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 추가…김희애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

“지선우 덕분에 치열하게 슬프고 애틋했다”

이재훈(뉴시스 기자) | 기사입력 2020/05/22 [11:15]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 추가…김희애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

“지선우 덕분에 치열하게 슬프고 애틋했다”

이재훈(뉴시스 기자) | 입력 : 2020/05/22 [11:15]

“감정 소비 많은 캐릭터 만나 혼신의 힘 다해…후회는 없다”
“박해준은 상대방까지 연기 잘하게 만드는 능력 가진 배우”

 

▲ 신드롬을 일으킨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주인공 지선우 역으로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하나 더 추가한 배우 김희애. 

 

“감정 소비가 정말 많은 캐릭터라 매 신이 산 넘어 산이었다. 혼자 감정 컨트롤도 많이 해야 했고, 감정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분량이 많다 보니 혹시라도 아파서 촬영에 차질이 생길까 마음도 많이 졸였다. 그렇다고 쉽게 했으면 그만큼 감흥이 떨어졌을 거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 쏟아서 후회도 없고 보람을 느낀다.” 


신드롬을 일으킨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주인공 지선우 역으로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하나 더 추가한 배우 김희애가 지난 5월17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치열하게 슬프고 애틋했던 시간”이라며 종영 소감을 남겼다. 


김희애는 전날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전국 28.4%·수도권 31.7%로 비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린 <부부의 세계>에서 자수성가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희애는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겪게 되는 지선우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고 강렬하게 표현, 시청자들의 공감과 응원을 받았다.


김희애는 “지선우를 둘러싼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 속에서 홀로 고독했지만, 애정 어린 관심을 보내준 시청자들 덕분에 덜 외로웠던 것 같다”고 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부부의 세계>를 만나 치열하게 슬펐고, 애틋한 시간을 보냈다. 지선우가 돼 누군가를 사랑하고, 미워하며 내가 가진 에너지를 100% 이상으로 쏟아낸 느낌이다. 배우로서 귀한 경험을 하게 한 지선우가 오래 기억될 것 같다”는 마음이다. 


마지막 촬영을 끝냈을 때는 “실감이 잘 안 났고 한동안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애달픈 시간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울컥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모든 배우들과 제작진, 스태프가 무탈하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 감사했다”고도 했다.


김희애에게 지선우는 어떤 존재였을까.


“지선우는 복수의 화신 같은 모습이 강렬했지만 따뜻한 엄마였고, 의사로서 일도 열심히 했다. 할 일이 많은 인물이다. 정말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캐릭터라서 더 도전하고 싶었고 노력하게 됐다.”


사실 처음에는 상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과 캐릭터여서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촬영하면서 점점 지선우에게 연민을 느끼고 응원하게 되는 마음이 커지면서 몰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기억에 남은 장면으로는 1·2회에 등장한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의 생일파티를 꼽았다. 지선우를 둘러싼 모든 게 거짓말이었고, 속았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다. 이 드라마의 시작이자 지선우 인생의 가장 큰 사건이기도 하다.

 

▲ 김희애는 같이 출연했던 배우들에 대해 “모든 출연 배우들이 정말 열정과 노력을 다했다. 그들을 보면서 나 역시 마지막까지 자극을 받으며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개인적으로 남편보다 동료, 지인들의 배신이 오히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혼란과 슬픔이 밀려와서 지선우의 감정에 휩쓸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아들 준영(전진서 분)을 대하는 감정 몰입도가 대단했다. 김희애는 “어떻게 보면 준영이의 반항은 지극히 일반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빠·엄마의 분열 과정을 다 지켜보며 받은 상처가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됐다”고 전했다.


“각자의 아픔은 상대적이다. 지선우는 남편으로 인해 힘들었지만, 준영에게는 좋은 아빠였기에 엄마를 전부 납득하기 힘든 지점이 있었을 것이다.”


지선우 역시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하지만, 좋은 엄마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도 수용했다. 김희애는 어찌됐든 “남편과의 위태로운 관계에서 아들을 헤아리지 못했고, 이혼을 위해 그 마음을 이용하기도 했다. 모든 심정들이 이해가 갔기에 더 애잔했다”고 했다.


‘김희애 패션’ ‘지선우 스타일’도 방송 내내 큰 관심을 받았다.


김희애는 “연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스타일링도 그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이렇게 귀띔했다.


“시청자들의 다각도 몰입을 위해 비주얼적으로도 지선우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싶었다. 지선우가 가진 ‘심플한 멋’을 살리고 싶었는데, 스타일팀이 그런 접근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


함께 촬영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김희애는 상대역을 맡은 박해준에 대해서는 “워낙 연기를 잘하는데 상대방까지 연기를 잘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배우다. 정말 지선우와 이태오로 혼연일체가 돼 서로 사랑하고 미워했다”고 호평했다.


한소희·이학주·심은우 등 처음 봤을 때 낯선 얼굴들의 배우들에 대해서는 “촬영을 한 번씩 해보고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지금껏 어디에 있었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너무 놀랐다”고 했다.


“모든 출연 배우들이 정말 열정과 노력을 다했다. 그들을 보면서 나 역시 마지막까지 자극을 받으며 힘을 낼 수 있었다.”


지선우 캐릭터는 <부부의 세계> 속 긴장감 유발자로 통하기도 했다. 김희애는 “모완일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주현 작가의 필력이 깃든 대본의 힘이 발판이 됐다. 그 분위기에 녹아들어 나 역시 늘 긴장 속에 살았다”고 돌아봤다.


“현장 분위기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배우들이 모두 진지하게 임해서 드라마의 톤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긴장감이 몰아치는 상황도 자연스럽게 그려진 것 같다.”


김희애는 1983년 열일곱의 나이에 영화 <스무해 첫째날>로 데뷔했다. 최근 <부부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20년 넘게 최정상을 유지해왔다. 앞서 드라마 <아내의 자격>과 <밀회>도 <부부의 세계>에 앞서 ‘불륜극’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렇다고 김희애가 불륜극에서만 빛을 발한 것은 아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아들과 딸>에서 딸이라는 이유로 지독히 차별받는 딸 이후남, 최근에는 <미세스 캅>에서 기혼여성 형사 최영진을 연기했다. <허 스토리>와 <윤희에게> 같은 영화에서는 소외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선우는 김희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만들었고 ‘신드롬급 인기’를 더했다. 그런데 김희애는 “사실 아직 드라마 인기를 잘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주로 촬영장에서 시간을 보냈고, 감정조절이 필요해서 조용히 대기하다 현장에 나갔다. 또 촬영이 없는 날은 혹시라도 피해가 될까 봐 최대한 집에서 머물기도 해서 직접적으로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온라인상에서 실시간 반응이 뜨겁다는 걸 보며 신기했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에게 한 마디를 남겼다.


“<부부의 세계>를 사랑하고 애정으로 지켜봐준 시청자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 배우로서 표현할 것이 풍부했던 지선우 캐릭터를 만나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아 행복했다. <부부의 세계>는 정말 기적이고, 선물 같은 작품이다. 앞으로 또 다른 작품으로 인사 드릴 때까지 건강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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