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개방형 혁신 가속화 막후

미래차 1등 위하여 2025년까지 41조 ‘베팅’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10/18 [14:06]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개방형 혁신 가속화 막후

미래차 1등 위하여 2025년까지 41조 ‘베팅’

송경 기자 | 입력 : 2019/10/18 [14:06]

현대자동차가 2024년 완전 자율주행 수준의 ‘레벨4’ 자율차 양산의 밑그림을 그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상생하는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생태계를 조성해가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0월15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 자동차 국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정 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선제대응 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총 41조 원을 투입해 다수의 국내 스타트업, 중소·중견 기업과 손을 잡고 다양한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가 보편화하도록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을 육성해 미래 자동차 일등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하고 현대차의 도전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의선 부회장 “자동차 제조사에서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
미래 모빌리티 협업 생태계 전략…국내 스타트업에 데이터 공개


중소·중견 기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수소버스 개발 기회
자율주행차, 2021년 ‘레벨3’ 2024년 ‘레벨4’ 수준으로 선보일 계획
미래 모빌리티 기술·전략 투자에 2025년까지 총 41조 투입 예정

 

▲ 10월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앞줄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을 한층 가속화한다.


국내 다수의 스타트업, 중소·중견 기업들과 손을 잡고 다양한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및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10월15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미래 모빌리티 협업 생태계 전략의 일환으로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의 개발자 포털인 ‘현대 디벨로퍼스(Hyundai Developers)’ 출범을 공식화했다.


이곳 기술연구소는 현대자동차 연구·개발(R&D)의 중심으로 세계 최초로 수소차가 탄생한 곳이자 현대자동차를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로 끌어올린 본산이다.

 

대통령·정 부회장 11번째 만남


지난 10월15일 오후 이곳 기술연구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 자동차 국가 비전 선포식’도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 현대자동차가 만든 수소차 넥쏘를 타고 나타난 문 대통령은 전기차와 수소차를 미래 먹을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고,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문 대통령의 미래차 비전을 환영했다.


지난 2월 스스로 “현대차 홍보 모델”이라고 밝혔던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현대차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고, 이날 정 수석부회장과 11번째 만남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미래차 산업의 비전과 3대 추진전략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미래차에서 세계 최초·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2030년까지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기차·수소차의 신차 판매 비중을 2030년 33%, 세계 1위 수준으로 늘리고 세계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며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친환경차 보급목표제를 시행하고 소형차량, 버스, 택시, 트럭 등 물류수단과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내수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율주행을 상용화하겠다”며 “그동안 자율주행 정책은 특정 구간에서만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운전자가 운행에 관여하는 ‘레벨3’이 중심이었지만, 주요 도로에서 운전자의 관여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하는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로 목표를 높였다. 목표 시기도 2030년에서 2027년, 3년 앞당겨 실현할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미래차 산업을 이끌어갈 혁신하고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미래차에 필요한 여러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자동차, 반도체, IT, 인공지능, 서비스 등 서로 다른 업종과 대·중소기업이 협력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만들어 우리 실력과 기술로 미래차 산업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선포식 후 미래차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현대차와 남양연구소 연구인력들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는 1997년부터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돌입해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면서 “현대차의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 100만 대 돌파는 이곳 연구원들의 공이 크므로 박수를 보낸다”고 언급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수출형 수소전기트럭 및 수소전기청소트럭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스타트업 마중물 역할


‘현대 디벨로퍼스’는 수백 만 대의 커넥티드카와 정비망을 통해 수집된 차량 제원, 상태, 운행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외부에 개방, 스타트업 등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맞춘 고객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신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한 차원이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는 차량 오픈 데이터 시장의 초기 붐 조성을 위해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대표 협력 스타트업 4곳과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


현대차와 MOU를 체결한 △팀와이퍼는 위치정보, 원격제어를 통한 출장 세차 서비스 △마카롱팩토리는 차량 데이터 입력이 자동화된 차계부 서비스 △오윈은 위치 정보를 활용한 음식 및 음료의 픽업(Pick-up) 서비스 △미스터픽은 차량 데이터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 평가 및 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차가 우진산전, 자일대우상용차, 에디슨모터스와 공동으로 체결한 버스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협력 업무협약(MOU)을 시작으로 국내 버스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공급하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해 국내 중소·중견 버스 제작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소전기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MECA(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로 요약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모빌리티 및 모빌리티 서비스도 전시 및 시연했다.


특히 △청정국가인 스위스로 수출하는 수소전기트럭 △정부 연구과제로 개발, 2020년부터 실증사업이 예정된 수소전기청소트럭 △올해 말 출시하는 포터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신차의 절반 수준인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내년부터는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1,600대를 순차적으로 수출하고,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박, 열차, 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한다.


오는 2021년부터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3 차량을 출시하고, 2024년에는 시내 도로주행이 가능한 레벨4 차량을 운송사업자부터 단계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앱티브사(社)와 국내에 연구소를 설립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 기술 인력도 육성할 방침이다.


