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PB 김경록 인터뷰’ 공개 이후 검찰도 KBS도 멘붕!
김경록 “검찰이 피의사실 흘려 진술내용 왜곡보도 된 듯하다”
김경록 진술은 검찰수사 정당성과 신뢰성 뿌리부터 흔드는 것
유시민, 검찰과 일부 언론 유착 의혹 제기해 검찰과 KBS 곤혹
자칭 ‘어용 지식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전투력은 대단했다. 두 달째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조국 vs 검찰 대전’의 물꼬를 순식간에 ‘유시민 vs 검찰·언론 대전’으로 틀어 버리고 검찰 특수부와 공영방송 KBS를 멘붕에 빠뜨렸다. 유 이사장은 10월8일 ‘윤석열 총장에게 띄우는 헌정 방송’이란 타이틀로 1시간 26분간 진행된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은 김경록(37) 차장의 인터뷰를 전격 공개했다. 김 차장은 해당 인터뷰를 통해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려 진술 내용이 왜곡보도 된 것 같다”는 주장을 폈고, “조범동(조국 장관의 5촌 조카)을 ‘사기꾼’으로 보면 그림이 단순하다”며 정 교수 쪽이 피해자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 해당 방송이 나간 후 시민들의 충격은 컸다. 김 차장의 진술은 검찰 수사의 정당성과 신뢰성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 이사장은 김 차장의 인터뷰를 근거로 검찰과 일부 언론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해 검찰과 KBS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전투력은 대단했다. 두 달째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조국 vs 검찰 대전’의 물꼬를 순식간에 ‘유시민 vs 검찰·언론 대전’으로 틀어 버리고 검찰 특수부와 공영방송 KBS를 멘붕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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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으로 알려진 한국투자증권 김경록 차장 인터뷰를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 이사장은 ‘KBS 법조팀장이 김 차장과 인터뷰를 해놓고도 보도는 하지 않고, 검찰에 인터뷰 내용을 공유했다’며 유착 의혹을 제기해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유 이사장은 10월8일 오후 6시 ‘윤석열 총장에게 띄우는 헌장 방송’이란 타이틀로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를 담은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방송을 1시간 26분간 내보냈다. 김 차장은 유 이사장과의 인터뷰에서 KBS와의 인터뷰 직후 자신이 인터뷰한 내용이 검사 컴퓨터 대화창에 떠 있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록 인터뷰 내용 충격!
대화창에는 다른 검찰 관계자가 자신을 조사하는 검사에게 공유한 ‘***랑 인터뷰 했대, 털어봐. 무슨 얘기했는지.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쫓아갔대, 털어봐’라는 메시지가 떠 있었는데, 심지어 ‘조국 장관이 집까지 쫓아왔다’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 차장의 인터뷰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었고, 검찰이 ‘편집’ 운운하는 변명으로 회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날 <알릴레오>는 김경록 차장 인터뷰 음성파일을 공개하면서 해당 언론사 이름을 무음 처리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방송 중에 “공영방송이 이럴 수가 있나”라며, 인터뷰를 한 주인공은 “KBS 법조팀장”이라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김 PB(프라이빗 뱅커) 말로는 아주 신뢰하는 사람이 (추천해서) KBS 법조팀장하고 인터뷰를 했는데 인터뷰 기사는 나오지도 않고, 인터뷰 직후에 검찰에 조사 받으러 들어왔는데 우연히 보게 된 검사의 컴퓨터 화면에 그 내용이 떠 있었다는 것”이라며 “공영방송의 법조팀장이 이 중요한 검찰 측 증인과 인터뷰를 하고도 기사도 안 내보내고 검찰에 실시간으로 흘려보낸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고 탄식했다.
김경록 차장은 ‘조국 장관이 (하드디스크) 증거인멸을 도와준 자산관리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관련 내용을 인터뷰 육성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유시민 : 그럼 이 조국 논란이 불거지고 난 이후부터 조국 장관과 접촉한 게, 검찰에서 다 물어 봤을 거 아니에요. 어떤 게 있어요? 조국 장관이랑 면대면으로 관계를 맺거나 만나거나 시간을 같이 보내거나 대화를 주고받거나 지금 검찰에서 있는 그대로 다 진술하셨을 테니까.
김경록 : 그때도 28일 날 같은 경우도 제가 그 하드디스크 교체하고 이제 이런 일이 있었는데, 교수님이 퇴근하고 들어오신 거예요. 저는 이제 그 전날도 그렇지만 교수님이 오시기 전까지는 집에서 이제 왔다갔다 오고. 기자들이 있으면 제가 내쫒기도 해야 하니까 그 일을 맡고 있다가 조국 교수님이 한 7시면 끝나시나 봐요. 그러면 들어오시잖아요.
유 : 8월 28일날.
