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KT 홈고객 채용 담당자 법정증언

“‘관심 지원자’ 합격시키려 정상 합격자 탈락시켰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08/30 [14:19]

2012년 KT 홈고객 채용 담당자 법정증언

“‘관심 지원자’ 합격시키려 정상 합격자 탈락시켰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08/30 [14:19]

“채용인원 정해져 관심 지원자 부정채용 위해 기존 합격자 탈락”
“김성태 딸 합격하면서, 합격권 2명 자연스레 탈락하는 프로세스”

 

▲ KT 채용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회장이 지난 4월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2012년 KT 홈고객서비스부문 공개채용 과정에서 ‘관심 지원자’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정상 합격자들을 탈락시켰다는 당시 채용 담당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KT홈고객부문 채용실무 담당자였던 연모씨는 지난 8월2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이석채 전 KT 회장, 서유열 전 홈고객부문 사장, 김상효 전 전무, 김기택 전 상무 등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연씨는 관심 지원자의 부정합격에 대해 “서류에서는 (기존 합격자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고, 인성직무전형과 면접전형에서는 교체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채용 인원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관심 지원자들을 부정채용하기 위해 기존 합격자들을 탈락시켰다는 증언이다.


검찰과 연씨에 따르면 2012년 KT홈고객부문 공채 당시 ‘관심 지원자’에 포함됐던 김모씨와 서모씨는 면접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평가는 결과 발표 직전 합격으로 뒤바뀌었다. 이에 따라 합격선에 있던 일반 지원자 김모씨와 신모씨의 최종 결과가 합격에서 불합격으로 변경됐다.


연씨는 “교체방식이었기 때문에 (관심 지원자인) 김씨와 서씨가 합격되면서, 합격 커트라인에 있던 두 명이 자연스럽게 탈락하는 프로세스였다”고 말했다.


관심 지원자들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것은 이 두 명이 끝이 아니다.


검찰에 따르면 면접 이전 단계인 인성·직무 역량검사 전형에서는 김씨와 서씨를 포함해 모두 4명의 관심 지원자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가 다시 합격자가 됐다. 이 역시 교체방식이었기 때문에 기존에 합격선에 들었던 다수의 지원자들이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부정합격 피해자들에게 추가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고 연씨는 전했다.


검찰 측은 “원래 합격했어야 할 김씨·신씨와 인성·직무 역량검사에서 불합격한 다수의 합격자들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이후에도 구제를 받지 못했느냐”고 질문했고, 연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연씨는 관심 지원자들에 대한 부정채용이 독단적인 결정이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이 전 회장의 변호인은 이 같은 채용이 이석채 전 회장의 주장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그런가 하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채용을 직접 지시한 인물로 지목된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8월27일 증인으로 법정에 서 눈길을 끌었다. 서 전 사장의 법정증언은 당시 김 의원 딸 정규직 채용 지시가 어떤 이유로 누구에 의해서 이뤄졌는지 재판을 통해 드러날 수 있어 관심이 쏠렸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이날 오후 이석채 전 KT 회장, 서 전 사장, 김상효 전 전무, 김기택 전 상무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6차 공판을 진행했고, 증인석에는 서 전 사장이 앉았다. 서 전 사장은 이번 채용비리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됐고,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서 전 사장은 채용비리 혐의 발생 당시 이 전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2인자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그는 2012년 이 회사 스포츠단 파견계약직이던 김 의원 딸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도록 직접적으로 지시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이 같은 정황은 당시 인사담당 상무보였던 김기택 전 상무의 입에서 나왔다.


앞서 8월6일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김 전 상무는 KT 하반기 대졸 공채가 진행 중이던 2012년 10월 당시 스포츠단 부단장이 “‘서유열 사장 지시인데 김성태 의원 딸을 파견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방법이나 규정이 있느냐’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인재경영실장을 맡았던 김상효 전 전무도 8월8일 재판에서 “서유열 사장에게 김 의원 딸이 스포츠단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데 대졸 공채에 뽑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대졸공채는 현재 인적성 검사까지 끝나 진행이 어렵다고 했더니, 서유열 사장은 김 의원이 우리 회사를 위해 여러 가지 긍정적인 일을 하고 있어 회장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들 증언을 종합하면, 당시 KT 인재경영실은 서 전 회장의 압박 속에 이미 진행 중이던 하반기 대졸 공채 전형에 김 의원 딸을 중도 합류시키기로 결정한 것이 된다. 김 의원 딸의 전형별 결과는 서 전 회장에게 그때그때 보고됐다고 한다.


이날 재판에서는 실제로 서 전 사장이 김 전 의원 딸의 부정채용을 주도했는지, 그랬다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등에 대해 검찰 측이 집중 추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서 전 사장의 부정채용 지시가 이 전 회장과도 깊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공을 들였다. 반면 이석채 전 회장 측은 직접적인 지시나 부탁이 없었다는 반론을 펼쳤다.


이 전 회장 등 전 KT 임원들은 유력인사 자녀들을 위해 부정채용을 지시하거나 지시를 주도·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 등은 2012년 KT 채용과정서 벌어진 총 12건의 부정채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채용 과정별로는 2012년 상반기 KT 대졸신입사원 공채에서 3명, 하반기 공채에서 5명, 2012년 홈고객부문 공채에서 4명이다.


검찰 조사결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외에도 허범도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전 사장,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사장 등의 자녀나 지인이 채용 과정서 특혜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청탁 의혹을 받는 이들 중 유일하게 김성태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 전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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