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공단 105억대 입찰 뒷말 무성

일본 협력업체 띄워주기 ‘짬짜미’ 있었나?

추광규(인터넷뉴스신문고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7/12 [10:47]

환경공단 105억대 입찰 뒷말 무성

일본 협력업체 띄워주기 ‘짬짜미’ 있었나?

추광규(인터넷뉴스신문고 발행인) | 입력 : 2019/07/12 [10:47]

‘흡입 독성시험 시스템’ 입찰가격 소수점 4자리까지 같아 논란
환경공단 측 “공개된 입찰예가 105억…금액 동일하게 적었을 뿐”

 

▲ 환경공단에서 흡입 독성시험 시설 구축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    

 

환경공단이 최근 조달청을 통해 진행한 105억 원대 ‘흡입 독성시험 시스템 제작·설치’ 입찰이 논란에 휩싸였다.


환경공단 고위층의 암묵적인 지원 하에 특정 일본 업체와 협력관계에 있는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입찰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 때문에 자체감사는 물론 환경부 감사가 진행 중인 걸로 알려진다. 여기에 더해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가 진행 중이고 공공기관이 국산제품이 있는 데도 일본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도 논란을 불렀다.


환경공단은 가습기살균제 원인물질인 PHMG와 같은 유해 화학물질의 흡입 독성시험을 수행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은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흡입 독성시험 기반 구축사업’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흡입 독성시험 규정에 적합하게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한다. 해당 시설은 환경공단 부지에 구축되는 시험실에 설치된다.


해당 사업과 관련 환경공단은 지난 1월31일 ‘만성’ ‘발암성’ 흡입 독성시험을 위한 장비 구매를 외자 입찰로 계획하고 관련 업체에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3월21일 외자 입찰을 위한 사전 규격에 대해 조달청 공고를 실시했다.


흡입 독성시험은 급성(단회노출), 아급성(142~8일 노출), 아만성 (90일 노출), 만성(90일 이상) 발암성 시험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가장 정밀도가 높은 ‘만성’ ‘발암성’ 시험 장비 구매 의사를 밝힌 것.


하지만 이 같은 입찰은 국내 제조사의 반발을 불렀다. 이미 국내에서 관련 시험장비가 개발되었음에도 외자 입찰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국내에 개발사가 없을 경우 특정 외국 업체 제품을 가져오면서 관세는 물론 부가세까지 면제하는 특혜를 주겠다는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환경공단은 국내 업체의 반발이 이어지자 국제입찰로 방식을 변경한 후 5월31일 입찰을 공고한 후 6월19일 최종 개찰했다.


환경공단의 ‘흡입 독성시험 시스템 제작·설치’ 사업과 관련한 논란은 지난 6월19일 최종 개찰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입찰에는 일본의 한 업체에서 분사한 두 업체가 한국의 대리점을 통해 한국 업체와 공동입찰로 참여한 후 1·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들 업체가 써낸 입찰가격을 보면 소수점 4자리까지 같은 18.8571점이었다. 이뿐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동일한 일본 기술을 채용한 두 업체가 기술평가 점수에서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실제 두 업체의 기술평가 점수는 1.98점의 차이가 난다. 또 이 같은 기술평가 점수 차이는 입찰 결과를 좌우한 결정적 요인이었다.


동일한 일본 기술로 제작한다는 설비에 대해 기술평가 점수가 2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은 석연치 않다. 기술평가 위원들이 선정업체를 밀기 위해 고의적으로 점수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번 논란의 핵심 중 하나다.


해당 장비는 국내 대부분의 국책기관에서는 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문을 더한다.


실제 안전성평가연구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모두 국산제품을 이용해 흡입 독성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OECD 수준의 GLP(우수실험실운영기준)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굳이 환경공단이 일본 제품을 선정했느냐는 의문이다.


의문은 이어진다. 환경공단은 1950년대 기술을 이용한 평면식 전신 챔버를 구매하고자 했는데, 현재 이 챔버를 이용하여 시험하고 있는 곳은 일본뿐이다. 그 반면 미국·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시험물질이 적게 소요되고 에너지 효율이 좋은 다단식 챔버나 비부노출 챔버를 이용하여 만성 흡입 독성시험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앞서 말한 흡입 독성 전문 국책기관들도 국산제품인 다단식이나 비부 챔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입찰 추진 당시 흡입 독성분야 전문가가 한 사람도 없던 환경공단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일본 특정사가 생산 중인 평면식 전신 챔버 구입을 추진했다.


한편 이 같은 의혹과 관련 환경공단은 가격점수가 소수점 4자리까지 같은 점에 대해 “공개된 입찰예가는 105억 원이었다”면서 “두 기업은 입찰제안서에 이 금액을 동일하게 그대로 적었다. 전자조달 시스템에서 그렇게 적을 경우 가격 점수 산출식이 정해져 있어 자동으로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규격으로 단층평면식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자료도 찾아보고 했을 때 다단식보다는 평면식이 맞는다고 생각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험동물들에게 노출되는 화학물질의 농도가 굉장히 균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다시 말하면 10ppm을 노출시키고 싶다. 그러면 10일이고 100일이고 1년 내내 동일하게 노출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전문 자료를 보면 다단식 즉 아파트처럼 쭉 위로 실험동물을 넣고 노출을 시키는 것보다는 단층에서 노출시키는 게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지속을 해도 정확하게 유지될 개연성이 높다고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공단은 이와 함께 “입찰공고문에 만약에 제시한 기본사양보다 더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나 방법이 있다면 그것도 제안을 하라고 제시했다”면서 “그것이 훨씬 더 농도를 잘 맞출 수 있다면 수용을 안할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해당 입찰과 관련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환경부 감사와 관련해서는 “(이번 입찰과 관련) 여러 곳에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우정바이오가 어떻게 제품을 만들어서 납품을 하려는지 속속들이 알지는 못한다. 일본 제품을 그대로 들여오는 것은 아니라고 그쪽 담당자에게 들었다. 최종계약은 윗선인 경영진 쪽에서 최종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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