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 전투’ 히어로 류준열

“독립군 표현하며 울컥…동굴신 찍으며 울먹였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08/16 [14:44]

‘봉오동 전투’ 히어로 류준열

“독립군 표현하며 울컥…동굴신 찍으며 울먹였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08/16 [14:44]

정확한 사격 솜씨로 독립군 이끄는 분대장 역 맡아 혼신의 연기
“영웅이 아니라 숫자로만 기록되는 분들의 이야기 그리며 숙연”

 

▲ 류준열은 ‘봉오동 전투’에서 빠른 발과 정확한 사격 솜씨로 독립군을 이끄는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 역을 맡았다. <뉴시스>    

 

“청산리 대첩은 대첩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배우고 알지만, 봉오동 전투는 교과서에 몇 줄 나오지도 않는다. ‘(전쟁을 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구나’라는 게 촬영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다.

 

우리는 봉오동 전투를 몇 줄로 배우지만, 이게 그렇게 표현되기에는 많이 아쉽고 속상한 지점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희생이 있었다. 감독님도 <독립신문>을 토대로 자료를 모았지만, 자료가 많이 없었다. 관객들이 2시간 동안 교과서의 몇 줄보다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배우 류준열(33)은 영화 <봉오동 전투>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감독님이 영화를 만들면서 속상해하더라. ‘몇 줄 안 되는 것으로 표현할 전투가 아니다. 너무 아쉽다’고 말이다. 나도 그분들이 숫자로밖에 기억이 못 된다는 게 너무 안타깝더라. 그 숫자조차 정확하지 않다. ‘몇 명으로 표현되는 부분’에서 울컥했다. 그들의 희생 덕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현재 이렇게 살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류준열은 또한 “(촬영세트) 독립군 막사와 동굴을 보며 울먹인 적이 있다. 숙연해지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한 인간으로서 총 들고 싸우는 시간 외에 다른 시간도 있었을 것 아닌가. 다들  호텔에 있다가 싸울 때만 나와서 싸우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건 아니지 않나. 실제 동굴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독립군들이 너무 열악한 상태에 있으면서 전쟁을 치렀구나’라는 게 와닿았다. 현실에서 나는 촬영을 하고 집에 와서 침대에서 편하게 자지 않나. 그런 갭을 느끼는 순간이 굉장히 묘했다. 실제는 세트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었을 텐데 그런 부분이 제일 와닿더라”라면서 북받치는 감정을 눌렀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봉오동 전투에서 첫 승리를 쟁취하기까지 독립군의 투쟁과 숨은 이야기를 스크린에 재현했다. 봉오동 전투는 만주 지역에서 한국 독립군과 일본군 사이에 본격적으로 벌어진 최초의 대규모 전투였다. 이 전투에서 승리하여 독립군의 사기가 크게 높아졌으며, 1920년대 독립전쟁이 더욱 활발히 전개되는 계기가 되었다.


류준열은 이 영화에서 빠른 발과 정확한 사격 솜씨로 독립군을 이끄는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 역을 맡았다. 임무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 인물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돌진하는 성격 때문에 매번 장하를 친동생처럼 아끼는 마적 출신 독립군 해철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장하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누이가 3·1 운동으로 투옥된 후 일본군을 향한 분노가 끓어오른다.


류준열은 마적 출신 독립군인 해철, 병구와 달리 정규 군인으로서 연기를 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로 일부 연기학과 교수들은 군인, 무사류의 연기를 지양하라고 한다. 무대에서 살아 숨쉬는 느낌보다 죽어 있는 느낌의 배우가 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류준열은 주어진 역할 연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어려웠다. 장하는 훈련받은 군인을 표현해야 했다. (마적 출신 독립군을 연기하는) 선배들과 달리 나는 앞만 보고 달려야 했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후시(녹음)하는데도 부드럽게 가고 싶다고 얘기를 해도, 감독님은 장하는 이러면 안 된다고 했다.

 

비유하자면, 선배들은 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를 사 먹기도 하는 식으로 (여유로움 또한 보일 수 있는) 캐릭터였다. 왜 교수님들이 군인 연기가 어렵다는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됐다. ‘무사나 군인은 무대에 서 있기만 해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서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들었던 게 기억난다.”


그는 이장하 역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실제 직업군인들을 만나며 그들을 관찰하고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영화) <독전>의 서영락과 달리 이장하는 앞만 보고 달리는 친구다. 그러다 보니 본인의 감정을 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군인들은 남다른 직업의식을 갖고 있다. 그런 부분을 장하에게 많이 투영하고, 보이려고 애를 많이 썼다.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군인들을 많이 만났다. 많이 만나면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주변에 직업군인들이 많기도 하다.”


장하를 연기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류준열은 자신의 캐릭터를 극 중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았다.


“그래도 장하가 제일 멋있지 않나.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단 한 명의 영웅이기보다 숫자로밖에 기록될 수 없는 분들의 이야기다 보니 다양한 캐릭터가 나온다. 다양한 지역의 인물들이 나온다. 장하도 마찬가지였다. 마적, 농민 출신도 있지만, 정규 군인으로 훈련받은 독립군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부분들이 잘 살아난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류준열을 포함한 출연진은 당시 독립군과 99%의 싱크로율을 보이며 국찢남(국사책을 찢고 나온 남자들)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류준열은 이 별명이 좋단다.


