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이어 모빌리티 회동, 이재용·정의선 통 큰 협력

현대차 R&D 심장부에서 ‘미래차 드림팀’ 만들었나?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7/24 [12:12]

배터리 이어 모빌리티 회동, 이재용·정의선 통 큰 협력

현대차 R&D 심장부에서 ‘미래차 드림팀’ 만들었나?

송경 기자 | 입력 : 2020/07/24 [12:1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두 달여 만에 다시 만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구개발(R&D) 거점인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자율주행, 친환경 등 미래차 분야에 대한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지난 5월13일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이 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 등 사업협력을 논의한 이후 69일 만에 두 번째 회동이 이뤄진 것. 7월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경영진이 이날 오전 9시30분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 정 수석부회장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과 미래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것.

 


 

남양기술연구소 찾은 이재용, 현대차와 미래차 협력방안 모색
전기차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 전장 사업 등 협력 가능성 제기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월21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남양기술연구소(사진)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미래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월21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미래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의 남양기술연구소 방문은 지난 5월13일 정 수석부회장의 삼성SDI 천안사업장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 자리에는 김기남 부회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강인엽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 전장 관련 사업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박동일 부사장 등이 나와 이 부회장 일행을 맞았다.

 

두 총수 나란히 자율차 시승


이날 두 회사 경영진은 전기차·수소차 등 차세대 친환경차, 도심항공 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핵심 신성장 분야와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R&D 현장을 둘러봤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이어 수소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기도 했다.


약 2시간 동안 남양연구소 방문 일정을 마친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등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이후 남양기술연구소 인근의 롤링힐스호텔로 이동, 식사를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재계 총수들 중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첫 번째 인사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종합기술원, 삼성SDI, 삼성전기를 잇달아 방문해 자동차 배터리,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 등 자동차 전장 부품과 관련한 현장 행보를 이어가면서 미래 사업 챙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이 힘을 쏟고 있는 차세대 통신과 인공지능(AI) 사업도 미래차 기술과 맞물려 있다. 특히 6세대(6G) 이동통신은 초고속 전송속도와 초저지연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과 현대차 총수들의 연이은 회동을 계기로 두 회사가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디스플레이와 오디오,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삼성이 손을 잡게 되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의 브랜드 파워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협업이 전기차를 넘어 수소차와 자율주행차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경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테슬라’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SNE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0년 1~5월 11만1000대의 전기차를 세계 시장에 판매, 점유율 17.7%로 1위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같은 기간 4만8300대의 전기차를 판매, 합산 점유율 7.2%를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 전기차만을 위한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7월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에는 전기차를 100만 대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기록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차가 내년에 내놓을 차세대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내에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45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내연기관차를 개조해 만든 기존 전기차와 달리 배터리를 차체 밑에 깔기 때문에 더 많은 배터리팩을 넣을 수 있고, 완충시 주행거리도 길다. 현대, 기아, 제네시스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1995년 설립된 남양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신기술이 대거 몰린 R&D의 ‘심장부’로, 연구인력 1만4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347만㎡ 규모 부지에 종합주행시험장, 실차 풍동시험장, 디자인연구소,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연구소 종합주행시험장은 양산에 앞서 자동차의 실제 주행 성능을 시험하는 곳으로, 직선거리가 약 5km에 달하며 시속 200km를 낼 수 있는 만큼 세계 톱 수준의 시험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 부회장을 이곳으로 초청한 이유는 전기차 이외에 현대차그룹이 미래 정체성으로 밀고 있는 신기술들을 소개하고 삼성과 협력 가능 분야를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자동차 드림팀 나오나?


그런 만큼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회동을 계기로 국내 1·2위 그룹을 이끌고 있는 두 총수가 ‘차세대 자동차 드림팀’을 만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두 번의 회동을 계기로 두 기업이 미래차 개발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관계를 구축하고 통 큰 협력을 펼칠 것이라는 것.


특히 전장(전자장비) 사업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은 2016년 9조 원에 인수한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통해 전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선보인 5세대(G) 통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콕핏도 대표적인 미래차 기술이다.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는 미래차의 핵심이다. 미래차 기술이 발전할수록 차량이 지능화되는데, 반도체는 차량의 두뇌와 눈에 해당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차와 인프라 등 사물간 통신이 이뤄지게 되면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더욱 오른다.


미래차 ‘커넥티드카’의 핵심인 무선 업데이트 기능(OTA, Over the Air) 기술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7월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전기 자동차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LG·SK와 협력관계를 구축해왔으나 유독 삼성과의 협력관계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근 최고 경영진의 잇단 회동 이후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과 자율주행, 메모리 등 핵심 분야에서 두 그룹의 협업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량용 펌웨어 OTA를 통해 하드웨어 성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간 기술 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펌웨어 OTA는 ▲자동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소프트웨어 관련 리콜 감소 ▲ADAS·자율주행의 성능 개선 ▲주행거리 및 차량의 실제 퍼포먼스 개선까지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가리킨다. 이 기술을 자동차에 적극 도입했을 때 차량의 잔존가치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유지웅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서는 차세대 G80EV를 시작으로 펌웨어 OTA 도입이 가시화 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회동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비티 분야의 핵심인 펌웨어 OTA를 적극 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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