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는 시인 박경자의 암을 이기는 밥상 깜짝공개

“몸을 맑게 하는 음식이 정신도 맑아지게 한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7/19 [10:40]

밥 짓는 시인 박경자의 암을 이기는 밥상 깜짝공개

“몸을 맑게 하는 음식이 정신도 맑아지게 한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7/19 [10:40]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암 환우들이 추천하는 암 요양원 ‘숲속고요마을(구, 황토옥구들방) 자연치유센터’. 그곳에서 암 환우들을 위해 매일 밥을 짓는 여자가 있다. 박경자 원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녀가 차린 밥상은 일류 요리사가 만든 음식처럼 멋스럽지는 않지만, 아픈 가족이 어서 건강해지길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청정 자연에서 직접 키운 채소와 수제 양념으로 정성 들여 만드는 음식들은 항암치료로 입맛이 깔깔해진 암 환우들의 입맛을 돋우고 영양을 보충하며 위축된 몸과 마음을 편안히 안아준다. 박 원장은 항암음식 전문가이기 전에 시인이다. 1998년 <현대시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원이다. 2003년 한국문예진흥원 창작시 당선으로 문예진흥기금을 수혜하여 시집 <상처는 가장자리가 아프다>를 출간했다. 현재 경기도 양평의 산골 ‘숲속고요마을’에서 자연과 교감하면서 시작(試作) 활동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오늘도 산골의 바람, 나무, 꽃들에게서도 생명의 경이로운 기도를 들으며 산나물을 뜯고, 밥을 짓고, 농사를 지으면서 ‘생명을 살린다’는 간절함을 담아 암 환우들을 위해 밥상을 차리는 박 원장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난치성 질환 앓으며 병원치료 한계…자연치유와 음식 접목
투박한 자연식 먹으며 생기 되찾고 몸이 변하는 과학 체험
제철식품을 쓰되 영양 흡수율 높이는 조리…채소 육수 사용

 

▲ 산골의 바람, 나무, 꽃들에게서도 생명의 경이로운 기도를 들으며 산나물을 뜯고, 밥을 짓는다는 박경자 시인.   <사진출처=전나무숲>    

 

시인인 박경자 숲속고요마을 자연치유센터 원장이 항암밥상을 차리게 된 데는 그녀만의 사연이 있다. 2004년 갑작스러운 혈변과 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그녀는 의사로부터 희귀 난치성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너무나 당연하게 아무 생각 없이 병원 치료를 수 년간 계속했다.

 

하지만 혈변과 복부 통증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증세는 점점 악화되었고, 오랜 약물치료의 부작용으로 결국 위까지 안 좋아져 응급실에 실려 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무엇을, 어떻게, 왜 먹어야 하나?


그러는 과정에서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병원 치료의 한계를 통감하고서야 자연치유와 음식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선택의 길이 없었던 박 원장은 풀 한 포기 뽑을 힘도 없는 몸을 이끌고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산골에 들어와 황토집을 짓고 살게 되었다.


처음 자연식을 시작할 땐 ‘무엇’을’ ‘어떻게’ ‘왜’ 먹어야 하는지 방향조차 모르면서 우선 산과 들에 지천인 산나물과 직접 농사지은 싱싱한 채소를 상에 올렸다. 그렇게 투박하지만 가공되지 않은 자연식을 수년 동안 꾸준히 먹고 나니 약의 부작용은 겪지 않으면서 조금씩 생기를 찾아가는 몸의 변화를 직접 느꼈고, ‘이젠 살았구나’ 하는 안도와 함께 기적이 아닌 과학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렇게 몸이 좋아지면서 자연식에 깃들어 있는 생명력과 효능에 자연스럽게 매료되었고, 음식에 관해 깊이 있게 공부하게 되었다. ‘몸을 맑게 하는 음식이 정신도 맑아지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면서 음식에 깃들어 있는 음양의 조화, 자연에서 나는 모든 음식 재료는 약이면서 동시에 독이기에 이를 중화시키는 조리 방법 등을 연구하며 음식이라는 아름다운 종합예술에 빠져들었다.


처음엔 살기 위해 마지못해 만들어야 했던 음식들이 보기만 해도 즐거워졌을 무렵, 생명력이 살아 있는 음식들을 아픔을 겪고 있는 많은 환우와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황토집을 몇 채 더 짓고 50여 명의 환우들과 ‘생명이 깃든 음식’을 가족같이 나누며 9년째 지내고 있다.