”당시에 있었던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그런 걸 추구하고, 좋아한다. 그렇게 하려고 애쓴다. 근데 처음부터 그렇게 얘기해주니 너무 좋았다. 우리 영화에서 표현하고자 한 건 한 명의 위대한 영웅이 아닌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분들이다. 그런 모습을 담을 수 있어 너무 기분 좋았다.”


촬영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묻자 “스태프들이 훨씬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촬영 스태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영화를 찍고 나면 당시가 잘 기억이 안 난다. 추웠는지 더웠는지밖에 잘 기억이 안 난다. 촬영 당시 배우도 배우지만 스태프들이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장비가 말할 것도 없이 (많고 무겁다) 배우들이 거들어 주려 해도 다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해서 속상한 마음으로 산을 오르내렸던 것 같다.”


촬영 당시 유해진(49)의 달리기 실력에 감탄하기도 했다고.


“달리기 하나는 자신 있었다. 달리는 것을 빼면 시체다. 축구 경기를 할 때도 그렇다. 운동할 때도 달리는 것으로 잘 때운다. 사실 이번에는 산이다 보니 아무리 빨리 달리려 애를 써도 속도감이 많이 안 나더라.

 

특히나 유해진 선배와 달릴 때는 더 많이 티가 났다. 너무 잘 달리고 산을 너무 잘 탄다. 100~200명의 보조출연자, 스태프들을 통틀어 유해진 선배가 제일 잘 뛴다. 실화다. 평생을 산에서 단련한 분이다. 산신령과 같은 분이다.”


학창 시절 학교에서 강의를 들을 때 빼곡히 기록한 연기 노트들은 그의 자산 1호란다. 류준열은 여전히 학창 시절의 연기 노트를 보며 캐릭터를 연구한다고.


”연기를 하면 할수록 (촬영 전에 노트를) 더 많이 볼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정답은 기초에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하며 배우는 것들은 새로운 것들이 아니라, 앞서 배운 것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노트를 쌓아 놓고 있는 게 뿌듯하고 좋다.”


영화에서는 기타무라 카즈키(50), 이케우치 히로유키(43), 다이고 코타로 등 일본 배우들이 실제 일본군을 연기했다.


“배우로서 촬영장에서 임하는 자세를 그들에게 많이 배웠다. <택시운전사>의 토마스 크레취만과 촬영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애쓰는 모습이 감격스러웠다. 그때 많이 친해졌던 것 같다. 일본 영화 얘기도 많이 했다. 일본 영화도 훌륭한 영화가 많다. 말이 잘 안 통하지만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봉오동 전투>는 촬영이 여러 로케이션에서 이뤄진 만큼 류준열은 한국의 숨겨진 명소들을 가볼 수 있어 좋았다고도 했다.


“모든 장면을 한국에서 찍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절경을 다 본 것 같다. 봉오동의 식생이나 지형과 비슷한 곳을 찾아야 했다. 북쪽이다 보니 이국적인 곳을 찾아야 했다. 잠깐 나왔던 장면인데, 밀양 만어사에 큰 돌길을 뛰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곳이 너무 아름답더라.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독특한 지형처럼 보였다. 국내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하며 감탄했다.”


류준열은 앞으로 하고 싶은 영화 장르로 ‘좀비물’을 꼽았다.


“좀비 영화를 좋아한다. 좀비 영화를 찍고 싶지만 좀비 역할은 아니다. 좀비물을 하고 싶다고 하면, 다들 내가 좀비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더라. <데드 돈 다이>를 너무 재밌게 봤다. 그런 영화를 해보고 싶다.

 

한국에서도 좀비물이 성공한 사례가 있고, 준비되고 있는 좀비물 작품도 있다고 들었다. 한 번쯤 해보고 싶다. 버킷 리스트가 몇 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인 전쟁영화는 이번에 했다.”


그는 유튜브에 대한 관심도 숨기지 않았다. 유튜브 얘기가 나오자 “콘텐츠가 많다. 축구 말고도 사진, 보드게임, 운전 다 좋아한다. 하게 된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 드린다. 유튜브라는 게 하나의 SNS라고 생각한다”며 즐거워했다.


류준열은 축구스타 손흥민과 친하다. 앞서 손흥민(27)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박서준이 주연으로 출연한 <사자>를 홍보한 바 있다.

 

류준열은 “손흥민이 박서준씨를 홍보해줬나? 서준씨랑 친한 걸로 알고 있다. 손흥민과 연락을 자주 한다. 흥민이가 응원을 많이 해준다. (손흥민이 박서준만 홍보를 해줬는지) 내가 한 번 확인해 보겠다. 손흥민이 지금 워낙 바쁘다. 프레 시즌에 준비를 잘해야 진짜 시즌에서 활약을 할 수 있다. 많이 도우려고 한다. (부담을 주지 않으려 작품) 얘기를 많이 안 한다”며 우정을 과시했다.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류준열·유해진·조우진 등이 열연한 영화 <봉오동 전투>는 8월7일 개봉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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