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KDB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품는다. 산업은행이 8000억 원을 투입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세계 7위(운송량 기준)의 초대형 국적 항공사 출범을 눈앞에 두게 됐다. 먼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이 발을 뺀 지 약 2개월 만이다.
고용 유지,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등 부담이 컸던 정부로서는 한숨 돌린 셈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 합병이 성사되기까지의 절차는 아직 남아 있다. 국내 1·2위 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몸이 되면 국내 시장점유율 60%가 넘는 ‘메가 캐리어’가 되는 만큼 공정위라는 산을 무사히 넘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은 아름다운 만남이 될까, 아니면 잘못된 만남이 될까?
산은, 8000억 한진칼 투입…대한항공 그 돈 받아 아시아나 인수
M&A 마무리되면 운송량 기준 세계 7위의 초대형 항공사 탄생
한진과 경영권 다툼 벌이는 KCGI, “아시아나 인수는 졸속” 반발
조원태 회장 “항공산업 재도약 위한 역할 성실히 수행…국민께 보답”
정부와 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빅딜(Big Deal, 대규모 거래)을 공식화했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8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11월16일 밝혔다.
▲ 대한항공이 KDB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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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한항공 지원 왜?
인수 자금은 산업은행→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순으로 흘러간다.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 원을 투입하고, 30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한진칼은 이 8000억 원을 먼저 12월 중 대한항공에 대여한다고 밝혔다.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2조5000억 원)에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조5000억 원과 영구채 3000억 원 등 총 1조8000억 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날 정부는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산업은행은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과 2위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한다며 세부 내용을 발표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번 통합작업은 조속한 고용안정과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조기 정상화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에도 이바지하는 등 국민 경제적 측면의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단일 국적항공사가 지니게 될 국가 경제 및 국민 편익·안전 측면에서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경영평가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한진그룹은 책임경영을, 산업은행은 건전경영 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통합과정 및 통합 이후 고용안정, 소비자 편익, 관계사 기능의 조정·재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예상되는 현안·요구사항에 대해 각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히 반영할 계획이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동걸 “항공업계 재편 지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빅딜’이 현실화되면 세계 7위권의 초대형 국적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과 화물 운송 실적 기준으로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는 29위로 두 항송사의 운송량 단순 합산 시 세계 7위권으로 순위가 상승한다.
이동걸 회장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항공업계 재편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거래를 통해 탄생하게 될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업 내 톱10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게 됨으로써 코로나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포스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비 세계 일류 항공사로 도약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비용항공사(LCC) 또한 단계적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가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대규모의 자금이 직접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항공산업 정상화에 소요되는 정책자금 투입규모 최소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투입된 정책자금 회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12조6834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6조9658억 원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173대, 아시아나는 86대의 기재를 보유 중이다. 두 항송사를 합친 기재(259대)는 경쟁사인 에어프랑스(225대)를 제치게 된다. 하지만 한진칼 최대주주인 3자 연합과 두 항공사 노조의 반발, 일자리 축소에 따른 지역사회의 반대, 독과점 논란 등 최종 성사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과 관련해 “이번 빅딜을 계기로 경영진 윤리경영 확보를 강화할 것”이라며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 한진그룹 일가는 항공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리경영위원회를 통해 매년 평가한다. 평가 등급이 낮으면 경영진 교체·해임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현 경영진에)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는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부행장은 한진칼 최대주주인 3자 연합과도 협조하겠다고 했다. 3자 연합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강성부펀드)·반도건설 등으로 구성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연합이 가처분 소송 등을 통해 산업은행의 한진칼 자금 투입을 저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부행장은 “통합작업을 진행하는데 장애가 없을 것”이라며 “국가 경쟁·국민 편의 안정성을 고려할 때 3자 연합에서도 주주가치 상승으로 보고 협력해나가길 기대한다. 필요시 주주로서 협의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1월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지속 성장시키고, 공적자금 투입 최소화로 국민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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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는 ‘졸속 인수’ 규정
그러나 한진그룹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KCGI는 11월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졸속 인수’로 규정하고 “다수의 다른 주주가 피해를 입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아시아나항공을 실사 등의 절차와 충분한 논의 없이 한진그룹이 전격 인수하는 것은 조원태 회장이 국민의 혈세를 통해 10%의 우호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결과만 낳는다”고 지적한 뒤 “다수의 다른 주주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항공사의 인수합병은 정상적인 실사와 가치평가, 거래조건 협상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며 “기존의 우선협상대상자도 확인하지 못한 추가부실을 예상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이 발표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민 혈세를 활용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숨겨진 본질”이라며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 6%만으로 출자 없이 아시아나를 인수해 세계 7대 항공그룹의 회장이 된다”고 주장했다.
KCGI는 “산업은행을 통한 막대한 혈세투입과 한진칼의 다른 주주들의 희생 하에 경영권을 공고히 지키게 되는 것”이라며 “산업은행 경영진은 조원태의 우호지분으로 적극 나서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발표된 자금조달금액은 한진그룹이 보유한 빌딩 1~2개만 매각하거나 기존 주주의 증자로도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면서 “굳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산업은행의 3자 배정 유상증자와 교환사채(EB) 인수라는 왜곡된 구조를 동원하는 것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넘어야 할 산 첩첩
독과점 논란도 풀어야 할 문제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국내 점유율 60%가 넘는 항공사가 탄생하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한다. 정부 주도의 합병인 만큼 공정위 결합심사가 불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공정위는 회생이 불가능한 회사와의 기업결합은 경쟁제한성이 있더라도 예외적으로 기업결합을 허용하고 있다.
