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용의자 이춘재…화성 초등생 등 14건 살인 자백

“30년 전 화성 초등생 실종…내가 저질렀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10/18 [11:02]

화성 연쇄살인 용의자 이춘재…화성 초등생 등 14건 살인 자백

“30년 전 화성 초등생 실종…내가 저질렀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10/18 [11:02]

1989년 9세 김양 귀가하다 실종…그후 30년째 오리무중
화성→청주 살인 행각도 이동…처제 살인극으로 막 내려

 

▲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 이춘재를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 전경. <뉴시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한 사건 14건에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실종 사건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0월15일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초등생 실종 사건을 포함해 이춘재가 14건의 사건이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경찰 대면조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자백하면서 사건 현장과 주변 정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그림을 그리며 설명했다고 경찰은 전했다.특히 이춘재는 초등학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현장 주변에 주검을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10건의 화성 연쇄살인 사건 외에 이춘재가 자백한 4건은 1987년 12월 수원시 화서동 화서역 인근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7월 화성군 태안읍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실종 사건, 1991년 1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3월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에서 발생한 주부 살인사건 등 4건이다.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은 1987년 12월24일 가족과 다투고 나간 김모(당시 19세)양이 1988년 1월4일 스타킹으로 양손이 묶이고, 목이 졸린 채 숨져 있는 것을 마을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이 화성사건 수법과 비슷해 연계 수사를 했지만, 용의자로 붙잡힌 10대 명모군이 경찰의 폭행으로 숨지면서 수사가 흐지부지 돼 미제로 남았다.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은 1989년 7월7일 국민학교 2학년이던 김모(당시 9세)양이 오후 1시10분께 학교에서 귀가하다 실종된 사건이다. 김양을 40대 후반 남자가 끌고 갔다는 것을 목격했다는 학교 어린이들의 진술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은 1991년 1월27일 택지조성공사 현장 콘크리트 흄관 속에서 박모(당시 17세) 양이 속옷으로 입이 틀어막히고 양손이 뒤로 묶여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청주 주부 살인사건은 1991년 3월7일 주부 김모(당시 27세)씨가 자신이 살던 셋방에서 공업용 테이프로 눈이 가려진 채 숨져 있는 것을 남편이 발견해 신고한 사건이다. 당시 김씨는 스타킹이 입에 물려 있었다. 


특히 이춘재의 연쇄살인 범행의 시작은 경기도 화성이었고, 그 끝은 충청북도 청주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 이춘재. <뉴시스>    


경기도 화성 출신의 이춘재는 당시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의 고향인 청주를 오가며 굴착기 기사로 일했다. 경찰이 이춘재를 용의선상에서 배제한 사이 그는 버젓이 청주로 내려와 2건의 추가 살인을 저질렀다. 화성연쇄살인 마지막 범행(10차)으로 알려진 1991년 4월3일보다 빠른 시점이다.


이춘재는 그해 7월 건설업체에 다니던 여성과 결혼한 뒤 1993년 4월 청주로 거처를 옮겼다. 끝날 줄 모르던 그의 범행은 1994년 1월13일 청주에서 처제(19)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막을 내렸다.


첫 범행을 한 1986년 9월15일 이후 7년 4개월여 만이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31세였다.


이춘재는 이 기간 동안 화성·수원 일대에서 12명, 청주에서 처제를 포함해 3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당초 피해자 10명으로 알려진 화성연쇄살인 사건은 첫 사건 발생 33년 만에 용의자 특정과 자백이 나오면서 15명으로 늘었다.


이춘재가 처제 살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지 않았더라면 청주 여성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도 있었던 셈이다.


10월15일 경찰에 따르면 이춘재는 1991년 1월27일 청주시 복대동(가경동 경계구역)에서 방적공장 직원 A(17)양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는 것.


택지개발공사장 콘크리트관 속에서 발견된 A양은 양손이 뒤로 묶인 채 속옷으로 입이 틀어막혀져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성폭행을 당한 뒤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연쇄살인사건과 동일한 범행 수법이었다.


당시 경찰은 3개월 수사 끝에 B(19)군을 범인으로 지목해 법정에 세웠으나 증거 부족 등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춘재가 저지른 또다른 범행은 같은 해 3월7일 발생한 청주시 남주동 가정주부 C(29)씨 살인사건이다.


