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대법관 취임…대법원 진보색 짙어지나?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0/09/11 [13:42]

이흥구 대법관 취임…대법원 진보색 짙어지나?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0/09/11 [13:42]

취임사 “사법부, 외부 힘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 판결로 보여줘야”
이흥구 합류로 대법관 14명 중 11명 문재인 정부 들어 임명된 인사

 

▲ 이흥구 대법관은 9월8일 열린 취임식에서 “사법부가 외부적 힘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판결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국가보안법 사건에 연루된 이력을 가진 이흥구(57) 신임 대법관이 임기를 시작했다.


9월8일 법원에 따르면 이 신임 대법관은 이날부터 대법관 임기를 시작했다는 것. 임기는 오는 2026년 9월까지다. 앞서 국회는 9월7일 이 대법관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총 280표 중 찬성 209표, 반대 65표, 기권 6표로 가결했다.


대법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이 대법관의 취임식은 열지 않으며, 이날 오전 취임사만 공개했다. 같은 이유로 임기를 마친 권순일(61) 대법관의 퇴임식도 생략됐다.


이 대법관은 9월8일 열린 취임식에서 “사법부가 외부적 힘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판결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관은 취임사를 통해 “오늘 대법관으로서 막중한 소임을 감당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법관으로서 흔들림 없는 자세와 용기를 깨우쳐 주고 사랑을 베풀어준 선후배, 동료 법관들과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법관은 영예보다는 고뇌하고 헌신하는 자리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렇기에 27년 전 초임 법관으로서 가슴 떨렸던 순간을 떠올리며 제게 주어진 대법관으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법관은 “저는 6년의 임기 동안 국민의 기본적인 인권보장이 가장 중요한 헌법적 가치임을 명심하면서 사건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며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소외되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우리 사회에서 실현되어야 할 정의와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겠다”라며 “충분한 토론을 거쳐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법적 가치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사회통합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법관은 사법부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재판 과정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그 해소방안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목소리를 아프게 들었다”면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고 재판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들이 언제든지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사법부의 구성원들이 어떤 외부적 힘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철한 정의감과 용기를 가지고 있음을 판결을 통해서 국민들께 생생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일이기에, 저는 사법부 구성원들의 사법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에 기꺼이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법관은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인 지난 1985년 이른바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 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다. 당시 보도 등을 종합하면 서울대 비공개 학생 조직이던 민추위는 정치 투쟁을 계획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는데, 이 대법관은 유인물 ‘깃발’을 배포해 북한 체제를 선동했다는 의혹에 연루됐다.


민추위 사건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이어져 민주화의 도화선이 됐으며, 이 대법관은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6·29 선언으로 복학해 학교를 졸업한 뒤 3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판사로 임관한 첫 사례로 당시 주목받았다.   


이 밖에 이 대법관은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이기도 했다. 때문에 그의 합류로 대법원의 진보적 색채가 한층 더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4명의 대법관 중 문재인 정부 들어 임명된 인사들은 이 대법관을 비롯해 11명에 달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로는 박상옥(64)·이기택(61)·김재형(55) 대법관 등 3명만 남았다. 이 가운데 노정희(57)·박정화(55)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 회원 출신이다. 김상환(54)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의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김선수(59) 대법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로써 김명수(61) 대법원장 등 진보 성향의 대법관은 14명 중 6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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