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도 밖에서도 선방…매일유업 쑥쑥 크는 비결

유가공·건강식 띄워 올해 영업이익 1000억 노린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4/30 [11:57]

안에서도 밖에서도 선방…매일유업 쑥쑥 크는 비결

유가공·건강식 띄워 올해 영업이익 1000억 노린다

송경 기자 | 입력 : 2020/04/30 [11:57]

2019년 12월 기준으로 우유업계 2위를 달리는 매일유업의 선전이 두드러져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상대적으로 급식우유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지만 컵커피나 성인용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한 매일유업은 상대적으로 형편이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유가공 업체들이 내수경기 부진으로 맥을 못 추고 있지만 매일유업은 50여 년간 우유 업계 라이벌로 경쟁 관계를 이어온 남양유업을 추격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실적 격차를 더욱 크게 벌려가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1000억 달성에 도전하는 매일유업의 성장비결을 들여다봤다.

 


 

부진한 우유·분유 시장 탈출구로 성인용 영양식 신사업 투자
‘셀렉스’ 브랜드 론칭 1년 만에 매출 250억…효자 노릇 톡톡
한 해 7조 시장 겨냥 셀렉스 중국 진출…플래그십 스토어 열어

 

매일유업의 사업 다각화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분유·우유 회사에서 탈피해 컵커피·성인용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 다각화 시도가 실적 성과로 연결되고 있는 것.


매일유업의 주요 사업은 크게 유가공과 건강기능식품 등 기타 부문으로 분류된다.


주력 사업인 유가공 부문은 다시 ▲시유(매일우유, 상하목장 유기농우유) ▲분유(앱솔루트 명작, 유기농 궁) ▲발효유(매일바이오, 상하목장 케피어12) ▲유음료(바리스타룰스, 카페라떼) 등 4개 분야로 나뉜다. 기타 부문은 썬업, 순두유 등 음료와 성인용 건강기능식품 분야로 나뉜다.

 

▲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 

 

신사업 투자와 제품 다각화


하지만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이 0.88명까지 떨어지면서 분유시장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고, 매일유업의 주력 사업인 조제분유 사업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매일유업은 이 같은 흐름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저출산→조제분유 부진’이라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건강기능성식품 등 신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제품 다변화를 꾀했다. 이 같은 시도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고, 매일유업의 사업 다각화가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일유업의 지주사인 매일홀딩스는 지난해 1조5908억 원의 매출과 84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6.7%, 영업이익은 11.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3%로 전년대비 0.8%포인트 개선됐다. 당기순이익은 672억 원으로 6.6% 증가했다.


매일유업은 코로나19 확산에도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실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증권가에서는 매일유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반보다 6.4% 늘어난 209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매일유업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타 부문에서 성인용 영양식 전문 브랜드인 ‘셀렉스’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음을 읽을 수 있다.


2018년 론칭한 셀렉스는 지난해 약 2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9년 매일유업의 비유가공 부문 매출 규모는 약 2356억 원을 기록했다. 셀렉스 브랜드가 비유가공 부문 실적을 약 10%가 넘게 끌어올린 것이다. 그 결과 기타 부문 영업이익률도 지난 2018년 4.69%에서 2019년 6.30%로 개선됐다.


‘셀렉스’ 선방에 고무된 매일유업은 분말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인 ‘매일 코어 프로틴’, 액상 형태의 ‘매일 마시는 프로틴’, 시리얼바 형태의 ‘매일 밀크 프로틴바’ 등으로 제품 다변화를 시도했다.

 

셀렉스 브랜드, 중국 시장 진출


국내 반응에 자극을 받은 ‘셀렉스’ 브랜드는 최근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등 해외 판로 확대도 선언했다.


매일유업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 글로벌(Tmall global)에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4월27일 밝혔다.


티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성인 영양식 셀렉스 전 제품이다. 분말 단백질 건강기능식 ‘매일 코어 프로틴’ 2종과 단백질 음료 ‘매일 마시는 프로틴’ 2종, 씨리얼바 ‘매일 밀크 프로틴바’ 2종과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슬림25’ 5종 등이다.