이미 상용화 하고 있는 스마트폰 제어, 음성인식, AI(인공지능) 서비스 등 커넥티비티 기술도 고도화해 차량을 초 연결 시대의 중심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 및 전략 투자에 오는 2025년까지 총 41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가까운 미래에 고객들은 도로 위 자동차를 넘어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로봇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 출범하는 오픈 플랫폼 포털을 통해 스타트업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상생하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며, 우리는 이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으로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데이터 오픈 플랫폼 공개


현대차그룹이 이날 공개한 ‘현대 디벨로퍼스(Hyundai Developers)’는 현대차 고객과 스타트업을 비롯한 제3의 서비스 업체를 연결하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차량 오픈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대 고객 서비스 및 상품 개발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스타트업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 가입자 중 현대 커넥티드카 고객은 기존 현대차 계정 연동만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와 MOU를 체결한 팀와이퍼, 마카롱팩토리, 오윈, 미스터픽 등 4개 업체 이외에 △캐롯 손해보험이 주행 거리에 맞춰 산정되는 자동차 보험 서비스 △현대해상 손해보험이 안전 운전 습관을 반영한 자동차 보험 서비스 제공을 추진하는 등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보험 시장의 혁신도 준비되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자동차, 제네시스도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확대 차원에서 비슷한 형태의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고객의 ‘카 라이프’와 연계한 다양하면서도 창의적인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함으로써 고객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모든 데이터 공유의 목적은 고객 가치 제공에 있고, 고객이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데이터를 공유하며, 앞선 두 목적에 부합할 경우 데이터 개방에 있어서도 대상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현대 커넥티드카 고객은 현대차 계정 연동만으로 편리한 차량 관리 서비스와 풍부한 차량 편의 서비스, 향상된 차량 정보 서비스, 개인화된 차량 보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현대차그룹은 국내 중소·중견 버스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대차가 우진산전, 자일대우상용차, 에디슨모터스와 함께 체결한 MOU에는 정부의 수소경제 추진정책에 기여하고 미세먼지 없는 대기환경 조성 차원에서 버스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에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소전기버스는 주행 중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아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차고지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수소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용 제약이 덜하다.


초미세먼지를 99.9%까지 걸러내는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버스 1대가 성인 76명이 마시는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버스가 다른 친환경 버스 대비 상대적으로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도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품 국산화율이 높아 산업 연관효과도 크고, 전동화, 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 변화 속에서 내연기관 차량 대비 부품 감소율이 낮아 기존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는데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상생 협력 MOU 체결식에 앞서 진행된 미래차 토크 콘서트에서는 현대차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 수상작 가운데 선별된 일부 작품이 공개돼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어린이가 상상력으로 그려낸 미래 자동차 그림이 행사장 무대 중앙 화면에 등장하고 해당 그림을 그린 어린이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그림 속 미래 자동차의 현실화 가능성과 관련해 현장에 참석한 국내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모빌리티서비스, 미래기술전략 등 분야별 전문가들은 ‘열심히 연구하고 있으므로 미래에는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현대차, 수출형 수소트럭 등 공개


현대차그룹은 이날 기술연구소에서 △수출형 수소전기트럭 △수소전기청소트럭 △포터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다양한 모빌리티와 이에 적용될 서비스를 전시하고 시연했다.


우선 국산 수출형 수소전기트럭은 내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스위스에 총 1600대가 수출되며, 향후 다른 국가로도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형 수소전기청소트럭은 적재하중이 4.5톤에 이르며 1회 충전 시 60㎞/h 정속 주행으로 599㎞(현대차 자체 공차 기준)를 운행할 수 있다.


연말에 출시 예정인 포터 전기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약 200km(현대차 자체 공차 기준)에 이른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이용이 많은 대표적인 소형 상용차인 만큼 친환경 상용차 시대를 앞당기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마지막 목적지까지의 거리인 ‘라스트 마일’(1.6km 내외)을 담당할 퍼스널 모빌리티도 전시했다.


오는 2021년께 출시될 현대차·기아차 신차에 선택 사양으로 탑재하는 것을 검토 중인 전동 스쿠터를 공개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더 안전하고 즐거운 이동의 자유로움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함께 만들고 앞서서 준비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10월 초부터 중소기업 동신모텍이 생산 중인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산업부 주최 '2018 대학생 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팀의 자율주행차도 전시됐다.


행사장에선 자율주행차 범용화 시대에 혁신적으로 진화할 차량 내 서비스 및 각종 콘텐츠도 전시돼 관심을 모았다.


△한국형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기업 KST모빌리티가 현장에 전시한 호출 및 예약 택시인 '마카롱 택시’를 활용해 △스타트업 알고리고는 앉은 습관, 운전 습관 등을 모니터링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구현했고 △스타트업 정감은 빅테이터 분석을 통해 탑승자의 감정, 신체상태에 적합한 빛 파장을 찾아 맞춤형 조명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스타트업 올룰로는 공유형 전동킥보드의 대여 및 반납 서비스를 현장에서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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