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파기환송심 8차 공판 중계

‘삼성준법위’ 실효성 둘러싸고 특검 vs 변호인 기싸움

고가혜(뉴시스 기자) | 기사입력 2020/12/11 [15:00]

이재용 파기환송심 8차 공판 중계

‘삼성준법위’ 실효성 둘러싸고 특검 vs 변호인 기싸움

고가혜(뉴시스 기자) | 입력 : 2020/12/11 [15:00]

강원일·김경수·홍순탁 등 전문심리위원단 준법감시위에 대한 최종 의견
강 “준법감시위 지속 가능성 긍정적” vs 홍 “지속 가능성 확신할 수 없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월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정농단 공모’ 혐의를 받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전문심리위원단 의견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일정 한계는 있다”는 의견과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2월7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 5명의 파기환송심 8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정식 공판절차로 이 부회장도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이날은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홍순탁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로 구성된 전문심리위원단이 준법감시위에 대한 최종 의견을 밝혔다.


가장 먼저 의견을 밝힌 강 전 헌법재판관은 “관계사들은 이 사건 발생 이전부터 법령에 따른 준법감시조직을 이미 갖고 있었다”며 “준법감시조직이 강화된 측면은 있지만 새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정의하고 선제적 예방활동을 하는 데는 이르지 못하지 않았나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 합병 관련 형사사건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 등 관련해서는 조사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고발된 임원들에 대한 조치도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런 것을 보면 관계사 내부조직에 의한 준법감시는 아직 최고경영진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준법감시위의 조직과 관계사들의 지원, 회사 내 준법문화와 여론의 관심 등을 지켜본다면 준법감시위의 지속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현 단계에서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홍 회계사는 준법감시위에 실효성이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홍 회계사는 “우리나라 조직문화상 최고경영진에 대한 배임 혐의가 있어 그 방문을 두드리려고 하면 조사하지 말아야 할 수만 가지 이유가 떠올라 쉽지 않다”며 “검찰 기소까지 이뤄진 것이면 그 대상이 최고경영진이라도 준법통제 절차를 밟는 것은 당연한데 (관련 사건) 1심 선고 이전에 사실조사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수차례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 준법감시위 조직은 모니터링 체계를 수립하지 않았다. 준법감시위 설치 후 10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모니터링 공백은 중요한 문제”라며 “삼성물산 관련해 사실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은 다른 임직원에 적용된 프로세스가 최고경영진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준법감시위가 관계사를 강제할 수 없다는 점, 대외공표 외에는 실효성이 없는 점, 합병 관련은 준법감시제도에서 제외한 점도 실효성을 의심하게 하는 항목들”이라며 “관계사 추가는 7개사가 동의해야 하는데 탈퇴는 단독 서면도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준법감시위가 지속가능한 제도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변호사는 이와 다른 의견을 냈다. 김 변호사는 “준법감시위는 비록 외부조직이지만 준법감시 활동에 있어 법령이 정한 이사회 등의 권한을 능가하는 상당히 독특하고 유례없는 조직”이라며 “인적구성을 보면 위원장과 위원들 모두 최고경영진이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 입장에서 준법감시를 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최고경영진에 대한 법적 강제가 없으므로 위원회의 감시를 무시할 수도 있다는 점은 임의적 내부적 조직으로서의 한계”라면서도 “실제로 그 사실이 공표가 되면 그 자체로 최고경영인으로서의 신용이 훼손되고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 텐데 단지 대외공표만 할 수 있을 뿐이기에 실효성이 낮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잘못 파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얼마 전 권고에 따라 총수가 직접 국민을 상대로 사과와 함께 준법경영을 약속했고, 이는 사회적 관심에 비춰보면 국민과의 약속 수준으로 각인됐다”며 “이런 관심과 내부 준법문화는 총수를 포함한 최고경영진의 준법의지를 담보하고 적어도 지금보다 후퇴시키거나 약화시키지 않을 동기로는 충분하다. 다만 총수들 스스로 깊은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 위원들의 의견이 끝난 후 재판부는 특검과 변호인 양측에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이복현 대전지검 형사3부장검사는 “실질적인 내용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차회 기일에 기회를 달라고 하는데 재판부는 진행할때마다 특검 의견을 진술하라고 해 오해가 있을까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재판부는 “오늘 의견진술 기회를 주고 미흡하면 최종변론기일에 하도록 지난 기일에 이미 다 상의를 했다. 계속 같은 말을 하니 당혹스럽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변호인 측의 의견진술이 길어지자 특검은 “재판부가 편파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항의를 계속했고 이 과정에서 변호인 측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재판부가 최종변론기일인 12월21일 오전에 의견진술 기회를 주겠다고 하자 특검 측은 “준법감시제도는 피고인들은 만들 생각도 없었는데 재판장이 거듭 요구해 만든 것”이라며 “적어도 쌍방의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결심하실 것인지, 보완할 것이 있는지를 결정하는 게 올바른 소송지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가 “오는 12월30일 오후 2시5분으로 최종변론 기일을 다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특검 측이 무리한 주장을 하면 결국 어린아이 응석 받아주듯 기일이 지정된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특검 측이 재차 “그게 말이 되는 표현이냐”며 고성으로 항의하자 뜻을 굽혔다.


재판부는 우선 12월21일 오후 2시5분 양측의 의견진술을 듣고 결심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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