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검찰 상갓집 충돌 우려 왜?

국무회의 모두발언 "검찰개혁 제도화 마무리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 확보" 거듭 강조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0/01/21 [15:23]

문재인 대통령, 검찰 상갓집 충돌 우려 왜?

국무회의 모두발언 "검찰개혁 제도화 마무리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 확보" 거듭 강조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0/01/21 [15:23]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검찰 개혁 제도화 마무리 과정에서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거듭 강조한 것은 최근 표면화한 검찰 고위간부 간 '상갓집 충돌' 사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수사 방향성을 두고 검찰 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검찰 개혁의 진정성이 의심받자,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대한 정부의 노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오해의 시선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검찰 개혁 제도화에 대한 그동안의 정부 노력 과정을 평가하고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큰 틀 속에서의 의미와 향후 추진 과제 등을 폭넓게 제시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법안의 국회 통과로 검찰 개혁을 위한 입법화가 마무리 중인만큼 후속 과제인 경찰 개혁의 제도화를 통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권력기관 개혁의 당초 취지를 살려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가 국회의 시간이었다면 정부로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공수처 설립과 검경 수사권 조정의 시행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두 가지 모두 시간이 많지 않다. 시행에 차질이 없어야 할 뿐 아니라 준비 과정에서부터 객관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세부적인 사항을 조정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검찰과 경찰이 충분히 소통하고 사법부의 의견까지 참고할 수 있도록 준비 체계를 잘 갖춰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했던 검찰 개혁 관련 입법화의 후속 조치 과정에서도 지금껏 여러 차례 강조해 왔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개혁의 출발선이라 할 수 있는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다면 개혁 추진의 진정성이 뿌리부터 의심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인식이 담겨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한 유례를 찾기 힘든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에도 문제 삼지 않은 것은 검찰 내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게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인식이다.

 

법으로 강제하기 힘든 검찰 내부의 조직문화 개선, 잘못된 수사 관행까지 바로 잡기 위해서는 검찰 스스로의 자발적인 개혁 작업 참여가 불가피한데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줘야 이러한 검찰 내부로부터의 개혁 동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과 달리 최근 검찰 간부 사이의 이른바 '상갓집 충돌'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검찰 내부적으로 개혁에 대한 저항과 정부의 개혁 작업을 향한 반감이 공개 표출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양석조(47·29)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한 장례식장에서 "조 전 장관이 왜 무혐의냐"라며 자신의 직속 상관인 심재철(51·27)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에게 불만의 뜻을 나타냈다.

 

조 전 장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는 심 부장의 간부회의 발언을 공개석상에서 문제 삼은 것이다.

 

여권에서는 양 선임연구관의 이러한 태도는 심 부장 등을 비롯한 최근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인사는 조 전 장관을 지키기 위한 정권 차원의 '검찰 길들이기'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고 '공개 항명'을 통한 조직적 반발로 규정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상갓집 충돌' 사건을 "1986년 발생한 '국방위원회 회식 사건'과 매우 닮은 꼴"이라며 "검찰개혁과 대통령 인사권에 정면 도전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실상의 항명"이라고 비판했다.

 

국방위 회식 사건은 '하나회' 소속 육군 수뇌부가 여야 국회의원 10여 명을 저녁 식사 자리에서 폭행한 사건을 말한다. 검찰의 인사 반발 때에 이어 다시 한 번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 측근들을 하나회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도 이례적으로 추미애 장관 명의로 된 입장문을 내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추 장관은 "장삼이사(張三李四)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법무·검찰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장관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법무부는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의 잘못된 조직 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검찰 개혁에 대한 변함없는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또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은 견제와 균형을 통한 권력남용의 통제"라며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에 따라 커지는 경찰 권한도 민주적으로 분산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검찰의 반발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개혁에 대한 국회 입법을 통한 제도화 작업이 마무리 과정에 접어든 만큼 상대적으로 힘이 실린 경찰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입법화를 추진할 때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도입과 국가수사본부 설치는 한 묶음"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문 대통령은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국가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을 분리하면서 지자체의 자치분권을 확대하는 방안이 함께 추진됐던 것인데 법안 처리 과정에서 분리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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