김 : 그 전에도. 그러면 저는 집에 갑니다 인사하고, 기사도 아내 도와줘서 고맙다 이러는데요. 제가 3번, 4번 총 만났거든요. 2014년부터 항상 그 말씀은 하셨어요. 항상 고맙다고. 우리 ○(아들)이 잘 놀아 줘서 고맙다. 정경심 교수님 잘 도와줘서 고맙다.
유 : 그 얘길 하는데 검찰에서는 언론에다가 증거 인멸하러 와 있는데...
김 : 검찰도 처음에는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을 거예요. 검찰도 제가 진술한 대로 얘기를 했겠죠. 그 사람들을 조작하고 이런 사람으로 얘기하고 싶진 않아요. 진짜 고생하고 열심히 하더라고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 얘기를 할 거예요. 그런데 이게 중요한 키워드이긴 하죠. “고맙다. 집사람 도와줘서 고맙다.” 그런데 그것도 제가 검찰에 어떻게 진술했냐면, ‘진보인산데 집사람이란 표현은... 하길래 속으로 역시 그래도...’ 그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그렇게 검찰에 진술을 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 되니까 아침부터 기자들한테 핸드폰이 터질 정도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패턴이 다 똑같아요. 제가 이제 그 키워드를 이야기하면, 기자들이 알게 됩니다. 그러면 기자들이 크로스체크를 하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피의자 신분이고, 얘기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전화를 안 받아요. 그러면 몇 번하다가 전화를 안 받으면 검찰에서 나오는 키워드 하나 가지고 기사를 써야 되는데, 첫 번째 쓴 사람이 기사를 쓰면 두 번째, 세 번째는 그걸 아예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추가로 쓰는데, 나중 되니까 (조 장관이) PC 교체해줘서 고맙다 (이야기한 걸로) 기사가 돼 버리더라고요.
유시민 이사장은 “(김 차장이 말한) ‘제가 키워드를 얘기하면’이란 말은, ‘검찰에서 진술을 하면’이라는 뜻”이라며 “‘검찰에서 고맙다고 했다’고 진술을 하게 되면 기자들이 알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이어 “이것은 거의 생중계다. 그런데 통째로 중계하는 게 아니라, 발췌 중계다. 맥락을 다 제거하고, 조국이 김 PB와 마주쳤을 때 ‘고맙다’고 했다. ‘고맙다’라는 키워드만 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4년부터 만날 때마다 늘 조국 장관이 ‘고맙다’고 했다고 검찰에 가서 진술을 했다는 거다. 8월28일 자택에서 하드교체 하던 날에도 퇴근하고 들어오는 조국 장관과 마주쳤을 것 아닌가. 그때도 조 장관이 ‘고맙다’고 한 것을 쭉 같이 진술을 한 거다. 그런데 ‘증거인멸 하던 날 조국과 마주쳐’ ‘조국이 고맙다고 인사해’, 이것이 키워드가 돼서 보도가 된 거다. 언론 기사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소름 끼친다”고 덧붙였다.
KBS·검찰 유착 의혹도 제기
KBS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 1시간 만에 “보도에 필요한 교차 검증을 위해 검찰에 재확인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KBS는 이날 밤 <뉴스9>을 통해 “김 차장이 KBS와의 인터뷰에서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제안서를 먼저 가져왔다고 말해서 이를 교차 검증하기 위해 일부 사실 관계를 검찰에 재확인했다”면서 “검찰에 인터뷰 내용을 전달한 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KBS가 보도에 담지 않은 인터뷰 내용까지 검찰에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특히 검찰 재확인은 필요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KBS는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조사를 진행하고 조국 장관 보도와 관련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내놨다. KBS는 유출 의혹과 관련해 “김 차장의 증언이 객관적 증거에 부합하는지 교차 검증하기 위해 검찰에 일부 사실관계를 재확인했을 뿐 유출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해명했지만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김 차장의 인터뷰는 10월9일 한 번 더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김 차장의 변호인이 다음날 90분간 진행된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다수 언론에 제공했기 때문이다. 해당 녹취록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증거인멸’ 인정 여부였다. 일부 매체에서는 김 차장이 “(검찰에서 증거인멸을) 인정했다”고 말한 부분의 맥락을 유 이사장과는 정반대로 해석했다.
JTBC 등에 따르면, 김 차장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조국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와 동양대로 내려가 PC를 반출한 것과 관련해 “동양대에서 내용을 좀 보고 싶어 하셨어요. 폴더 몇 개를 찾아보는데 너무 이게 용량이 큰 거죠”라며 증거인멸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김 차장은 “(정 교수가)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해야겠다(고 했다)”며 “없애라고 했으면 이미 다 없앴을 것이다. 시간도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차장은 그러나 얼마 뒤 유 이사장이 ‘검찰에서 증거인멸로 지금 피의자 겸 참고인으로 해놓은 거냐’고 묻자, “(검찰에서) 제가 인정을 했다”면서 “업그레이드건 손을 대건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하는 게 맞다, 제가 생각하기에도”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제가 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라며 “그것은 다 인정했고, 교수님(정 교수)도 그건 거부하기 힘드실 거예요. 행위가 있으니까”라고도 했다.
