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음반 낸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변덕스러운 인터뷰

“여행하듯 콩쿠르 나갔고 본능에 끌리듯 연주했죠”

남정현(뉴시스 기자) | 기사입력 2020/11/27 [14:03]

정규음반 낸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변덕스러운 인터뷰

“여행하듯 콩쿠르 나갔고 본능에 끌리듯 연주했죠”

남정현(뉴시스 기자) | 입력 : 2020/11/27 [14:03]

2014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 우승으로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연주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첫 정규음반 <라 카프리시외즈(La Capricieuse)>를 11월6일 발매했다. 첫 국내 음반을 발매하고 11월21일 오전 11시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엘 토요 콘서트-바이올린의 제왕 유진 이자이> 공연도 펼쳤다. 공연 전인 11월5일 조진주를 서울 서초구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에서 만났다. 그는 시종 밝은 기운을 내뿜고 거리낌 없는 입담을 자랑하며 인터뷰를 주도했다.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 우승 후 음악계 각광받는 연주자
첫 정규앨범에 가벼운 것부터 짙은 색채까지 넓은 스펙트럼 연주

 

▲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서울 송파구 롯데 콘서트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진주의 정규음반 제목은 타이틀곡 엘가의 라 카프리시외즈(La Capricieuse)에서 빌려왔다. ‘변덕스러운 여자’를 뜻한다.


“‘변덕스럽다’는 게 왜 부정적으로 들려야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영어로 이 단어의 뉘앙스는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나의 본능과 본질에 충실한 그런 사람’을 뜻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가수 겸 음악 프로듀서 박진영이 ‘딴따라’라는 말이 너무 싫어 그걸 앨범 제목으로 정해(이를 긍정적으로 들리도록 바꾼 적이 있다). 나는 변덕스럽다는 게 나쁘다고 생각지 않는다 본능에 끌리는 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반 제작 모든 부분 참여


엘가의 곡 외에도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를 비롯해 브람스 ‘헝가리 무곡, WoO 1’, 비에냐프스키 ‘스케르초 타란텔라’, 노바첵 ‘페르페트움 모빌레 d단조’, 폴디니 ‘춤추는 인형’, 바치니 ‘고블린의 춤(스케르초 환상)’, 파가니니 ‘칸타빌레 D장조’, 이자이 ‘카미유 생상 왈츠 형식의 에튀드에 의한 카프리스’, 파라디스 ‘시실리안느 E♭장조’ 등을 수록했다.


이 음반은 지난 6월 미국 인디애나주 고센대학에 있는 사우더 홀(Sauder Hall)에서 3일 동안 녹음했으며, 특히 이번 음반은 조진주가 음반 제작 모든 부분에 직접 참여해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처음에는 소품집으로 시작으로 무게감 있는 소나타 작품, 이어 쇼숑의 작품까지 넓은 바이올린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는 앨범을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며 쇼숑(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그리고 현악사중주를 위한 협주곡 D장조)까지는 진행할 수 없었고, 대신 이번 연주에서 들려주게 됐다.”


“비록 쇼숑(의 곡)이 빠졌지만, 아주 가벼운 것부터 아주 짙은 색채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트랙들을 조성(소리를 낼 때에 그 높낮이와 장단을 고름)으로 기승전결이 있게끔 기획을 했다. 하나하나 나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다.”


그의 대답 하나하나는 앨범 콘셉트만큼이나 과감하고 대담했다.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커리어를 위해 국제 콩쿠르에 집착하듯 도전하는 것과 달리 그는 ‘여행하듯’ 콩쿠르에 나갔다고 한다.


“콩쿠르를 좋아한다. 공짜 여행, 공짜 호텔, 공짜 밥…좋지 않나? 또래의 좋은 연주자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자극도 받을 수 있ㄱㅎ. (입상이) 안 되더라도 연주자들끼리 술을 마시면서 신세한탄도 같이 하고, 재밌었다.”


세계 3대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콩쿠르의 우승이 좋은 연주자를 방증하진 않는다고. 조진주는 콩쿠르에 대한 생각도 남달랐다.


“내가 생각하는 콩쿠르 입상자의 특징은 많은 레퍼토리를 짧은 시간 내에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다방면으로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을 뽑는 그런 대회같다. 그 친구가 스티브 잡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친구들이 프로페셔널한 필드에서 무조건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콩쿠르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것도 그 다음(단계의 무언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드레스 말고 바지 고집


그의 ‘대담함’ 내지 ‘변덕스러움’은 무대 위에서 드러난다. 그는 거의 대부분의 연주자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것과 달리 줄곧 바지를 입고, 재킷을 걸친 채 무대에 오르곤 했다.


“드레스는 약간 불편한 부분이 있다. 바지가 더 편하다. 재킷은 약간 불편하긴 한데 옷의 디자인상 입는 게 낫다고 판단될 때도 있고, 추워서 있을 때도 있다(웃음). 또 재킷을 입으면 무언가 파워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는 셈이다.”


“나는 성격이 좀 ‘제멋대로’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무의식적으로 어떻게든 표출이 되는 것 같다.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게 특이한 것인 줄도 몰랐다. 음악의 콘셉트에 맞춰서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다. 바지 입은 채 연주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는 걸 보면서 클래식 연주자라는 모습에 정형화된 부분이 무의식적으로 굉장히 깊게 자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바이올린의 제왕으로 불리는 ‘유진 이자이’의 세계를 조명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울 챔버뮤직 소사이어티를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춰 온 피아니스트 김규연과 함께 유진 이자이의 작품 ‘생상스 왈츠 형식의 에튀드에 의한 카프리스’를 연주했다. 특히 이 곡은 이번 정규 음반에 수록된 곡이기도 하다.


조진주는 이 작품에 대해 “카프리스를 환상곡이라고 많이 표현한다. 그 말에 걸맞은 곡이다. 연주자가 상상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은 곡이다. 연주할 때 재밌고 빠져들 수 있는 곡이라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자이를 조명하게 된 이유는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이자이의 레코딩을 들었을 때의 충격 때문이다. 예전에 수업 때문에 들었는데 그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당대의 작곡가들이 이 사람에게 곡을 못 써줘 안달났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이자이의 리뷰를 읽으면 ‘색채 변화가 뛰어나고, 감정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뮤지션’이라는 평가가 굉장히 많았다. 내가 가고 싶은 음악가의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자이를 보면 굉장히 반갑다”고도 했다.


2019년 시작된 ‘엘 토요 콘서트’는 매회 참신한 콘셉트와 다양한 레퍼토리, 그리고 실력 있는 연주자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 ‘주말은 음악과 함께’라는 새로운 주말 공연 패러다임을 제시한 공연으로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11월21일 열린 ‘엘 토요 콘서트’에서 조진주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윤과 이우일, 비올리스트 이신규, 첼리스트 이정현과 함께 어네스트 쇼숑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그리고 현악사중주를 위한 협주곡 D장조를 두 번째 곡으로 들려줬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포토뉴스
4월 둘째주 주간현대 1175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