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혐의 임종헌 증언 거부 속사정

39일 만에 법정에 섰지만 대다수 증언 거부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07/12 [10:55]

‘사법농단’ 혐의 임종헌 증언 거부 속사정

39일 만에 법정에 섰지만 대다수 증언 거부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07/12 [10:55]

‘유해용 재판’ 나와 “내 재판 유죄 증거로 쓰일 수 있어 거부하겠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중간책임자 역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 유해용(53·19기) 변호사 재판 증인으로 나서 대다수 증언을 거부했다.


법관 기피신청으로 재판이 중단된 뒤 임 전 차장이 법정에 나온 건 지난 5월30일 이후 39일 만이다.


임 전 차장은 7월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박남천) 심리로 열린 유 변호사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속행 공판 증인으로 출석했다.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중간책임자 역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뉴시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박채윤씨 특허등록무효 소송이 대통령의 관심 사건이니 ‘챙겨봐 달라’는 청와대 요청사항을 전달받고, 이와 관련된 보고서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과정에 공모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문제가 된 법원행정처 문건에는 ‘특허법원에서 재판받는 당사자에게 불리한 판결이 선고될 우려’라고 기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날 임 전 차장에게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재판받고 있던 당사자가 불리하게 선고될 우려가 있자 민원을 제기한 거라고 이야기 해준 게 맞냐‘고 물었지만 그는 증언을 거부했다.


‘곽 전 비서관이 VIP(대통령) 지시사항이라며 전달한 사항을 법무비서관을 통해 전달한 게 맞는지’, ‘곽 전 비서관이 2015년 9월 박 전 대통령의 추석 선물 전달을 위해 대법원 청사에 방문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대법관과 함께 만난 사실이 있다는데 맞는지’ 등을 묻는 말에도 마찬가지였다.


임 전 차장은 이날 “사건요약 문서 유출과 관련된 것만 증인신문이 예정된 걸로 생각하고 신문에 응할 예정이고 나머지 신문은 증언을 거부할 예정”이라며 “제 형사사건 유죄 증거로 사용될 우려가 있어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유 변호사 측 변호인이 ‘이 사건 공소장에 따라 청와대의 도움을 받으려 유 변호사와 공모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임 전 차장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 “(관련 논의도) 없다”고 밝혔다.


임 전 차장에 이어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곽 전 비서관은 일부 의혹을 인정하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검찰은 곽 전 비서관이 법무비서관으로 내정되는 과정에 법원행정처가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최고 역점 사업인 상고법원 도입 추진 등을 위해 법무비서관직을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연결고리로 활용하고자 판사 출신 법조인을 앉히려 했다는 것이다.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이 2015년 1월 임 전 차장이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갈 의향이 있는지 묻는 연락을 한 적 있나‘고 질문하자 곽 전 비서관은 “있다”고 답했다. 이어 ‘2~3일 뒤에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으로부터 내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법무비서관 임명에 법원행정처 의사가 반영된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법원과 청와대는 업무 협조보다는 헌법기관에 대한 협조 차원의 행정상 연락 기회가 있는 것”이라며 “자칫 업무 협조가 재판 관련된 것으로 보여 오해의 소지가 있다. 행정처 의사가 ‘반영됐다‘는 것보다 ‘참작됐다‘는 표현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특허무효소송 관련 ‘우 전 수석의 지속적인 지시는 박 전 대통령 지시가 있어서인가’라고 묻자 곽 전 비서관은 “그때 정확히 우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 관련 이야기는 안 했지만 직관적으로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서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회사 아닌가를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임 전 차장에게 특허소송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요청을 해서 문건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받은 적 없다”면서 “만약에 봤으면 기억을 못할 리 없다. 단순히 기억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받아보지를 않았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아울러 곽 전 비서관은 문건 관련 법무비서관 사무실을 압수수색 받으면서 사안 요약 문건이 일절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고,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유 변호사의 다음 공판은 오는 9월2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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