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가족 피의사실 공표 의혹, 검찰 vs 여권 신경전 속사정

검찰 흘리고 언론 받아쓰고…‘논두렁 시계’ 시즌2 될라!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9/06 [15:04]

조국·가족 피의사실 공표 의혹, 검찰 vs 여권 신경전 속사정

검찰 흘리고 언론 받아쓰고…‘논두렁 시계’ 시즌2 될라!

송경 기자 | 입력 : 2019/09/06 [15:04]

검찰 확보한 문건·정보 잇따라 언론 노출되자 청와대·여당 반발
김부겸 “여론조작 얼마나 잔인한지 노무현의 죽음에서 보았다”

 

▲ 8월8일 국회를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예방하여 악수를 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 중인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 측이 조 후보자 관련 수사에 ‘피의사실 공표’를 들며 압박에 나서면서, 검찰은 내부적으로 함구령을 내리고 수사 관련 사항에 침묵하고 있다. 조 후보자 관련 논란이 거센 가운데 자칫 수사 중립성 등 역풍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9월4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전날 조 후보자 딸 논문 의혹 관련 단국대 교수 등 관련자를 소환조사하고, 조 후보자 부인이 근무하는 동양대 사무실 등 여러 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 8월27일 첫 압수수색 이후 압수물 분석에 집중해왔고, 확보한 자료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신속히 관련자 소환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은 현재 소환조사 등 구체적인 수사 상황과 내용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사 관련 보안 문제가 있지만, 조 후보자 사건의 경우에는 정치권의 공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대검찰청은 일선 검찰청에 “언행에 신중하라”는 취지의 당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와대와 여당에서 검찰이 피의사실을 유출했다고 목소리를 거듭 높이면서, 정치적 해석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죄를 범하고 있다. 유출자를 색출해야 한다”면서 이를 ‘검찰의 적폐’로 비난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브리핑에서 “수사 과정에서 피의사실을 흘리는 것은 범죄”라고 말했다.


이는 첫 압수수색 이후 한 언론이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개인 PC에서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문건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노 원장은 조 후보자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 당시 장학금 수령 문제와 관련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해당 언론사의 독자적인 취재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여당 등에서 계속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삼자 서울중앙지검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해당 언론이 압수수색 종료 후 부산의료원 측 허가를 받아 타사 기자들과 함께 컴퓨터에서 해당 문건을 확인했다고 공식 밝혔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같은 피의사실 유출 공세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당에서 과거 국정농단 사건 등 적극적인 ‘적폐’ 수사를 외치다가 조 후보자 사건 수사에선 검찰을 다시 ‘적폐’로 몰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당시 “권력에 휘둘리지 말고 눈치도 보지 않는 자세를 지켜달라.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깜깜이 수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9월4일 조 후보자 딸의 고교시절 생활기록부 유출 파문과 관련 검찰의 유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어제 예결위에서 조승래 의원이 교육부 차관에게 관련된 질의를 한다”면서 국회 회의록을 게재한 뒤 “본인(조 후보자의 딸)이 주광덕 의원에게 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9월1일 국회 기자회견, 9월3일 한국당의 ‘조국 맞불 간담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등에서 조 후보자 딸의 생활기록부를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주 의원은 공익제보를 받은 것이라며 조 후보자 딸의 영어 성적 등을 상세히 밝혔다.


이에 대해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박백범 교육부 차관에게 생활기록부 유출과 관련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접속·출력·다운로드 기록 등을 요청했다.


이에 박 차관은 “로그인 자료는 추출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는 답이 왔고, (자료를) 발부한 것은 (조 후보자 딸) 본인과 수사기관 등 2건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바로 이 대목을 거론하며 “교육부 차관은 본인(조 후보자 딸)과 수사기관 이렇게 두 곳이 최근에 발급받아 갔다고 답을 한다”며 “본인이 주광덕 의원에게 줬겠는가”라고 반문한 것.


박 최고위원은 이어 “(본인이 준 것은)아닐 것”이라며 “그럼 누가?”라고 검찰의 불법 유출 의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여권의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수사와 관련 “두 번째 피의사실 공표 의혹”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은 책임있는 조치를 강구해달라”고 요구했다.


김부겸 의원은 9월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아침 모 매체에 또 수사 진행 상황이 흘러나갔다”면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미 압수수색의 일부 내용이 특정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면서 “일전에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수사를 멈추는 것이 검찰로서는 정정당당한 태도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말씀드린 이유가 있다, 검찰 개혁 때문”이라며 지난해 발표한 검찰개혁안을 상기시켰다.


김 의원은 “법무부 박상기 장관과 제가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합의하고, 이낙연 총리와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것은 작년 6월21일이었다”며 “남은 건 실행”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검찰이 자꾸 수사 진행 상황을 언론에 흘리는 건, 이 개혁의 진전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면서 “검찰개혁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면 검찰 스스로 오해를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검찰과 언론 간의 흘리고 받아 쓰기를 통한 부풀리기와 여론조작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 우리는 이미 노무현 대통령님의 비통한 죽음에서 보았다”고 ‘논두렁 시계 사건’을 떠올렸다. 그는 “아무리 갓끈을 고쳐매야겠어도, 오이밭에서는 조심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는 것으로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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