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대권주자 5인방 백가쟁명식 부동산 해법

“부동산 이슈 잡아야 차기 대권 티켓 잡는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7/10 [14:36]

잠재적 대권주자 5인방 백가쟁명식 부동산 해법

“부동산 이슈 잡아야 차기 대권 티켓 잡는다”

송경 기자 | 입력 : 2020/07/10 [14:36]

다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17일 문재인 정부 들어 21번째 부동산 정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당국의 부동산 대책이 계속 ‘오작동’을 하면서 민심도 돌아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제법 깎여 나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6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 최고의 민생 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동자금이 사상 최대로 풍부하고 금리는 사상 최저로 낮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서울 강남 집을 보유하고 청주 아파트를 팔며 ‘똘똘한 한 채’ 논란에 휩싸이자 ‘부동산 이슈’는 여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야당은 부동산발(發) 민심 이반 현상이 나타나자 세금을 늘려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는 정부여당에 맹폭을 퍼붓고 있다. 부동산 이슈를 잡아야 차기 대권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여긴 것일까? 여야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인사들은 저마다 백가쟁명식 부동산 해법을 쏟아내고 있다. 

 


 

이낙연 “1주택 이상 고위공직자라면 처분하는 게 옳다”
원희룡 “다주택 정치인 1채 남기고 팔되 백지신탁 도입”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럽다. 정부가 수많은 대책을 릴레이로 내놨지만 ‘약발’이 받지 않고 있고, 서울 강남을 넘어 수도권 집값마저 들썩이게 만들었다. 게다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던 청와대와 정부의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 다수가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경실련의 6월4일 분석발표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250명(83%)이 유주택자였으며, 이 가운데 88명(29%)이 2주택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로 나타났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1인당 부동산 재산 평균이 9억8000만 원이고, 다주택자의 비중이 2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통합당은 103명 가운데 41명(40%)이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은 들끓었다. 고위공직자와 의원 ‘나으리들’이 집을 사모으면서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재산 증식을 즐기는 사이 집 없는 서민들은 피눈물을 흘린다는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이후 집값 폭등 논란은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들의 ‘다주택 보유’와 ‘1채만 남기고 매각’ 후폭풍으로 번졌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다주택 해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른바 ‘똘똘한 한 채’인 서울 강남 반포의 13평짜리 아파트는 보유하고 충북 청주의 41평 아파트를 처분하면서 ‘강남 불패’ 신화를 강화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싸늘해진 여론에 부담을 느낀 노 실장은 “반포의 아파트를 처분하겠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후 부동산과 다주택 보유 논란은 청와대에서 여의도로 무대를 옮겨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야권은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대책을 둘러싸고 연일 맹폭을 퍼붓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관심을 받아야 하는 잠룡들도 ‘부동산 이슈’에 한마디씩 보태기 시작했다. 부동산을 잡아야 차기 대권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여긴  여야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인사들은 저마다 백가쟁명식 부동산 해법을 쏟아내고 있다. 

 

▲이낙연 “다주택 처분이 옳다”


최근 각종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의 집값 폭등과 관련,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에게 몹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은 7월9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정책에 한계가 있었겠지만 그 정책을 땜질식이라고 보는 게 옳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처음에는 최소화하려고 시작하다가 효과에 한계가 있어 점점 키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2급 이상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주택보유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데 대해서는 “고위공직에 있는 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개인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그걸 너무 생각하지 마시고 1가구 이상 주택을 가진 분들은 처분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동산 백지신탁에 대해서는 “지금 1가구 이상의 주택을 전부 내놓으라고 하는 것과 서로 상충할 수 있다. 지금 벌어지는 (1가구 1주택) 운동을 희석할 우려도 있다”며 “백지신탁만 있다면 부동산을 많이 가진 분들도 고위공직에 취임해 재임하는 기간에 사고팔고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뜻인데 그게 국민들께 용납되겠느냐”고 효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그린벨트 해제 등에 대해서는 “그 앞에 해야 할 게 있다. 일단 유휴부지 활용이 있을 것이고 특히 역세권 부근에 활용 가능한 땅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린생활지역이나 준주거지역 일부를 완화해 주거지역화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면서 “투기 유발 우려나 서울 과밀화, 서울과 지방의 격차 확대 등 부작용의 우려는 없는지 굉장히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앞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선 서울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정말로 필수불가결한 곳이 아니라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내놓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밖에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도 시사했다.


그는 또한 “부동산 정책은 공급확대, 수요확대, 과잉유동성 출구 마련의 세 가지가 다 맞아떨어져야 효과가 있다. 이를 전체적, 입체적으로 봤으면 좋겠다”며 “수요 대책도 이미 정부가 생각을 갖고 있지만 실수요자나 생애 첫 주택 구입자, 청년층과 세입자들에게 선의의 피해가 가지 않게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보유세 걷어 기본소득”


