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1+1 행사…값 안 내린 채 ‘꼼수만’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2/21 [15:16]

대형마트 1+1 행사…값 안 내린 채 ‘꼼수만’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0/02/21 [15:16]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이마트 9개 행사품목 중 2개 가격 그대로…인하 10% 미만 ‘시늉’
롯데마트 11개 행사품목 중 2개 가격변동 없어…3.7% 찔끔 인하
홈플러스는 행사 대상 15개 중 4개 가격변동 없고…10% 미만 4개

 

▲ 한국소비자연맹 조사결과 국내 대형마트 3사의 할인행사가 ‘못 믿을 행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이마트가 올해 1월1일 하루를 ‘초탄일’로 정하고 쇼핑 이벤트를 벌인 장면. 

 

국내 대형마트 3사의 할인행사가 ‘못 믿을 행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대형마트들은 툭하면 ‘1+1’을 내건 채 가공식품 할인행사를 벌인다. 소비자들은 좀더 싼 값에 구입하기 위해 할인행사 때 ‘1+1’ 물건을 구입한다. 그러나 한 소비자 단체 조사결과 소비자들의 인식과는 달리 ‘할인행사’가 ‘가격할인’을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이 할인판매에 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83.1%의 소비자는 제품 구입 시 해당 품목의 할인 여부를 크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들이 이 같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실제로는 가격을 내리지 않은 채 싸게 파는 것처럼 ‘꼼수’를 써온 것으로 밝혀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설·추석·연말 등 수요가 많은 시기에 각종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소비자를 유인한다. 행사의 형태나 내용은 점차 다양화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할인된 가격인지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마트들은 ‘할인’이라고 명시하지 않아도 ‘행사상품’ ‘가격행사’ ‘특별상품’ 등의 문구를 쓰는데 이런 경우 소비자들은 평소와 다른 가격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것.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연맹이 행사 대상 품목의 경우 가격이 할인된 것인지 조사했다. 그 결과 이미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경우 8회차 조사기간 동안 할인 또는 행사가 진행된 제품이라 하더라도 가격변동이 없거나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할인으로 인한 가격인하 체감을 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단체가 지난해 8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총 8번에 걸쳐 조사한 결과 할인행사 또는 유사한 명칭을 붙인 행사는 평균 10회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1개 품목 중 1회 이상 행사 대상이 되었던 품목은 이마트 9개, 롯데마트 11개, 홈플러스 15개였다.


대형마트 3사별로 행사가 있었던 품목들의 가격변동 내역에 대해서도 체크했다.


먼저 이마트의 경우 6개월간 할인 또는 행사대상 9개 중 2개 품목은 가격변동이 없었다. 또한 가격변동 차이가 10% 미만인 경우는 2개 품목, 30% 미만은 4개 품목이었으나 할인이나 행사 대상이 아니었던 품목의 가격변동 폭이 오히려 크게 나타나기도 했다. 행사 대상이 아니었던 12개 중 7개 품목은 가격변동이 없었으나, 4개 품목은 최고가격과 최저가격이 30% 이상 차이가 났다.


롯데마트는 행사했던 21개 품목 중 할인 또는 행사 대상은 11개 품목으로 이 가운데 2개 품목은 가격변동이 없었으나, 9개 품목은 최저 3.7%에서 최고 103.4%까지 가격 변동이 있었다. 반면 행사대상이 아니었던 품목 10개 중 7개 품목은 가격변동이 없었고, 3개 품목은 20% 이하의 가격차이를 보였다.


홈플러스는 행사 대상 15개 중 4개 품목은 가격변동이 없었고 10% 미만이 4개 품목이었다.


또한 21개 제품 중 대형마트 3사에서 공통적으로 최소 한 번 이상 할인 또는 행사 대상이었던 품목은 5개였는데 풀무원 얇은피 꽉 찬 속 만두를 제외하고 4개 품목은 3사간 최저가(행사가격)에 차이가 거의 없어, 평상시에도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할인행사 전후 제품의 판매가격이 동일하거나 할인행사 등으로 가격이 소폭 변동되기는 했지만 일정범위 내에서 가격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이 같은 조사결과로 미뤄 볼 때, 가공식품에 한정된 것이나 할인이나 행사여부가 반드시 가격인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가격변동이 없음에도 할인 또는 할인 유사 표시를 하는 경우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필요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단체의 소비자 인식도 조사 결과 잦은 할인행사나 과장된 할인율 표시 등으로 인해‘할인·행사’에 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실제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할인 전 가격에 대해 신뢰한다는 의견은 51%이었고 할인율이나 할인 전 가격이 표시되지 않은 할인에 대한 신뢰도는 각각 40%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CJ제일제당의 스팸 200g 6개 세트는 대형마트 3사에서 8회 차 조사기간 모두 1만4980원에 판매되었는데,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한 번을 제외한 일곱 번의 조사에서 가격표에 ‘가격할인’ 표시와 할인 전 가격을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가 가격 인하로 판단할 우려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가 하면 홈플러스 합정점의 경우 추석 전단지에 ‘추석의특권’으로 표시했으나 2019년 9월7일과 12월21일 가격표시 라벨에는 ‘행사상품’으로 표시하여 판매했다. 또한 이마트 용산점은 2019년 12월21일 가격표시 라벨에 ‘행사상품’ ‘행사기간’을 명시한 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풀무원 얇은 피 꽉 찬 속 만두의 경우 대형마트 3사에서 8회 모두 판매되었는데 이마트는 8회 중 1회만 가격을 내렸으나 8회 차 중 5회 차를 ‘행사상품’으로 표시했다. 롯데마트 또한 동일제품을 1회만 인하했으나 8회 차 중 6회 차를 ‘특별상품’으로 표시하여 판매했고, 홈플러스는 가격인하 없이 8회 차 중 4회 차를 ‘행사상품’으로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연맹은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혜택이 없는 할인행사나 할인 유사표현에 대한 적절한 검토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높거나 관련 기준이 모호한 1+1 행사와 같은 판매행태에 대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는 “제품 선택과 구입 시 표시된 가격이나 중량, 단위가격 등을 고려한 합리적 소비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게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실명인증 후 등록하셔야 합니다.
실명확인 된 게시물은 실명인증확인 여부가 표시되며, 실명확인 되지 않은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게시물은 선관위의 요청 또는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본 실명확인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2020.04.02~2020.04.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
  • 실명인증
  • ※ 일반 의견은 실명인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광고
광고
광고
포토뉴스
4월 첫째주 주간현대 1137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