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달달한 흑당음료? 알고보니 당 덩어리!

흑당음료 한 컵에 각설탕 14개 분의 당류 포함…한 잔만 마셔도 하루 당 권장량 94.% 섭취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8/16 [15:27]

건강하게 달달한 흑당음료? 알고보니 당 덩어리!

흑당음료 한 컵에 각설탕 14개 분의 당류 포함…한 잔만 마셔도 하루 당 권장량 94.% 섭취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8/16 [15:27]

▲ 한 디저트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선보인 '흑당 버블티' PR 사진.     


올해 식음료 업계의 가장 ‘핫한’ 트렌드는 누가 뭐래도 ‘흑당 버블티’다. 올해 초 전문점을 통해 흑당 제품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 편의점, 디저트 프랜차이즈 등 식음료 업계를 휩쓸고 있는 것. 

 

새하얀 우유 사이로 흘러내리는 갈색 시럽과 까만 타피오카 펄이 돋보이는 흑당은 지난 3월 대만 길거리 음료인 ‘흑당 버블티’가 한국에 첫선을 보이자마자 ‘1시간 줄 서서 마시는 음료’로 알려지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극한의 단맛’을 찾는 사람들을 사로잡으면서 뜨거운 바람을 불러일으켰고, 그 인기가 여름 내내 식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진한 달콤함’ 뒤에는 건강을 해치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다. 당 함량이 너무 높아 ‘건강한 단맛’을 내세우는 흑당음료 한 잔만 마셔도 하루 당류 기준의 3~40%, 최대 94.7%를 섭취하는 것으로 드러난 것. 

 

서울시가 최근 흑당음료의 당류 함량 검사를 진행한 결과, 한 컵의 평균 당류는 각설탕 14개와 맞먹었고, 당 함량은 1일 기준치의 41.6%, 최대 57.1%까지 조사됐다. 여름철 많이 찾는 생과일주스 당류 함량도 평균 30.8%로나 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음료류를 통한 건당류 섭취량이 높은 만큼 소비자가 ‘당 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각 판매점에 ‘당류 조절 표시’ 시행을 독려했다.

 

시는 소비자시민모임과 함께 올 5~6월 서울시내 가맹점수가 많은 생과일주스 3개 브랜드 75개 제품과 흑당음료 판매점 6개 브랜드 30개 제품 등 총 105건을 수거해 시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당류 함량을 검사했다. 

 

생과일주스는 3개 브랜드(쥬씨, 떼루와, 킹콩주스엔커피)의 15개 판매제품(딸기바나나, 오렌지, 자몽, 수박, 망고 주스)을 대상으로, 흑당음료는 6개 브랜드(공차, 커피빈, 파스쿠찌, 빽다방, 요거프레소, 메가커피) 30개의 판매제품을 수거해 조사했다.

 

조사결과 흑당음료 1컵(평균 중량 308.5g)의 평균 당류 함량은 1일 기준치(100g)의 41.6%(41.6g) 수준으로 드러났다. 최근 식음료 브랜드에서 ‘가공을 거치지 않은 건강한 단맛’, ‘자연의 단맛’을 내세워 ‘흑당’이 유행하고 있으나, 흑당음료 1컵엔 각설탕(3g) 약 14개 분량 당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생과일주스 1컵(기본사이즈 평균 중량 314.6g)의 평균 당류 함량은 1일 기준치의 30.8%(30.8g)로 나타났다.  

 

생과일주스 종류별 100g당 당류 함량은 딸기바나나주스(12.4g)가 가장 많았고, 오렌지주스(9.9g) 〉자몽주스(9.5g) 〉수박주스(9.2g) 〉망고주스(7.9g) 순으로, 딸기바나나주스가 망고주스보다 1.6배 높았다.

 

또 조사한 생과일주스 75건 모두 천연과일보다 당류 함량이 높았다. 천연과일 100g당 당류 함량은 딸기·바나나(10.36g), 오렌지(9.14g), 자몽(4.2g), 수박(5.06g), 망고(5.35g)으로, 생과일주스가 당류가 더 높은데, 이는 판매점에서 단맛을 높이기 위해 과일뿐만 아니라 액상과당 등이 첨가된 시럽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가 당 함량 선택을 통해 당 섭취를 줄이는 게 중요한데, 생과일주스 조사업체 15개 매장 모두 주문 시 시럽 등 당류 조절이 가능했지만 ‘당류 조절 가능’ 여부를 표시한 업소는 6개 매장(40.0%)에 불과했다. 시는 주문시 당 함량 선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 업체와 조사결과를 공유하고 ‘당 조절 표시’를 적극 시행하도록 독려했다.

 

브랜드별로 ‘쥬씨’는 5개 매장 모두 메뉴판에 당류 조절이 가능하다고 안내했고, ‘킹콩쥬스엔커피’는 5개 매장 중 한 곳만 표시했다. ‘떼루와’는 당류 조절 표시가 되어 있는 매장이 없었다.

 

서울시는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흑당음료나 생과일주스의 당은 건강한 단맛이라고 생각하지만, 기본 1컵의 평균 당류 함량이 1일 당류 기준치 30~40% 이상으로 조사된 만큼 당 과다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당류 과잉 섭취 시 비만, 고혈압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생과일주스처럼 당류 조절이 가능한 음료는 시럽을 빼거나 줄이고, 당류 함량이 적은 음료를 선택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다소비 음료 당류 함량을 조사, 공개해 건전한 식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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