이재명 경기지사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공급확대 논란과 관련, “공급확대 방법으로는 신축공급이 원칙이지만, 투기만발로 주택매집이 성행하는 경우에는 투기투자용 주택이 매물로 시장에 나오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명 지사는 7월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토지의 유한성 때문에 신축공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아무리 신축공급을 해도 투자나 투기수단으로 매집되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전국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고 수도권도 100%에 가깝지만 자가보유율은 50%에 미달하여, 절반 이상의 주택이 실거주용이 아닌 투자나 투기수단”이라며 “주택보급률 100% 시대의 주된 공급확대 방법은 투기투자용으로 매집된 수백만 호가 매물로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구체적 방법으로 “실거주용 외에는 취득·보유·양도에 따른 세금을 중과하여 불로소득을 제로화하고 대출을 제한해 집을 사 모을 수 없게 하면 투기투자 수요는 줄고 매집된 투자매물이 시장에 나와 공급을 늘릴 것"이라며 "이는 신도시 수십 개를 만드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대사업자 특혜에 대해서도 “임대사업자의 주택 취득과 보유 및 양도에 대한 특혜적 세금감면과 매입자금 대출지원은 주택 매점매석을 도와 집값 폭등을 초래했고, 그 결과 등록된 임대소득자 보유 주택만도 157만 채에 이르며, 미등록 다주택을 합하면 수백만 채일 것”이라며 “주택임대사업자와 법인에 대한 세금감면과 대출특혜를 폐지할 뿐 아니라 실거주 1주택보다 더 중과세하고 대출을 제한해 주택이 투기투자 수단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날인 7월8일 국회에서 열린 경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그는 “지방 정부 차원에서 소위 기본소득을 실험하도록 배려해주십사 부탁 드린다”며 여당을 향해 부동산 보유세를 걷어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실험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 지사는 “마침 이번에 부동산과 관련한 논쟁이 심하고 우리 국민께서 부동산(문제)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통해 집값을 잡아야 한다, 부동산 투기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유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을 테고, 결국 가장 강력한 정책은 역시 불로소득 자체를 줄이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그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방식은 결국 조세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과 관련한 조세는 지방세이기 때문에 그 중 부동산 보유에 따른 세금을 1% 이내 정도로 정해, 각 지방 정부에서 전액 해당 시·도민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지방세 기본법을 고쳐주면 지방 단위에 따라 (기본소득을 실시) 할 수 있는 곳은 하고, 성공하면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한번 기회를 주시면, 경기도에서 먼저 토지 보유에 따른 세금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사업을 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공직자 다주택 정리 당연”


그런가 하면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월9일 다주택 고위공직자·정치인들에 대해 “3개월의 여유를 주고 정리를 못하면 책임 물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 김부겸 전 의원.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선언 후 일문일답에서 “어제 정세균 국무총리가 고위공직자들에게 다주택를 빨리 정리하라고 말씀하셨고 노영민 실장 역시 자신의 서울 집을 정리함으로써 차라리 무주택자들과 이 시기를 함께 건너겠다는 뜻을 밝혀주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임대사업자 특혜 논란에 대해선 “임대사업자에게 너무 많은 혜택을 주는 데 비해 이들이 시장에서 (내는) 효과는 생각보다 적다”며 “싱가포르, 영국 등 다른 나라 정책들을 보면 임대사업자들이 ‘사유재산을 왜 건드리냐’고 반발할 만큼 강하게 하지 않고서는 시장에 신호를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을 만났지만 핵심은 공급 사이드고, 다른 한쪽은 부동산을 많이 가지는 것을 부담되게 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면서 “그런 점에서 수도권에 더 좋은 주거환경을 갖겠다는 국민, 주택을 갖고자 하는 청년들의 위한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며 수도권 공급확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홍준표 “부동산 규제 철폐해야”


야권 잠룡 중 부동산 이슈에 가장 먼저 뛰어든 주인공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다.

 

▲ 홍준표 무소속 의원.


21대 국회에서 주택법 개정안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등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그는 7월8일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에 대해 “여기가 북한인 줄 착각한다”고 언급하는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7월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그는 여권 일각의 ‘부동산 부자’ 지적에 대해 “나는 초선 때 산, 지은 지 35년 된 그 아파트 한 채 이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좋은 세상 만들기 제1호 법안으로 재개발·재건축 대폭 완화 법안을 제출하니 마치 앙심 품고 기다렸다는 듯이 사흘 후 어슬픈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을 쏟아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서민들 희망의 사다리를 걷어치우는 부동산 정책으로 국민들 분노를 사자 청와대 간부, 민주당 부동산 부자들이 부동산 처분계획을 발표하는 등 아주 가관”이라고 정부여당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힐난했다.


이어 “그 와중에도 나를 음해하기 위해 초선 때 송파 지역구에 은행 대출까지 받아 산 아파트 한 채의 집값이 올랐다고 나를 부동산 부자로 내몰려고 안간힘 쓰는 모습이 가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 임야, 대지 등 아무런 부동산도 없고 주식은 단 한 주도 없다”며 “23년 전 지역구에 살기 위해 은행 대출까지 받아 집 한 채 사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백지신탁 도입하자”


야권 잠룡들 중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연일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는 원희룡 제주지사다. 그는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다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관계자와 여당 의원들의 뼈를 때리고 있다.

 

▲ 원희룡 제주지사.


7월7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원 지사는 “부동산 백지신탁제도나 고위공직자들이 약속한 대로 국회의원들이 집을 팔아야 되는 건 당연한 것이고, 이건 자격 문제”라고 백지신탁제 도입을 제안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우리 당이 정치인 부동산 백지 신탁을 강력하게 추진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7년에도 한나라당 대선 후보 합동 토론회에서 ‘공직자 부동산 백지 신탁 제도’를 제안한 바 있는 그는 페이스북에 “정치인 및 고위관료 중 다주택자에게도 한 채만 남기고 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특히 강남 아파트를 먼저 처분하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원 지사는 또한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에서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며 “부동산 정책을 다루겠다는 정치인과 고위공직자가 강남 아파트를 처분한다고 해서 국민이 집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지만 최소한 솔선수범의 의지를 보일 수는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15분 정도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원 지사는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부동산 백지 신탁과 관련된 내용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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