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머니’ 히어로 조진웅

“론스타 진실 알고 나자 눈 뜨고 코 베인 것 같았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11/15 [12:05]

‘블랙머니’ 히어로 조진웅

“론스타 진실 알고 나자 눈 뜨고 코 베인 것 같았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11/15 [12:05]

‘희대의 먹튀’ 론스타 사건 파헤치는 양민혁 검사 역 맡아 열연
“바둑도 오고, 82년 개띠도 있고, 엘사도 온다…많이 도와달라”

 

▲ 조진웅은 ‘블랙머니’에서 사건 앞에서는 위아래도 없고, 수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는 서울지검의 ‘막프로’ 검사 양민혁 역을 맡았다.    

 

“철저하게 ‘그쪽’으로 치우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멜로도 있고 코미디도 있고 에로도 있고, 이런 영화가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나는 (정치적인)색깔을 가지고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11월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조진웅은 영화 <블랙머니>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이런 영화를 찍는 게 겁이 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뒤로 갈 데가 없다. 조진웅이라는 악기를 통해서 이 메시지가 잘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색깔론적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염려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었지만, <블랙머니>에 대한 그의 신념은 확고했다.


“못 먹는 감 찔러 본다는 식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며 사회 참여적인 영화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이다. 계속 건드리면 홈은 파지지 않을까. 어떤 감독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데 광속을 견딜 수 있는 계란을 개발하면 광속으로 바위를 뚫을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런 말을 하고, 시도를 하는 것 자체로도 견고한 권력에 흠집은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부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가야 한다.  ‘너희들이 아무리 그런다 한들 이렇게 고발하는 사람은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계속 한다’는 식이어야 한다.”


그는 이번 영화에 대해 “사회적인 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겠다”면서 “민노총, 촛불집회 등 쟁의가 계속 있다. (영화가 다루는 주제가) 많은 사람들이 토론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나는 영화를 통해 (해당 사건을) 인식시키는 화자의 역할을 했다. 아무런 목적 없이 이런 걸 찍을 수는 없다. 누가 그러더라. 조진웅은 그런 영화만 찍는다고. 내가 성질이 아주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조진웅은 이번 영화에서 사건 앞에서는 위아래도 없고, 수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는 서울지검의 ‘막프로’ 검사 양민혁 역을 맡아 문제적 검사로 이름을 날린다. 그러던 어느 날 양민혁 검사는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한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내막을 파헤치던 찰나 피의자가 대한은행 헐값 매각사건의 주요 증인임을 알게 된다.


근거는 의문의 팩스 5장. 자산가치 70조 원의 은행이 1조7000억 원에 넘어간 희대의 금융 사건을 마주한 양 검사는 금융감독원, 대형 로펌, 해외 펀드 회사가 뒤엉킨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를 맞닥뜨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희대의 먹튀’ 론스타 사건이 배경이다.


영화에서 소재가 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됐다. 당시 “해외 사모펀드가 헐값에 국내 대형 은행을 삼켰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론스타는 2012년 1월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팔고 한국을 떠났다.


영화를 촬영하기 전 조진웅 또한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론스타 사건이 일어날 당시 내가 먹고 살기 바빴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 세금이 이렇게 나갈 정도의 큰 일이라는 인식은 하지 못했다. 사건의 내막을 알고 나니 눈 뜨고 코 베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모두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다. 우리가 얼마나 잘난 사람들인데…. 국민들을 우롱했다는 게 화가 난다.”


론스타는 같은 해 11월 ISDS(투자자 국가 분쟁 해결제도) 소송을 제기하면서 한국 정부의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과세와 매각 시점 지연, 가격 인하 압박 등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론스타가 제기한 ISD의 소송액은 46억79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조 원이 넘는다. 소송 결과는 올 하반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조진웅은 “국민 한 사람당 짊어져야 할 몫이 18만 원 정도 된다. 그 돈이면 불우한 이웃을 돕는 게 낮지 않은가. 5조8000억 원이면 훨씬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돈이다.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도울 수 있는 돈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정지영 감독에 대해서는 ‘영원한 청년 감독’ ‘완성형 감독’ ‘등대’라고 표현했다.


“정지영 감독님은 완성형 감독인 것 같다. 감독님은 아쉬운 신을 딱 짚어내고 나와 상의하고 개선해서 다시 찍고는 했다. 사고가 굉장히 캐주얼하다. 많은 감독과 영화작업을 해봤지만 정 감독님과 촬영을 함께할 때마다 완성형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은 등대같다. 작품에 대한 확실한 지향점을 갖고 있고, 많은 사람들과 교감을 하는 데 불편해하지 않는다. 그게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연세가 있는 감독님이지만, 배우들이 동료로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조진웅은 극 중에서 이하늬뿐만 아니라 허성태와도 ‘티키타카’하며 찰떡 호흡을 선보인다.


그는 허성태를 ‘미스터리하고, 재미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성태는 호흡이 너무 좋다. 미스터리한 애들이 몇 명 있다. 최귀화나 허성태는 나보다 후배다. 그런데 나한테 선배님이라고 할 때는 징그럽다. 일상에서 성태는 엄청 사랑쟁이다. 와이프와 엄청 알콩달콩하며 지낸다. 술 마실 때 보면 엄청 귀엽다. 장면을 쉽게 하는 친구가 아니다. 매 신을 한땀한땀 연기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친구다. 재미난 친구다.”


한편,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만큼 다작 배우로 유명한 그도 현장이 두려울 때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영화를 찍은 작업을 ‘전학의 공포’에 비유했다.


“나는 부산에서 살다 서울로 전학을 왔고, 서울에서도 여러 번 전학을 다녔다. 전학의 공포라는 게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친해지는 게 쉽지가 않다. 그것에 대한 공포가 있다. 영화 작업이 그렇다. 현장에 가면 이 사람들끼리는 오래 해서 다 안다. 그런데 나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다. 이들과 친숙해질 때쯤이면 영화가 끝난다. 그래서 나는 연극도 부산에서 활동하는 나의 동지들과 함께하고 싶다. 물론 지금은 서울에도 협연을 한 배우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불편한 건 없다. 매니저가 필요없을 정도로 현장에 가면 다 아는 애들이다.”


조진웅은 <블랙머니>가 금융범죄 실화극, 대중성 없는 경제 문제를 다룬 작품이지만 “오락영화로서도 충분히 재밌다”고 강조했다.


그는 “딱 (관객이) 보기 싫은 영화다. 그런데 실은 극장 안에서 봤을 때 오락성이 짙은 영화로서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국가부도의 날>은 관객이 350만 명 들었다. 우리 영화가 훨씬 재미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바둑(‘신의 한수: 귀수편)도 오고, 82년 개띠(82년생 김지영)도 있고, 엘사(겨울왕국2)도 온다. 12세 관람가다. 많이 도와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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