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권위 스포츠의학 연구가 귀띔 '했다가 오히려 독이 되는 운동법'

당뇨병 환자 공복으로 걷기? 그러다 큰일 나요!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8/02 [10:43]

최고 권위 스포츠의학 연구가 귀띔 '했다가 오히려 독이 되는 운동법'

당뇨병 환자 공복으로 걷기? 그러다 큰일 나요!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8/02 [10:43]

부정맥 있는 사람 하루 10,000보는커녕 3000보도 고통
혈압약 복용자, 약 안 먹고 수영하면 평소보다 혈압 쑥↑

 

▲ 누구나 하나쯤은 만보기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만 보'가 기준이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루 3000보도 위험한 사람이 많다.   <사진출처=Pixabay>

 

상식은 변화한다. 운동 상식도 마찬가지다. 매년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고 상황은 달라지며, 과거에 주목 받던 것 중에는 실은 잘못된 정보로 밝혀지는 것들도 많다.

 

그런데도 새 정보는 눈에 잘 띄고 일반인들도 관심을 갖다 보니 그 자체로 주목받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면 실은 잘못된 정보였거나 특정 연령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마치 모두에게 해당되는 상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일본 최고 스포츠 의학 연구가 다나카 기요지는 최근 한국에 소개한 책 <그 운동 독이 됩니다>(지식너머)에서 “‘걷기는 하루 만 보 이상’, ‘내장지방 면적은 100㎠ 미만’처럼 숫자가 딱 떨어지는 정보들이야말로, 정말로 타당한 것인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운동 경험이 없는 사람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운동 걷기를 살펴보자. 실물 기기로건 스마트폰 어플로건 누구나 하나쯤은 만보기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만 보’가 기준이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루 3000보도 위험한 사람이 많다. 부정맥이 있는 사람에게 3000보는 고통 그 자체다. 당뇨병 환자가 공복 상태로 걷는다면 혈당치가 지나치게 떨어져 쓰러질 수 있다. 그에 반에 고혈압 환자는 걷는 거리를 늘리는 것이 좋다. 거리가 길수록 효과도 커진다.”


“또한 흔히 가장 안전한 운동으로 여겨지는 수영은 신체적인 부담이 적어 노령자에게도 권하는 운동이지만 노화로 혈관 탄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수영을 하게 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약을 먹지 않고 수영을 하면 평소보다 혈압이 치솟아 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정상고치혈압(필요한 경우에만 약을 복용하는 경증고혈압)환자가 약을 복용하고 운동을 하면 혈압이 필요 이상으로 떨어져 위험할 수 있다. 운동 후에는 부교감신경이 우위가 되어 심박수와 혈압이 모두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혈압인 사람은 반드시 운동 후 혈압을 체크해두고 필요한 경우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운동·식사·건강·의료 전반에 걸친 연구의 1인자로 평가받는 그는 40년간 축적된 연구를 바탕으로 저녁 식사 후 운동은 수면 부족을 가져올 수 있고, 무리한 운동은 빈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경고한다.


“개인차는 있지만 밤 9시 이후에 에어로빅 같은 운동을 하면 잠을 잘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춰 격렬한 운동을 하면 기분이 고조되어 교감신경이 우위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밤에 차를 고속으로 몰면 잠이 잘 안 올 때가 있는데 이와 비슷한 원리이다.

 

일정상 혹은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해 밤에 운동하고 싶다면 목욕 후에 요가나 기공, 스트레칭 등으로 부교감신경이 우위가 되도록 하고, 가능하다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심신의 긴장을 풀도록 하자.”


“조깅이나 마라톤 등 발바닥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는 운동을 습관적으로 하면 그 압력에 적혈구가 파괴돼 이른바 ‘스포츠 빈혈’을 일으킬 수 있다.

 

스포츠 빈혈이란 격렬한 운동으로 인해 생기는 빈혈을 말한다. 강한 압력에 적혈구가 충격을 받아 막이 터지면서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이 유출되는 ‘용혈’이라는 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혈액 1㎣에는 약 400~500만 개나 되는 적혈구가 떠다니는데, 장시간 달리거나 걷거나 또는 뛰어올라 발바닥에 강한 충격을 지속적으로 주면, 발바닥의 모세혈관 내를 떠다니는 적혈구가 조금씩 파괴된다. 달릴 때는 체중의 3배 정도의 부하가, 러닝 롱 점프는 착지할 때 5~7배의 매우 큰 부하가 걸리기 때문이다.

 

발바닥은 모세혈관이 많아 그렇지 않아도 적혈구가 빽빽이 떠다니는데 여기에 물리적으로 큰 압력이 가해지면 적혈구가 쉽게 파괴된다.


감량을 위해 식사를 제한하면서 운동도 열심히 할 때는 스포츠 빈혈의 발생 위험이 더 커진다. 적혈구를 만드는 영양소인 철분과 단백질을 식사를 통해 잘 섭취하면 문제는 없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 식사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먹는 양이 줄어 철분과 단백질 모두 부족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적혈구는 체내의 세포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스포츠 빈혈로 적혈구가 파괴되면 근육세포가 산소 결핍 상태가 돼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더라도 운동할 때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쉽게 지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일할 때도 금세 지치거나 의욕이 떨어진다.“


그는 이렇듯 잘못된 운동 상식들을 바로잡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각 종목별 위험성과 적합한 운동법을 제안한다.


“지병이 있는 경우는 각각의 질병에 따라 운동 시 주의사항이 달라진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공복일 때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공복 상태로 운동을 하면 혈당치가 지나치게 떨어져 쓰러질 수 있다.

 

고혈압 환자, 즉 지질이상증 고지질혈증과 HDL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내는 병태의 환자는 걷는 거리를 늘리는 것이 좋다. 거리가 길수록 효과가 크니 자유롭게 즐겨보자.

 

고요산혈증혈액 내에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환자는 고혈압 환자와 마찬가지로 느린 속도로 걷는 것이 좋다.”

 

“걸으면서 맥박이나 속도를 일일이 체크하는 사람도 있다.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습관도 아니다. 왜냐하면 심박수는 신장이나 체중처럼 개인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심박수란 대체로 그 연령대의 평균치이다. ‘나는 ○○살이니까 심박수는 ××가 좋아’라고 생각하는 것은 모든 면에서 그 연령의 평균적인 몸일 때 가능한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운동 중 최대 심박수는 나이가 들면서 느려지지만, 특별히 질병이 없는 한 큰 차이는 없다. 건강한 사람은 1분에 50도 떨어지지 않는다. 나이에 따른 차이보다는 개인차가 더 크다. 키가 작은 사람은 심박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20세의 키 큰 사람과 70세의 키 작은 사람을 비교하면 70세의 키 작은 사람의 심박수가 높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전자가 1분에 170이고 후자가 180인 경우도 있는 등 개인차가 크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110을 넘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걸을 때 심박수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보다는 심기능이나 부정맥에 주의해야 한다. 체력을 키우고 싶다면 조금 숨이 찰 정도로 걸으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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