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정우·신동빈 자사주 사들이는 내막

주가 급락의 계절…주식 사들이며 ‘무한책임’ 실천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3/27 [14:41]

정의선·최정우·신동빈 자사주 사들이는 내막

주가 급락의 계절…주식 사들이며 ‘무한책임’ 실천

송경 기자 | 입력 : 2020/03/27 [14:41]

“우리 회사 믿어주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전선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자 기업마다 자사주 매입, 급여 반납 등 앞다투어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식시장이 연일 폭락세를 이어가자 현대자동차·포스코·롯데지주 등 주요 기업 경영진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대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진의 주식 매입은 책임경영 강화와 주가 하락 방어, 승계 관련 지분 확보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주주들에게 책임경영 의지를 피력하는 동시에 기업의 기초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냄으로써 주가를 부양하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280억 규모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식 매입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임원들 회사 주식 사들이며 주가 방어
신동빈 4만7400주, 황각규 300주 롯데지주 매입 행렬 동참

 

▲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얼마전 약 280억 원 규모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3월24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6만5464주를 6만8567원에, 현대모비스 3만3826주를 13만2825원에 각각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총액은 약 90억 원 규모다.


정 수석부회장은 공시 하루 전인 3월23일 현대차 주식 13만9000주를 6만8435원에, 현대모비스 7만2552주를 13만789원에 각각 매입했다. 매입총액은 약190억 원 규모로, 이틀간 28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5년 만에 처음으로, 현대차그룹 측은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주식매입은 코로나19로 인해 주가가 큰 폭의 하락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 경영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는 최근 6만 원대와 12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한 달여 전인 2월 17일엔 종가 기준 각각 13만5500원, 23만9000원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주주가치 극대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비록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기업 총수로서 책임을 지고 대규모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경영진과 임원진도 자사주를 매입에 참여했다. 3월23일 서보신 현대차 생산품질담당 사장과 정주용 감사팀 상무가 자사주를 사들인 것이다. 특히 서보신 사장과 이원희 사장은 이번 주식 매입에 각각 3억 원과 1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3월13일 2명, 3월18일 70명 등 총 72명의 임원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금융·주식 시장의 불안정 상황에서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활동”이라며 “현대차·현대모비스 임원진의 위기 극복을 위한 자발적 주식 매입과 함께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 경영진의 이번 활동이 미래 기업가치 향상 및 주주 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임원들도 회사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 방어와 책임경영 실천에 나섰다.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포스코ICT, 포스코강판, 포스코엠텍 등 5개 상장사의 임원이 코로나19 등 대내외적인 여건 악화로 주가 약세가 지속되자 자발적인 회사 주식 매입에 나서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3월24일 금융감독원 공시와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 최정우 회장을 포함한 임원 51명이 3월23일까지 총 26억 원 규모 1만6000주의 주식을 매입했으며, 상장 5개사의 포스코그룹 임원 89명도 포스코인터내셔널 7만4000주, 포스코케미칼 1만5000주 등 각자 소속된 회사의 주식 총 21억 원 어치를 매입하는 등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 표명을 위해 그룹내 임원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확산되고 있다.


포스코그룹 임원의 회사 주식 매입은 전 세계적으로 주식 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회사 주식이 과도한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전달함과 동시에, 회사 주가 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회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포스코 그룹사 전 임원의 회사 주식 매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 임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와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 최정우 회장을 포함한 임원 51명이 3월23일까지 총 26억 원 규모 1만 6000주의 주식을 매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포스코ICT, 포스코강판, 포스코엠텍 등 상장 5개사의 포스코그룹 임원 89명도 포스코인터내셔널 7만4000주, 포스코케미칼 1만5000주 등 각자 소속된 회사의 주식 총 21억 원 어치를 매입했다.


롯데그룹 경영진도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0일 롯데지주 주식 4만7400주를 매입했다. 종가 기준 약 10억1400만 원 규모로 지난해 신 회장 연봉의 절반 수준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역시 회사 주식 300주, 약 640만 원어치를 사들였으며 황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지주 임원 29명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대주주 책임경영을 강화할 뿐 아니라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지주사 전체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 주가는 3월24일 종가 기준 2만2500원이다.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1월20일 4만2800원에 장을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떨어졌다.

 

▲ 구자열 LS그룹 회장. 


LS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자열 회장 친인척도 LS지주회사 주식을 최근 열흘 사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구 회장의 아들인 구동휘 전무가 1만6500주, 구 회장의 사촌동생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2만5000주가량 매입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도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한국타이어는 3월24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권 보호를 위해 향후 6개월간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한국타이어도 자사주 매입 배경에 대해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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