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피해 호젓한 봄 맞이 여행

구미 금오산 벚꽃길 꽃눈 흩날려 ‘4월의 크리스마스’

정리/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3/27 [11:57]

사람 피해 호젓한 봄 맞이 여행

구미 금오산 벚꽃길 꽃눈 흩날려 ‘4월의 크리스마스’

정리/김수정 기자 | 입력 : 2020/03/27 [11:57]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코로나19)이 전 세계를 집어삼킬 태세다. 우리나라는 확진자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경계심을 풀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인파가 북적이는 곳을 피하려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과 일터만 오가며 웅크린 채 살아가고 있다. 그 여파로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어 경제가 죽어가고 있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대신 집에 콕 갇혀 지내느라 몸이 뒤틀릴 지경이다. 그러나 엄마 아빠가 회사에 가지 않는 주말에도 외출 금지령은 계속된다. 두 달 넘게 외출조차 마음놓고 하지 못해 대한민국은 지금 집단 우울증을 앓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무기력한 생활만 계속할 것인가?

 

이번 주말에는 사람 많은 곳에는 가지 않더라도 한적한 야외로 나가 봄꽃들을 보며 ‘코로나19’ 공포를 잠시 잊자. 시절이 하수상해도 계절은 완연한 봄으로 접어들었다. 벚꽃 명소는 피하더라도 호젓한 벚꽃길을 거닐며 봄날의 여유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 다만 꽃구경을 할 때 마스크를 챙겨 쓰는 건 잊지 말자!

 


 

바람 불면 온통 꽃눈…머리에도 내려앉고, 길가에도 ‘수북이’
금오산 초입~금오지 이어지는 길 환상의 벚꽃 드라이브 코스

 

바람 불어도 4월이다. 바야흐로 완연한 봄이다. 화사한 4월의 주연은 단연 벚꽃이다. 경상권에서는 진해·경주·하동 등이 벚꽃의 대세를 이루지만 숨겨진 벚꽃 명소도 있다.

 

경북 구미 금오산 벚꽃길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더분한 매력을 간직한 곳이다. 산길 초입까지는 한적한 벚꽃 드라이브 코스가 이어지고 저수지 주변에서는 사색을 돕는 산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일상의 삶에서 멀지 않아 더욱 마음이 끌린다.

 

▲ 금오산 벚꽃 드라이브길. 


산이라고 해도 금오산은 삶에서 그리 동떨어진 곳이 아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10~20분이면 닿고, 이곳 청춘들이 바람 한번 훌쩍 쐬러 손쉽게 방문하는 곳이다. 구미시청에서도 뒷길로 걸어 산책 삼아 다녀올 수 있는 친근한 거리다.


그 초입에 4월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벚꽃의 매력은 이런 데 있다. 매화처럼 깊은 마을을 찾아가거나, 철쭉처럼 산등성이를 오르지 않아도 수월하게 가로수변에서 만날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들이 유독 벚꽃 피는 시기에 귀를 쫑긋 세우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우리는 경주·진해 안 갑니더. 봄이면 시내 전체가 벚꽃 천지라예."


구미에 사는 주민의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구미 시내에서 시작된 벚꽃은 저수지인 금오지를 지나 금오산 등산로 초입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바람이라도 불면 온통 꽃눈이 내린다. 머리에도 내려앉고, 차창 위에도 곤두박질치고, 길가에도 꽃잎이 수북이 쌓인다.

 

▲ 흐드러지게 핀 벚꽃. 


4월 초순 구미시내에 벚꽃이 만개했다면 저수지 주변 벚나무들은 중순까지 흰 꽃 세상을 만들어낸다. 4월이 되면 금오산 초입 각산사거리에서 구미도서관을 지나 금오지까지 이어지는 길이 환상의 벚꽃 드라이브 코스로 변신한다.


전국에 벚꽃 명소들이 즐비하지만 벚꽃길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어서 대부분 상춘객들이 이미 길을 장악해 엉금엉금 다니기 일쑤다. 이곳에서는 차창 위로 벚꽃잎이 하나둘 눈처럼 내리는 광경에 빠르게 몰입할 수 있다. 한적한 벚꽃길이 그래서 더욱 운치 있는 이유다.


벚꽃 나들이의 핵심은 감정이입이다. 이쯤 되면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을 틀어 볼륨을 올려도 좋고, 흰 꽃잎 흩날리는 ‘4월의 크리스마스’를 연상해도 좋다.


꽃눈 드라이브로 상승곡선을 탔다면 차는 금오산 초입 공영주차장에 세워두고 걸으며 벚꽃의 향연을 본격적으로 즐긴다. 금오산에서 내려오는 하천변으로 벚꽃과 함께 개나리가 만개해 있다. 보기에도 화려하고 마음도 들썩이는 색의 궁합이다.

 

▲ 금오지 정자와 벚꽃. 


벚꽃 감상 최적의 장소는 금오지 주변이다. 저수지 인근에 최근 산책로가 조성됐고 나무 데크도 잘 갖춰져 있다. 저수지를 바라보고 정자가 들어서 있어 단아한 벚꽃 명소의 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저수지 뒤편 자연환경연수원으로 향하는 길은 차량을 통제해 호젓하고 풍성한 벚꽃 나들이를 선사한다.

 

▲ 저수지변 나무 데크 산책로. 


구미 시내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제공한다는 커피자판기도 저수지 한편에 세워져 있다. 벚꽃 시즌이면 자판기 매상이 제법 쏠쏠하다며 이구동성으로 얘기하니 그 명성이 허풍은 아닌 듯하다. 꽃길을 드라이브하며 벚꽃이 들뜨게 다가섰다면 저수지 산책로에서는 마음이 하얗게 정화되는 착각에 빠진다. 저수지 벚꽃길을 산책하는 데는 한두 시간이면 넉넉하다.


금오산 벚꽃길은 그리 번잡하지 않아서 더욱 좋다. 전국 단위로 소문을 내는 축제가 열리는 것도 아니다. 벚꽃길 초입에는 구미의 청춘 남녀들이 데이트를 위해 즐겨 찾는 식당과 카페들이 곳곳에 자리했다. 배를 두둑이 채운 뒤 차 한잔 마시고 꽃구경에 심취하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평일 오전이면 더욱 한갓지다.


구미의 상징인 금오산에는 둘러볼 명소들이 가득하다. 야은 길재 선생의 충절을 기리는 채미정을 지나면 금오산 등산로의 첫 번째 코스인 금오산성터가 나온다. 도선선사가 도를 깨친 도선굴과 27미터 높이를 자랑하는 대해폭포 등도 등산로 중턱에 나란히 자리했다.

 

고려시대 보물인 마애보살입상은 정상 아래 자연 암벽에 조각돼 있다. 금오산 정상 아래 약사암에 오르면 구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구미에서는 눌지왕의 전설이 서린 도리사, 박정희 대통령 생가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다.

 

<글·사진/서영진(여행작가)>
<콘텐츠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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