자연치유의 힘을 몸소 체험한 그녀는 음식의 치유 효과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음식은 어떤 질병을 어떻게 치료하든 모든 환우에게 빨리 적용되어야 하는 치유의 핵심이자 필수 요건이기에 물조차 삼키기 어려운 암 환우들에게도 ‘무엇을’ ‘어떻게’ ‘왜’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 제시는 암을 치유하는 데 꼭 필요한 핵심 포인트이자 동시에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숲속고요마을’에서 지낸 암 환우들 중에는 건강 상태가 호전되어 집으로 돌아간 경우가 여럿 있다.


박 원장은 “암 자연치유는 기적이 아니라 생명밥상의 과학”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암을 이기는 행복한 항암밥상>(전나무숲)이라는 책도 펴냈다. 자신이 오랜 기간 직접 경험한 일들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환우에게 자연치유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여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약도 되고 맛도 있고 보기에도 좋은 음식, 또 조리하기도 쉬운 행복한 항암밥상을 소개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항암밥상은 곧 생명밥상


박 원장은 “‘항암밥상’은 ‘생명밥상’”이라고 말한다. 생명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져지지도 않지만 모든 것에 깃들어 있고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의 뿌리가 되는데, 제철 식품으로 천연 재료를 첨가해 정성스레 만든 항암밥상이야말로 제철 식품의 생명력을 고스란히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 안의 생명을 인식하고, 그 생명의 힘으로 또 다른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을 하며 음식을 만든다.

 

▲ 약도 되고 맛도 있고 보기에도 좋은 박경자 원장의 항암밥상.    


박 원장이 항암음식을 만들 때마다 철저히 지키는 원칙은 다음과 같다고.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제철 식품을 사용한다.
△영양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조리한다.
△화학적 요소가 가미되지 않은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다.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장류는 직접 담근 재래식 발효 장으로 만들고, 식초는 발효 식초를 만들어 사용한다.
△항암보양식을 제외한 항암음식의 국물은 채소 육수를 사용한다.
△천연 식품이라 하더라도 깐 메추리알, 깐 도라지와 같이 반가공된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식재료는 생명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영양소를 가장 적게 파괴하는 방식으로 손질한다.
△식재료는 잘게 다지는 등 섭취가 잘될 수 있게 손질해 조리한다.
△자연 친화적인 조리 기구를 사용한다.
△사랑의 마음으로, 오로지 음식에만 전념하며 조리한다.
△음식의 정갈한 맛은 청결에서 비롯되는 만큼 식재료와 조리 기구는 물론이고 조리 장소, 심지어 바닥까지 청결을 유지한다.


박 원장은 이 같은 원칙을 철저히 지켜가며 약도 되고 맛도 있고 보기에도 좋은 음식, 또 조리하기도 쉬운 행복한 항암밥상을 책에 담으려 노력했고, △상큼한 약성이 입안 가득 퍼지는 샐러드 △항암치료로 깔깔해진 입맛을 달래줄 죽과 수프 △항암 성분을 섭취하는 간단한 한 상 국과 밥 △제철 나물로 만드는 항암반찬 무침, 볶음, 조림 △항암치료로 지친 몸에 영양의 균형을 맞춰줄 항암보양식 △기나긴 암 치유의 터널에서 맛보는 별미 간식과 별식 항암밥상에 맛과 풍미를 더하는 육수, 양념장, 소스 등모두 124가지의 항암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음식을 만들면서 때론 새로운 발견에 환호하고 때론 재료의 한계에 부딪히지만 생명밥상으로 건강을 찾아가는 환우들의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모든 순간이 축복과 감사로 바뀐다는 그녀는 암 환우들을 향해 진심 어린 조언도 한다.


“지금 우리는 망설일 시간이 없다. 방향만 제대로 잡는다면 암은 확실히 치유된다. 먹고, 자고, 울고, 웃고, 숨 쉬고, 걷는 모든 일상이 치유의 연속이니 조급해하지 말고 항암밥상과 함께 마음 편히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맞이하면 된다. 부디 나의 책이 생명을 살리는 자연식의 길잡이가 되어 절망에 빠진 환우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꼭 그렇게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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