독과점으로 소비자 편의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최 부행장은 “운임 상승이나 서비스 편의 저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며 “오히려 노선이 다양화되고 마일리지 통합 등 소비자 편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비용항공사(LCC)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양사 통합 후에도 점유율이 절대적이지 않은 것도 그에 대한 방증이다. 마일리지는 사용가치 등을 검토 후에 통합될 예정“이라고 했다.
두 항공사의 노동조합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고용 유지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정부에 요구했다.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KAPU), 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아시아나항공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등 6개 노동조합은 이날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무실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이번 인수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인력 구조조정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최 부행장은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연간 자연감소 인원·통합작업·신규사업 등으로 인한 인력을 감안하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와 관련해 한진의 확약을 받았다. 진행 과정에서 고용불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최고경영진이 M&A에 따른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취지의 언급을 해 향후 두 항공사의 인력 배치·통합 방안이 주목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11월16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무엇보다 일자리 보장을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인수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임직원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모든 과정을 살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대한항공이 글로벌 톱 항공사로 도약하는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딛는다. 함께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며, 국가에 기여하고 국민 여러분께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는 대한항공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11월16일 사내게시판에 담화문을 올려 이번 인수전의 배경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한 사장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산업 전반의 위기가 심화되고 회복시기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운송산업의 경쟁력을 온전하게 보전하고, 임직원들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정부와 채권단의 정책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또한 “본건 거래 종결 이후에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고용안정을 바탕으로 항공운송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장단기적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며 직원들을 안심시켰다.
그래서인지 대한항공노동조합은 11월17일 “회사와 정부가 항공업 노동자들의 절대 고용안정을 전제로 한 이번 아시아나 인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결정이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운송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국적항공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존재 가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결정이었음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또한 이번 인수가 항공업노동자의 고용유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고 항공업계가 더욱 더 탄탄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어 “정부와 양 회사 경영진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고용 불안에 떨고 있는 항공업 노동자들의 현실을 인식하고 온 국민과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고용안정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더불어 이번 결정을 반대하는 3자 연합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항공업 노동자들의 최우선 과제는 채권자와 주주 권익 보호가 아닌 고용안정이다. 더 이상의 간섭은 분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원태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11월16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이날 공개했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의와 관련,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 항공업계가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성사된 이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1조8000억 원으로, 내년 초 2조5000억 원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또한 “KDB산업은행과의 계약에 따라 한진칼이 마련한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전환사채 3000억 원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5000억 원에 대한 계약금 3000억 원에 충당할 예정”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되어 자금운영에 숨통이 트일 뿐만 아니라, 영구채 3000억 원으로 자본을 추가 확충하여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KDB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출자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는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분을 유지해 안정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 역시 KDB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 원을 전액 차입할 경우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고 또 사안의 긴급성을 감안해 신속하고 확실하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한 것.
대한항공은 “현재 항공산업의 위기를 고려할 때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진에어 등 LCC업체 및 항공 관련 업체를 포함한 항공산업 전반의 개편이 절실하다”면서 “KDB산업은행이 보유하게 될 신주는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이를 통해 KDB산업은행은 향후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구조 개편을 성실히 추진하는지 감시와 견제 역할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또한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로 고사 직전에 있는 국내 항공산업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서”라면서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대한항공도 코로나19 위기 지속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며, 항공산업의 구조 개편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여 국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이번 거래를 성사시킨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 많은 고민을 했으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양 항공사와 관련 업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이 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1월16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지속 성장시키고, 공적자금 투입 최소화로 국민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대한항공도 다른 항공사들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인수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지만,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저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이어 “대한항공은 지난 반세기,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사랑으로 지금까지 성장했다”며 “이제 대한민국 선도 항공사로서 국내 항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국민 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또한 “통합 이후 무엇보다도 두 회사 임직원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것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두 사 임직원이 모든 처우와 복지를 차별 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모두 대한민국의 하늘을 책임진다는 사명 아래 한 가족임을 기억하며 포용하고 화합하겠다”며 “그 어떤 부문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앞장서서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조 회장은 “합리적인 운영으로 소비자의 편익을 향상시키고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더 안전한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이러한 노력을 토대로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과거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갑질 논란 등에 휘말렸던 것에 대해서도 “그간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저희 가족을 대표해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통합작업과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해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특히 주주들의 의견을 소중히 받아들여 적극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어쨌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마치게 되면 세계 10위권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로 도약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구 1억 명 이하 국가는 대부분 1개의 네트워크 항공사만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복수 체제로 독일,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 국가의 항공사들과 경쟁에서 상대적인 열위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은 노선망, 항공기, 공급규모 등 주요 지표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우선 두 항공사 통합으로 노선 운영 합리화, 원가 절감 등을 통해 항공산업 경쟁력을 더욱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의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를 확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환승 수요를 유치하게 되어 국내 항공산업의 성장을 한층 더 견인하게 될 전망이다.
항공 소비자의 경우 노선과 스케줄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연결편 개선, 마일리지통합 사용 등으로 편익이 향상됨은 물론 항공업 전반의 안전 역량 제고로 더욱 안전한 항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인수를 통해 인천공항의 여객과 화물의 연결 네트워크가 강화되어 허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등 아시아 대표 허브공항을 지향하는 인천국제공항 경쟁력 강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