C씨는 이날 오후 8시께 집 방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눈은 공업용 테이프로 가려지고, 입에는 스타킹이 물려 있었다. 목이 졸리고, 양쪽 가슴에선 흉기에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C씨에게 방어흔이 없다는 점을 토대로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이춘재는 그 해 4월3일 화성에서 10차 범행을 한 뒤 그해 7월 결혼을 하고, 1993년 4월 아내의 고향인 청주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1994년 1월13일 청주시 복대동 자택에서 처제(19)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아내의 가출에 앙심을 품은 이춘재는 자신의 집에 처제를 불러 성폭행한 뒤 둔기로 머리를 4차례 내리쳐 살해했다. 범행 후엔 스타킹과 끈, 속옷 등으로 숨진 처제의 몸을 묶어 집에서 880m 떨어진 곳에 유기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청주서부경찰서(현 흥덕경찰서)는 증거 수집을 위해 이춘재와 함께 화성을 방문했으나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화성 경찰도 혈액형과 신발 사이즈, 음모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춘재를 용의선상에서 배제했다.


최근 경찰은 14건에 대한 이춘재의 자백이 당시 현장 상황과도 상당히 부합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정 사건에 대해 경찰이 제시하거나 추궁한 것이 아니라 14건에 대해 이춘재 스스로 자발적으로 진술한 데다 발생 장소나 지리적 부분에 대해 그림까지 그려가며 진술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춘재가 살았던 거주지 인근에서 발생했던 초등학생 실종사건에 대해 범행 현장 근처에 시신을 유기했다는 이춘재 진술을 토대로 당시 범행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이 지역이 개발돼 김양의 시신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춘재의 범죄로 추측됐던 수원 오목천동 여고생 살인사건이나 또다른 청주 복대동 살인사건 등에 대한 진술은 없으며, 경찰은 이춘재와 이 사건들의 관련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현재 화성 사건 이외에 나머지 4건에 대한 증거물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현재 이춘재의 DNA가 확인된 화성 3·4·5·7·9차 사건 등 5건에 대해 이춘재를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사건 14건에 대한 이춘재 자백의 임의성과 신빙성이 높고, 당시 현장 상황과도 상당히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계속적으로 수사한 뒤 추가 입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공소시효가 끝나 공소권이 없는 이춘재를 입건한 가운데 수사 권한 논란에 이어 피의자 신분 전환 논란까지 불거졌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끝나 강제수사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소시효가 완성됐더라도 끝까지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경찰의 책무라고 판단했다”는 원론적인 설명만 해 보여주기식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0월15일 브리핑에서 “명망 있는 학계와 법조계 인사들의 자문 결과를 참고해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대상자를 피의자로 입건해 범죄 혐의 규명을 위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자백한 14건의 살인사건과 30여 건의 성폭력사건 가운데 DNA가 확인된 화성 3·4·5·7·9차 사건 등 5건에 대해 입건됐다. 경찰은 수사를 거쳐 이춘재의 다른 혐의가 입증되면 이춘재를 추가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문위원 가운데 형사 입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다. 일부 반대와 일부 찬성이 있지만, 찬성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 부분 참고해서 검토한 결과 입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이 없는 이춘재 사건을 입건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금까지는 피의자가 아니고 진술 조서를 받았지만, 정식으로 입건해 전날부터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입건을 수사의 전환점으로 생각한다. 피의자 신문조사를 작성하고, 자백에 대한 충분한 보강수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수사 결과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송치 이후는) 검찰의 영역이다. 저희는 진실을 규명해 송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다만 “입건했다고 하더라도 압수수색이나 구속 등 강제수사는 허용이 안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다음날인 지난 9월19일 첫 브리핑부터 줄곧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을 수사하는 입장을 설명했다.


경찰은 첫 브리핑에서는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을 피의자로 신분 전환했을 경우 절차에 대해 “법적으로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며 “피의자에 대한 처벌도 있지만,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9월21일 기자간담회에서는 “경찰은 혐의가 있으면 수사를 해야 한다. 공소권이 없으면 수사하면 안 된다는 금지 규정은 없다. 나름대로 판례와 학설을 검토해 명백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소시효가 끝나도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춘재를 피의자로 입건하더라도 검찰에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해야 하고, 강제수사를 할 수 없는 부분들을 알면서도 이춘재 입건을 강행했다. 기소나 처벌을 할 수 없는 데도 이춘재를 입건한 것에 대해 보여주기식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검찰은 “이춘재 입건에 대해 공소시효가 끝난 뒤 입건하는 경우가 없다”며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혐의가 있어서 하는 게 입건인데 공소시효가 끝난 뒤 입건하는 경우는 없다. 경찰은 공소권이 없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것이고, 검찰에서도 기소할 수 없어서 특별한 경우 아니면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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