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과 친지가 오랜 만에 만나 환담을 나누는 추석은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만하다. 이번 추석 밥상머리 민심을 경청한 후 여야가 내린 해석은 180도 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민생을 챙기라는 게 국민의 뜻’이라고 풀이했고,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추석 민심은 ‘조국 사퇴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민주평화당은 “추석 민심은 싸움질 정치 그만두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는“국민이 민생을 해결하라고 했더니 서로 자기 밥그릇 챙기느라 주먹다짐하는 여야를 한꺼번에 꾸짖은 것”고 주장했다.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 © 주간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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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추석 민심은 정쟁 멈추라는 것"
먼저 더불어민주당 사령탑을 맡고 있는 이인영 원내대표는 추석 다음날인 9월15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추석 민심은 ‘조국 블랙홀’ 정쟁 멈추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제가 돌아본 추석 민심은 민생이 시작이고 끝이었고 전부였다”면서 정쟁을 멈추고 민생에 ‘올인’하라고 명령하셨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아울러 “수사는 검찰이, 검찰 개혁은 장관이, 정치와 민생은 국회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성숙하게 자신의 일을 다하라고 국민들이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한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에서 검찰발(發) 피의사실 유포 등 쏟아진 의혹을 바라보면서 국민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검찰의 정치로 복귀는 절대로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아 명령하셨다”고 강조하면서 “노동자에 대한, 특히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희망고문도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끝으로 “비쟁점 법안의 집중 심의 기간을 따로 정해서 30.5%에 불과한 20대 국회 법안 처리 비율을 비상하게 제고할 것을 야당에게도 제안한다”면서 “추석 민심을 받들어 반드시 정기국회 100일 동안 그리고 남은 국회의 시간을 대타협과 대공존의 정치 시간으로 만들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민심은 문재인 정권 떠났다"
그러나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 사령탑이 전하는 추석 민심은 여당의 해석과는 정반대였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월15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진행된 ‘조국 사퇴촉구 결의대회’에서 “이제 국민 민심이 문재인 정권을 떠나 무당층으로 왔다”고 해석했다.
나 원내대표는 “무당층을 우리가 흡수할 수 있도록 정기국회를 통해 정책으로, 또 그들의 잘못을 고하는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모아보겠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제 우리는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겠다”며 “정기국회는 야당 국회다.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를 통해 조국 파면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바른미래 "민심은 조국 깨끗하지 않다는 것"
바른미래당 역시 “추석 민심은, 조국은 깨끗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9월15일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열성 지지자조차 조국 법무장관이 깨끗하다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면서 “청년들의 꿈을 꺾어버린 그의 위선이야말로 법무장관 자리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 역시, 더욱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이 추석 민심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무엇보다 정치가 민심을 헤아려야 할 때”라면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추석 민심을 ‘조국 블랙홀을 넘는 것’으로 본 것은 잘못봐도 한참 잘못 본 것이다. 민심을 책임질 생각은 않고, 팽개치고 뛰어넘겠다는 무책임한 발상이다. 조국 블랙홀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누구인지를 민심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핏대를 세웠다.
◆민주평화 "민심은 싸움질 정치 그만두라는 것"
그 반면 민주평화당은 “추석 민심은 싸움질 정치를 그만두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9월16일 오전 논평을 통해 “촛불민심을 저버리고 조국 사태를 불러온 더불어민주당도, 더 문제가 많으면서 문재인 정부를 타도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도 다 똑같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인들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상적인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양극화와 지역 격차로 인해 대부분의 국민이 점점 힘들어지고 불공정과 불공평은 노골화되면서 국민의 분노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사정이 이러한데 정치는 양극화와 불공정 해소를 위해 경쟁하고 또 힘을 모으기는커녕, 누가 더 불공정한지, 누가 더 승자독식의 전쟁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싸우는지 못난이 싸움을 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헬조선이라 이름을 붙이고 정치를 극도로 불신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제 추석 민심을 받들어서 정치도 언론도 싸움질에 특화된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유권자와 국민의 문제해결에 집중하는 정도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안정치 "민심은 정쟁 멈추라는 것"
대안정치 김기옥 대변인은 9월15일 논평을 내고 “거대정당은 정쟁을 멈추고 민생 챙기는 정기국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추석 민심은 최근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치권의 갈등과 분열을 바라보며 극도의 피곤함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하면서 “민심은 상식의 편이지 더불어민주당도 자유한국당 편도 아니다. 산적한 일이 많은 국회의 일을 방기한 채 장외집회로 국민 피로를 가중시키는 일은 삼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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