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범 휴대폰 속 몰카…법원은 왜 무죄로 봤나?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0/07/31 [15:34]

절도범 휴대폰 속 몰카…법원은 왜 무죄로 봤나?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0/07/31 [15:34]

절도범 체포 후 불법 촬영 파악…긴급체포 5일 만에 임의제출 동의
2심 재판부 “위법수집 증거 맞다…임의제출 절도에 국한”…상고 기각

 

 

절도 혐의 피의자의 휴대전화에서 불법 촬영물을 발견하고 뒤늦게 임의제출 동의를 받은 경찰의 수사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절도·주거침입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월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충남 아산시의 아파트에 자전거를 훔치기 위해 25차례 침입하고, 충남과 서울 등지에서 총 시가 675만 원 상당의 자전거 4대를 절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8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는 여성들 다리 부위 등을 41차례 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5월 A씨를 긴급체포한 뒤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았다.


이에 A씨 측은 “해당 휴대전화는 임의제출 형식을 갖췄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 압수됐는데, 이는 영장주의에 반하는 위법수집증거”라며 “위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나타낸 수사보고는 모두 이 휴대전화를 기초로 획득한 2차 증거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사결과 A씨는 지난해 5월18일 절도 혐의로 긴급체포될 당시 담당 경찰관이 추가범행을 추궁하자 스스로 “몇 군데 사진을 찍어놨다”고 말하며 경찰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이에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서 절도 범행 관련 사진을 검색하다 여성들의 다리 부분이 촬영된 동영상 등을 발견했고, A씨는 성범죄 관련 내용은 빼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체포 당일에는 절도에 대해서만 피의자신문을 했으나 다음날인 19일 이 휴대전화에서 불법촬영 동영상의 화면을 촬영한 후 출력해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고, 동영상 파일들을 CD에 복제했다.


또 같은달 21일 2차 피의자신문 후에는 휴대전화에 있는 여성들의 사진과 동영상에 대해 물었다. 이에 A씨가 “왜 조사하냐”고 이의를 제기하자 담당 경찰관은 “A씨가 찍었는지만 물었고 정식으로 조사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경찰은 불법촬영 부분을 정식으로 입건하기로 하고 같은달 23일에 돼서야 A씨로부터 임의제출 확인서를 제출받아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절도한 자전거와 공업용 절단기 등은 체포 당시 이미 임의제출방식으로 압수한 상태였다.


1심은 “휴대전화 제출 당시 A씨는 구속상태였으나 수사기관이 강제로 제출받았다고 볼 자료는 없다”며 A씨에게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해당 휴대전화는 위법수집 증거가 맞다고 판단, 불법 촬영 혐의는 무죄를 선고하고, 절도 혐의로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경찰이 임의제출을 받기 전 휴대전화를 탐색해 추출한 증거들은 위법수집 증거이므로 증거로 삼을 수 없다”며 “휴대전화 임의제출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절도에 국한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형이 무겁다며 A씨가 제기한 상고에 대해서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만 양형부당으로 상고가 가능하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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