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당행위 제보…검찰 손에 쥐어주면 안된다"

이철희 의원, "권익위 쏟아지는 검찰 관련 고충민원 연간 1700건…검찰이 셀프 처리"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10/21 [11:53]

"검찰 부당행위 제보…검찰 손에 쥐어주면 안된다"

이철희 의원, "권익위 쏟아지는 검찰 관련 고충민원 연간 1700건…검찰이 셀프 처리"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10/21 [11:53]

권익위 옴부즈만, 군‧경도 적용받는데 검찰만 열외…검찰 성역화 언제까지?

고성‧반말, 합의 강요, 반협박 하소연할 데 없어 ‘검찰 옴부즈만’ 도입 시급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 때문에 발생한 고충민원을 검찰에 쥐어주는 건때린 사람에게 왜 때렸냐고 묻게 하는 격이라며 법무부와 검찰은 이제라도 특권의식을 내려놓고검찰 옴부즈만 제도의 도입을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소불위 검찰 권한을 견제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의 부당행위에 관한 제보가 매년 1700건이나 쏟아지고 있지만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한 채 검찰이 셀프 처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제기되는 검찰 관련 고충민원이 연간 1700여 건에 달하지만, 마땅한 조치 방법이 없어 대부분 검찰 손에 쥐어지고 있다는 것. 권익위 옴부즈만 대상에서 검찰만 제외됐기 때문인데, 관련 제도 개선은 법무부와 검찰의 반대로 매번 무산되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국정감사를 위해 권익위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이 의원이 1021일 밝힌 바에 따르면 권익위가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접수한 검찰 관련 고충민원은 6554건에 이른다는 것. 20161622, 20171911, 20181666건 등 연 평균 1733건의 검찰 관련 민원이 권익위에 제기됐다. 올해도 9월까지 1355건의 검찰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권익위가 실제 처리한 민원은 201613, 201751, 201814, 2019(~9) 6건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는 모두 요지 불명 또는 양측 합의로 자체 종결한 경우다. 이를 제외한 모든 민원은 검찰로 이송됐다. 검찰에서 억울한 일을 당해 권익위에 찾아갔지만, 권익위도 사실상 모든 민원을 검찰에 보낸 것이다.

 

권익위에서 검찰로 이송된 민원 내용을 보면 수사관이 합의를 강요하고 고성반말(2019.06) 사건 진행 상황 안내를 거부(2019.07) 협박조로 고발 취하를 강요(2018.02) 대질조사 시 편파적 발언 및 조서 날인 종용(2017.06) 등 수사 과정 상의 권익 침해 행위로, 객관적 조사가 필요한 경우가 다수다.

 

상황이 이런데도 검찰 관련 민원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것은 검찰의 특권의식 때문이다. ‘부패방지권익위법은 국민이 행정기관의 모든 활동에 대해 고충민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고, ‘부패방지권익위법 시행령은 권익위의 고충민원 조사처리 범위를 규정했다. 그런데 이 시행령 제17조는 군과 경찰 관련 민원까지 권익위가 조사처리하도록 했으면서, 검찰 관련 민원은 제외했다.

 

검찰을 제외한 나머지 행정기관들은 모두 권익위 옴부즈만 제도의 적용을 받고, 군과 경찰도 마찬가지다. 권익위는 고충민원이 접수되면 이를 직권조사하고, 시정권고의견표명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기관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시정권고의견표명은 강제력은 없으나, 그 이행 현황을 권익위가 지속 점검하고 필요 시 공표도 할 수 있다.

 

권익위는 2017검찰 민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찰 옴부즈만 도입을 정책과제로 선정했다. 그해 828일 대통령 업무 보고 후, 고충민원 처리 범위에 검찰의 처분수사를 포함하는 부패방지권익위법 시행령개정안을 113일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1116일 공문과 의견서를 통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면서 검찰 옴부즈만 도입은 무산됐다.

 

당시 개정안은 수사 결과내용 등 준사법 행위의 본질은 제외하고, 절차과정 상의 민원만 다룬다고 한정했으나, 법무부는 이마저 반대했다. 법무부는 검찰사무의 준사법적 특성을 고려해야 하고 형사법상 고유의 사법절차가 이미 마련됐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같은 수사기관인 경찰은 수사 내용절차를 구분해, 절차에 한해서는 2006년부터 옴부즈만 제도의 적용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이후에도 검찰 옴부즈만도입을 끈질기게 저지해 왔다. 20177월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을 담은 부패방지권익위법개정안이 발의됐고, 그해 12월 위원장 대안으로 정무위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201822일 해당 법안을 제2법안소위에 회부했는데, 827일 시작된 소위 심사에서 법무부 반대에 부딪혀 지금까지 계류 중이다.

 

이철희 의원은 검찰 때문에 발생한 고충민원을 검찰에 쥐어주는 건, 때린 사람에게 왜 때렸냐고 묻게 하는 격이라며 법무부와 검찰은 이제라도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검찰 옴부즈만 제도의 도입을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한 검찰 옴부즈만은 검찰 권력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장치로, 법률개정까지 갈 것도 없이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시행령을 개정해 즉시 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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