진한 우유 맛을 내는 파우더 형태의 ‘매일 코어 프로틴’은 3대 핵심 단백질인 우유단백, 농축유청단백, 식물성단백이 18그램 포함돼 있다. 하루 한 잔이면 우유 4컵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필수 아미노산인 류신(부원료)의 경우 200밀리그램이나 들어 있다. 우유의 진하고 고소한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유당은 우유 대비 10% 수준에 불과하다. 평소 유당 때문에 우유를 마시지 못했거나 단백질 제품 섭취 시 속이 불편했던 사람도 마실 수 있다.


‘매일 마시는 프로틴’은 간편하게 뜯어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제품. 125밀리리터 용량에 단백질이 8그램 함유돼 있는데 이는 같은 용량 우유의 2배다. 필수 아미노산 류신도 1000밀리그램 들어 있다.


‘매일 밀크 프로틴바’는 휴대가 간편해 여행이나 운동 중 영양 보충에 좋다. 우유로 감싼 부드러운 식감으로 18그램짜리 제품 1개에 우유 한 컵에 들어 있는 단백질 3.8그램이 함유돼 있다.


또한 ‘슬림25’는 중국 소비자 맞춤 공략을 위한 제품으로 체중조절이 필요하거나 가볍게 식사 대용품을 찾는 성인을 위해 선보인 단백질 다이어트 셰이크.


그런 만큼 매일유업 ‘셀렉스’ 브랜드는 ‘간헐적 단식’을 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보통 오전 7시에 첫 끼를 먹고, 오후 3시에 마지막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련 경우 오후 시간대 식욕을 억제하기가 쉽지 않다. 고단백 아침 식사를 하면 오후 공복감을 줄일 수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포츠, 식사대용, 스킨&뷰티 관련 성인 영양식 시장은 약 7조 원으로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 변화에 따라 매일유업은 기존 영유아식을 앞세웠던 수출 전략에서 성인영양식으로 수출 품목을 확대하는 것이다.


매일유업 해외사업본부 관계자는 “향후 중국 스타급 왕홍과 라이브 방송이나 소셜 미디어(SNS) 협업을 통해 성인 영양식 시장 침투율을 높여갈 계획”이라며 “셀렉스 인지도를 높여 다양한 판매 채널을 확장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 요인을 발굴하겠다”고 전했다.

 

▲ 2019년 매일유업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타 부문에서 성인용 영양식 전문 브랜드인 ‘셀렉스’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음을 읽을 수 있다.  

 

지주사 출범 후 지배구조 탄탄


이에 뒤질세라 유가공 부문 역시 포트폴리오 변화에 힘쓰고 있다. 매일유업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컵커피 제품인 ‘바리스타 룰스’도 지난해 잘나갔다. 판매량이 10억 개를 넘어섰고, 분유뿐만 아니라 이유식 시장 등 주력 사업을 비롯한 전체 사업이 모두 성장세다. 지난해부터는 중국 시장에 특수 분유 수출도 시작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왔던 지배구조도 탄탄하게 구축했다. 2017년을 지주사 전환을 시점으로 합리적인 경영을 시도하고 있다.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은 창업주 고(故) 김복용 전 회장의 장남으로 1997년부터 2세 경영을 시작했다.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됐지만 2016년 말까지 김 회장의 지분율은 15.93%에 머물러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지주사 출범 이후 김 회장은 지주사 매일홀딩스 지분율을 38.27%까지 끌어올리며 일각의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특히 최근에는 김 회장을 중심으로 한 ‘1인 오너십’ 기반도 강화했다. 매일홀딩스가 제로투세븐 주식을 모두 처분하며 그룹사 계열분리가 지난해 6월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매일유업을 비롯한 식품사업을 승계했고, 창업주 3남 김정민 회장은 유아동 의류와 화장품 사업을 하는 제로투세븐 경영을 맡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사업 다각화와 지배구조 개선에 주목하고 2020년 매일유업의 높은 성장을 점치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 애프앤가이드는 매일유업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4544억 원, 영업이익은 994억 원으로 전망한 것.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셀렉스의 분기 매출액이 중기적으로 100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고, 커피음료 시장 지배력이 확고해지고 있으며, 상하목장·아몬드브리즈 등의 온라인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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