일부 언론은 “김 차장이 검찰에 출석해 ‘인터뷰한 것을 후회한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김 차장이 검찰조사 과정에서 앞서 정 교수가 검찰에 밝힌 증거인멸 관련 진술을 접한 뒤 혼란스러워했다고 검찰발로 전하면서 “정 교수가 동양대 연구실 컴퓨터 반출, 하드디스크 교체 등이 김 차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처럼 진술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김 차장이 증거 인멸 혐의를 인정했다’는 맥락의 보도는 몇 시간 만에 사실관계가 뒤집힌다. 노무현재단이 10월10일 오후 노무현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약 1시간30분 분량의 유 이사장과 김 차장의 녹취파일 전문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노무현재단은 <알릴레오> 제작진이 녹취 전문 공개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유 이사장과 김 차장의 인터뷰에 대한 시민들의 알권리를 존중하기 때문”이라며 “‘짜깁기 편집이다’, ‘악마의 편집이다’ 등 많은 말이 떠돌고, 진실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에 알릴레오 제작진은 사안에 대한 진위 여부를 시민 여러분께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BS는 지난 10월8일 <알라뷰(알릴레오 라이브 View)> 3회 방송이 나간 직후, 해당 방송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알릴레오’ 제작진은 방송에서 허위 사실을 전달한 적이 없음을, 인용한 녹취록 전문을 공개해 밝히고자 한다”며 “KBS 역시 자신의 취재 내용에 왜곡이 없는지를 입증하기 위해, 9월10일 KBS 법조팀과 김 차장의 한 시간 분량의 인터뷰를 공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노무현재단은 “유 이사장과 김 차장의 개인적인 대화록이 유출돼 현재 거의 모든 언론사가 이 파일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또한 고려했다”며 “유 이사장은 지난 10월3일 김 차장과 만나 대화를 나눴고, 김경 차장의 동의하에 녹취를 진행했다. 녹취파일은 약 1시간30분 분량이다. ‘알릴레오’ 제작진은 녹취록 공개에 대한 김 차장의 사전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에 불려가 ‘인터뷰한 것을 후회한다’던 김 차장은 10월10일 오전 11시48분 유시민 이사장과의 대화를 통해 “인터뷰 내용에 후회 없고, 편집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무현재단이 공개한 김 차장의 문자메시지에는 “언론과 검찰의 시스템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에 만족한다. 편집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제가 응원하는 개별 검찰들의 응원 메시지까지 매우 만족했다. 진실은 밝혀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국 사라지고 유시민 혈투
유 이사장과 KBS의 진실 공방이 뜨거워지면서 ‘조국 vs 검찰’ 프레임은 순식간에 ‘유시민 vs 언론’ 프레임으로 물꼬가 바뀌었다. 유 이사장이 김 차장과의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면서 검찰과 언론의 유착 문제를 정면으로 이슈화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김 차장의 인터뷰가 나간 이후 검찰이 애초부터 표적을 정해놓고 먼지털기 수사, 짜맞추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 차장의 <알릴레오> 인터뷰 예고방송이 나간 뒤 검찰이 김 차장의 근무지인 한국투자증권 서울 목동 사무소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김 차장을 부랴부랴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것을 두고 ‘압박용’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검찰은 유 이사장으로부터 “막 던진다”는 비판을 받은 이후 연일 김 차장 소환 조사와 언론과의 유착 여부를 해명하느라 바쁘다.
검찰은 10월10일 “특정인의 방송과 관련된 압수수색이나 소환 조사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지난 8일 오전에 이뤄진 압수수색은 그 필요성이 법원으로부터 인정돼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으로 특정인 방송과 관련이 있을 수 없다”며 펄쩍 뛰었다. 또 김씨 조사에 대해서도 “8일 오전 김씨 측과 조율했고 김씨의 가사 이유로 오후 7시 이후 조사가 가능하다고 해 그 요청에 따라 오후 7시30분부터 변호인 입회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10월8일 <알릴레오> 방송 서두에서 ‘윤석열 총장에게 띄우는 헌정 방송’이란 부제를 단 것과 관련, “윤석열 총장에게 김 PB와의 인터뷰를 헌정하고 싶다”며 “귀하가 (검사들에게) 보고받았을 때 느꼈던 김 PB 모습과, 오늘 증언으로 받는 느낌과 어떻게 다를지 들어보라. 총장에게 가는 보고가 심각하게 오염되거나 왜곡될 가능성을 윤 총장이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총장이 책임지고 수사 전반을 챙기고, 잘못이 있으면 응분의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한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