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DLS -40%…피해구제 어떻게 되나?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9/20 [13:48]

우리은행 DLS -40%…피해구제 어떻게 되나?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9/20 [13:48]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우리은행 필두로 DLS·DLF 만기 도래…대규모 손실 불가피
80억4000만 원 판매한 DLF 손실은 원금의 약 40%로 확정
하나은행 DLF 25일부터 만기…미국·영국 DLF 대규모 피해

 

지난 9월19일로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이 처음으로 만기를 넘기면서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이날부터 우리은행 독일 국채(10년물) 금리 연계형 DLS·DLF 상품의 만기가 시작되면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때 95% 이상 손실 상태였던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 기반 DLF의 경우 9월 들어 독일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손해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만기 도래한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지난 9월19일로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이 처음으로 만기를 넘기면서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뉴시스>    


처음으로 만기를 맞은 우리은행 DLS·DLF의 손실은 원금의 약 60%로 확정됐다. 약 80억4000만 원 수준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만기가 도래한 134억 원 규모의 우리은행 DLF 손실율은 60.1%로 확정됐다는 것. 이에 따라 134억 원 중 80억4000만 원은 손실액으로 측정되고 있다. 나머지 약 53억6000만 원은 9월19일 고객 계좌로 입금됐다. 결국 이 상품에 투자한 고객들은 원금의 40%를 날릴 수밖에 없었다.


해당 상품은 만기 3일 전 마감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최종 수익률을 계산했다. 9월16일 마감 기준으로 독일 국채 금리는 -0.511%였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DLF를 모두 1255억 원어치나 판매했다. 오는 11월까지 18회에 걸쳐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이 상품은 독일 국채 금리가 -0.2% 이상이면 연 4.2% 금리를 주지만 그 아래로 떨어지면 하락폭의 200배수에 비례해 손실율을 책정한다.


독일 국채 금리는 9월 초 100% 손실구간인 -0.7% 이하로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반등했다.


결국 DLF 저축상품을 판매한 우리은행은 100여 명에 달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비상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일부 피해자들이 우리은행 지점에 항의방문을 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지난 8월부터 현장지원반과 비상상황실을 중심으로 고객항의나 문의 등 첫 만기 상황에 대응해왔다. 자산관리(WM)그룹 직원과 관련 경험이 있는 직원 약 100명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66명은 영업본부에 2~3명씩 상근하며 관할 영업점의 고객 문의와 상담을 지원한다. 본부에서는 비상상황실도 운영한다. 본부 부서 직원과 프라이빗뱅커(PB), 변호사로 구성해 전반적인 상황 판단과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만기 도래 하루 전인 9월18일 피해 고객들에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손실상황 등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피해자들은 우리은행 지점에 항의방문을 가기도 했다. 특히 해당 상품을 많이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 지점에서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피해자 약 40명이 피킷을 들고 불만을 표시했다.


문제는 KEB하나은행 DLF 상품도 9월25일부터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미국·영국 CMS 금리 연동 DLF 상품도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해당 상품은 미국 CMS 5년물과 영국 CMS 7년물 금리를 연계한 것으로 만기 평가시 두 기초자산의 종가가 모두 최초 기준 가격의 55%(12개월) 이상인 경우 연 3.5% 수익률이 보장됐지만 금리 하락으로 손실이 발생했다.


개별 회사로는 하나은행이 3876억 원을 판매했고 우리은행(2757억 원), 국민은행(262억 원), 유안타증권(50억 원), 미래에셋대우(13억 원) 등도 다수 판매했다. 국민은행과 유안타증권은 금리가 떨어지면 오히려 수익이 늘어하는 '리버스 스텝업' 구조로 오히려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


판매물량이 가장 많은 하나은행은 9월13일 기준 잔액 3196억 원 중에서 정상 수익 구간에 접어든 물량이 약 38% 수준인 1220억 원으로 최근 미국과 영국의 CMS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손실 구간이 줄어들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9월25일부터 만기가 도래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판매 물량 전부 수익 구간에 접어들어 그나마 한숨 돌렸지만 만기가 내년으로 예정돼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금융 소비자들은 피해구제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키코 공동대책위원회(이하 키코 공대위)는 이와 관련 “DLS·DLF 상품 자체의 사기성을 밝혀야 피해자들이 원금 전체를 배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순 키코 공대위원장은 9월17일 오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파생결합상품 피해구제 토론회’에서 “DLS·DLF 자체가 사기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기로 인정될 경우 (피해자들이) 원금 전체를 배상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아울러 DLS 피해자들의 소송방식도 민사보다 형사로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권유했다.


키코 공대위는 향후 키코 사태를 겪은 전문가들과 함께 DLS·DLF 피해자 구제를 위한 연대체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이번 사태에 보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인 금융감독원도 DLF 분쟁 민원에 대한 외부 자문을 통해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9월1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분쟁조정국은 최근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주요국 금리연계 DLF 판매와 관련한 현장조사를 마무리했다는 것.


금감원은 이 같은 현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손해배상 비율은 어느 수준으로 정할 것인지 쟁점에 대해 외부에 법률 자문을 맡길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에 접수된 DLF 민원은 15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중도 환매 수수료를 물고 만기 전 손실을 확정한 민원이라 엄밀하게는 분쟁조정 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9월19일 우리은행의 DLF 만기가 도래하면서 40%의 손실이 확정된 만큼 본격적인 분쟁조정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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