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 ‘신문기자’ 심은경 연기 어땠기에?

진실 좇는 사회부 기자 역 “심은경이란 배우가 ‘딱’”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0/03/13 [15:35]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 ‘신문기자’ 심은경 연기 어땠기에?

진실 좇는 사회부 기자 역 “심은경이란 배우가 ‘딱’”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0/03/13 [15:35]

심은경 수상 소감 “아직 실감 나지 않아 마음 다스리는 중”
미치히토 감독 “적극적 연기 의견 개진…그런 배우 많지 않아”

 

▲ 심은경은 한국 배우 최초로 일본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직후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 마음을 다스리는 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배우 심은경이 일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심은경은 한국 배우 최초로 일본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직후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 마음을 다스리는 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심은경은 3월9일 소속사 매니지먼트AND를 통해 “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그저 감사하고 제게 주어진 작품들을 열심히 해 나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적을 떠나 모든 작품들이 많은 스태프와 제작진 여러분의 노고와 도전으로 만들어지지만 <신문기자>라는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 많은 분들의 노고와 응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심은경은 또한 “앞으로도 작품 하나하나에 정성과 진심을 담아 매 작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기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은경은 3월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신문기자>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심은경은 눈물을 쏟으며 “수상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 아카데미상은 미국 아카데미의 정식허락을 받아 일본 아카데미상 협회가 발족한 시상식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개봉했던 <신문기자>가 이날 시상식에서 3관왕을 거머쥐는 개가를 올리면서 국내 관객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이 영화 수입·배급사 더쿱은 “<신문기자>가 CGV에서 단독 재개봉을 확정했다”며 “3월11일부터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고 3월9일 전했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신문기자>는 대학 신설과 관련된 정치 비리를 파헤치는 기자와 이상에 불타 공무원의 길을 선택한 엘리트 관료의 갈등을 그린 영화다.


심은경은 이 영화에서 신문기자 요시오카 에리카 역으로 출연했고, 일본 인기배우 마츠자카 토리는 엘리트 관료 스기하라 역을 맡았다. 지난해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국가와 저널리즘의 이면을 날카롭게 비판했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 속 스캔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연루된 사학 스캔들과 닮아 일본 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본 개봉 당시 반정권 소재로 많은 제약이 있었음에도 꾸준히 관객 수가 증가해 개봉 2주 차 박스오피스 8위를 기록했다. 


이 영화 국내 재개봉을 계기로 지난해 10월15일 한국 개봉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등이 털어놓은 제작 비하인드를 다시 소개한다.


“수년 동안 (이 영화에 대해) 정권이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압력이 존재했다. 이러한 영화를 만들면 안 되고, 출연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압력이 있었고, 그 압력 아래서 만들게 됐다.”


카와무라 미츠노부 프로듀서는 2019년 10월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신문기자> 기자간담회에서 제작 당시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현재 일본은 미디어가 정권에 맞서고 (팩트를) 체크하는 것이 매우 약해진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최근 3~4년 동안 일어난 큰 정치 사건 몇 개가 정치권력을 뒤집을 사건임에도 아직도 미해결 상태로 있다. 미디어가 약해진 상태에서 만들게 됐는데, 이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가 하면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프로듀서가 말한 대로 일본에서는 이러한 정치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영화도 일본에서도 만들어졌으면 했다. 지금은 가짜뉴스도 많고 진실된 정보가 어떤 것인지 명료하지 않은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영화 속 중요한 메시지는 ‘어떤 일에 대해 개인이 정부가 옳은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도록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신문기자>는 도쿄신문 사회부 기자 모치즈키 이소코의 동명 저서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이 저서는 정부 권력의 거대한 힘 앞에서 기자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고 성장하는 과정과 아베 정권과의 대립을 담았다.


이소코 기자는 책속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민주주의를 짓밟는 국가의 불합리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하는 관료들과 미디어, 사회 분위기에 불편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지금 시대에 필요한 올바른 미디어와 저널리즘의 자세가 무엇인지 강조했다.


이소코 기자는 “보도의 자유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누구도 묻지 않는다면 내가 물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가와 미디어의 잘못된 유착 관계에 대해 신문이 미처 다 전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영화를 통해서라도 더 넓은 층에게 전달하고 싶다”며 자신의 책이 영화로 제작되는 것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신문기자>는 지금의 우리가 가져야 할 긍지에 대한 영화”라고 이 작품을 평가했다. 일본 언론 역시 “시대를 비추는 거울“(아사히 신문),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을 담은 영화”(에이가닷컴), “존재 자체로 의미 있는 영화”(재팬 타임즈) 등 에둘러서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심은경은 일본의 가짜 뉴스부터 댓글 조작까지, 국가가 감추려는 진실을 집요하게 쫓는 사회부 기자로 열연을 펼쳤다.


카와무라 미츠노부 프로듀서는 “이 영화를 기획했을 때 일본 여배우들에게 출연 제의를 하지 않았다. 나는 심은경이라는 배우가 이 역할에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 지적이고, 정체성도 확실했다. 그래서 이 역할에 알맞다고 생각했다. 많은 소문이 있는데 일본 여배우들이 거절했기에 심은경을 내세웠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역시 “심은경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고, 일본어라는 ‘허들’이 있었음에도 훌륭하게 넘었다. 악몽을 꾸고 일어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눈물로, 꿈과 현실을 이어서 표현하고 싶다는 건 심은경의 의견이었다. 일본에서 그런 식으로 연기에 대해 제안하고 해낼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심은경을 추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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