대한 간부들과 주민들의 부정적 시선 내지 반발을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여정이 완전히 실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여정은 당대회 폐막과 동시에 개인 명의 담화를 내면서 대남총괄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아울러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 추대에 초점을 맞추고 1인 지배체제 공고화를 꾀하기 위해 김여정을 일시적으로 강등시킨 것일 뿐 김여정이 2인자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여정이 노동당 제8차 당대회 열병식 동향을 추적한 우리 군 당국을 강도 높게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에 게재된 1월12일자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에서 “해괴한 것은 남조선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0일 심야에 북이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을 포착했다느니, 정밀추적 중이라느니 하는 희떠운(말이나 행동이 분에 넘치며 버릇이 없다) 소리를 내뱉은 것”이라 힐난했다.
김 부부장은 “이 지구상에는 200여 개의 나라가 있다지만 남의 집 경축행사에 대해 군사기관이 나서서 정황포착이니, 정밀추적이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적대적 경각심을 표출하는 것은 유독 남조선밖에 없을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라 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평양의 경축행사에 남보다 관심이 높다든가 그 또한 아니라면 우리의 열병식 행사마저도 두려워 떨리는 모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부장은 또 “우리가 수도에서 그 누구를 겨냥해 군사연습을 한 것도 아니고 그 무엇을 날려 보내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목을 길게 빼들고 남의 집안동정을 살피느라 노고하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여튼 그 동네 사람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이라며 “세상사람 웃길 짓만 골라하는데 세계적으로 처신머리 골라 할 줄 모르는 데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 할 특등 머저리들”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김 부부장은 그러면서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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