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전문 기업 대림산업 ‘고무장갑’ 회사 쇼핑 왜?

‘수술장갑 1위’ 기업 품고 석유화학 사업 확장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11/15 [13:14]

건설전문 기업 대림산업 ‘고무장갑’ 회사 쇼핑 왜?

‘수술장갑 1위’ 기업 품고 석유화학 사업 확장

송경 기자 | 입력 : 2019/11/15 [13:14]

6148억 들여 미국 화학기업 ‘카리플렉스’ 인수해 신성장동력 육성
건설사업 넘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사업 다각화 적극적으로 추진

 

▲ 건설 전문기업 대림산업이 수술장갑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리는 미국 기업 사냥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건설 전문기업 대림산업이 수술장갑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리는 미국 기업 사냥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대림산업이 해외 경영권 인수를 통해 주력인 건설사업이 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의 첫 해외 기업 사냥감은 세계 수술용 합성고무장갑 시장 1위 업체인 미국 크레이턴사의 ‘카리플렉스’ 사업부다.


대림산업은 지난 10월30일 이사회를 열고 5억3000만 달러(약 6148억 원)에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를 의결하고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는 지난 1월10일로 창립 80주년을 넘어선 대림산업이 해외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첫 사례다.


대림산업 측은 이르면 2020년 1분기(1~3월)에 인수 작업이 최종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작업이 끝나면 브라질 생산 공장과 원천기술, 판매 인력과 영업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의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대림산업의 미래전략과 맞닿아 있다.


대림산업은 현재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석유화학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카리플렉스 사업부는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한다. 카리플렉스는 세계 70여 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 회사가 만든 라텍스는 전 세계 수술용 합성고무장갑 시장 1위로 꼽힌다. 특히 매출의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래 수술용 고무장갑은 천연고무로 만들었지만 천연고무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합성고무장갑 사용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따라서 김상우 대림산업 부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와 더불어 국내에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 생산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


대림산업 측도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 시장은 매년 8%대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며 “의료용 제품은 차별된 기술력이 필요하고 경기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림산업이 대규모 석유화학 업체 M&A 사실을 공개하자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주력 사업이 건설업이지만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이 석유화학사업에 진출한 것은 1979년 호남에틸렌을 인수하면서부터다. 한화케미칼과 1999년 합작해 만든 여천NCC를 비롯해 석유화학 사업을 하는 자회사도 보유하고 있다. 또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는 세계 3개사만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고반응성 폴리부텐(PB)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대림산업은 건설사업을 넘어 석유화학 부문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유화학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각화를 성장동력으로 삼아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실제 석유화학 사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8569억원, 영업이익은 6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22.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로 1.5%p 하락했다.


그렇다면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는 대림산업의 ‘효자’ 노릇을 해줄 수 있을까?


투자분석 전문가들은 석유화학 사업 실적은 기대치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대림산업의 유화사업이 새로 인수할 사업보다 EBITDA가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믹스가 되면 (반영되는 성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카리플렉스 인수 등 화학부문의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수주의 중장기 전망이 밝지 않고 주택에 치우쳐져 있다는 점은 아쉽다”며 “유화사업 전략과 같은 과감함과 디테일이 건설사업에서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5354억 규모 유화공장 수주


한편 대림산업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회사인 현대케미칼에서 발주한 중질유 복합석유화학공장(HPC·Heavy-feed Petrochemical Complex)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고 11월6일 밝혔다.


총 수주금액은 5354억 원으로, 대림산업은 설계, 기자재 조달·시공 관리까지 담당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현대케미칼은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 현대오일뱅크 공장 내 약 50만㎡ 부지에 석유화학 제품 생산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공장이 완성되면 원유의 찌꺼기인 중질유를 주원료로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3개의 패키지로 나눠 발주됐다. 대림산업이 짓는 생산시설은 연산 25만t 규모의 폴리프로필렌(PP)과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및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을 각각 연간 3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 5월 설계에 돌입했으며 오는 2021년 6월 준공할 예정이다.


폴리프로필렌은 내열·내약품성이 우수해 주로 약품용 용기나 자동차 전기·전자 부품용으로 사용된다.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가공성과 투명성이 뛰어나 포장용 봉투나 랩에 주로 쓰인다.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각종 용기나 전선과 같은 절연 재료로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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