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먹고 마시는 심리학 집중분석

“먹을 것 넘쳐나는 세상…똑똑하게 먹어라”

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7/05 [09:53]

죽도록 먹고 마시는 심리학 집중분석

“먹을 것 넘쳐나는 세상…똑똑하게 먹어라”

김수정 기자 | 입력 : 2019/07/05 [09:53]

기분 좋을 땐 좋은 맛 기억에 남고 나이 들수록 후각 떨어져

 

▲ 사람들은 왜 어떤 음식은 엄청나게 좋아하면서, 또 어떤 음식은 지나치게 싫어하는 걸까? <사진출처=Pixabay>    

 

아마도 고지방, 고당도, 고염분, 고칼로리 음식이 몸에 좋지 않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밤마다 치킨을 흡입하고, 어제 먹은 떡볶이를 또 먹고, 하루 종일 커피를 입에 달고 살고, 주기적으로 맥주와 알코올을 찾아 마신다. 또 초콜릿과 같은 고당도 음식에 중독되고, 건강하고 몸에 좋은 음식보다 나쁜 음식을 찾아 먹기 바쁘다.


왜 그럴까? 왜 우리는 나쁜 음식을 먹고 마시면서 한편으론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왜 배달음식을 시켜놓고 인터넷으론 다이어트 약을 검색하며, 왜 어떤 음식은 엄청나게 좋아하면서, 또 어떤 음식은 지나치게 싫어하는 걸까? 왜 유독 고당도,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걸까?


하버드대학교에서 실험 심리학 분야 박사 학위를 받은 국제적 명성의 행동 과학자 알렉산드라 W. 로그가 먹고 마시는 인간의 행동 심리를 파헤친 책 <죽도록 먹고 마시는 심리학>(행복한숲)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먹고 마시는 행동과 심리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로그 박사의 실험과 연구는 의미가 있다. 게다가 그의 독특한 이력, 바로 슈퍼테이스터(초미각자)란 점은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로그 박사는 어릴 때부터 생선과 해산물을 극도로 싫어하고 음식 호불호가 지나치게 강한 까다로운 식성 덕에 ‘음식 선호와 음식 혐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런 독특한 이력을 토대로 그는 먹는 것과 관련된 행동 심리를 크게 13가지 통찰력 있는 주제로 분석한다. 배고픔과 미각처럼 기본적인 먹고 마시는 프로세스뿐만 아니라, 먹고 마시는 것이 폭식증, 거식증과 같은 섭식 장애, 비만, 과식, 알코올 중독, 당뇨병, 흡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장 최신의 과학적인 연구들을 소개하고 있는 것.


먼저 로그 박사는 먹고 마시는 것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배고픔, 포만감, 갈증, 미각과 후각, 음식 선호와 음식 혐오, 충동과 자제력을 언급한다. ‘배고픔이 우리를 정말 먹게 만들까’란 질문을 던진 그는 낮은 주변온도, 가짜 섭취, 고당도 음식, 그리고 뇌의 명령이 우리를 많이 먹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먹고 마시는 것을 결정하는 미각과 후각에 대해 분석한 후 맛과 냄새는 우리가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가려낼 때 인체가 필요로 하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또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고 귀띔한다.

 

특히 우리의 미각과 후각은 감정에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 기분이 좋을 때는 더 좋은 맛이 기억에 남고, 나이가 들수록 후각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노인들의 건강을 우려하기도 한다.


음식 선호와 음식 혐오가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지도 파헤친다. 특히 우리가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고당도, 고염분, 고지방, 고칼로리를 선호하는 이유와 그것이 유전 때문인지 아니면 경험 때문인지 많은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엔 고당도, 고칼로리, 고염분, 고지방 음식이 생존에 유익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그런 음식들을 좋아할 수밖에 없고, 이처럼 한때는 인간에게 유익했던 것이 지금은 우리를 곤경에 빠트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그는 “거식증과 폭식증은 생각보다 많은 여성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거식증에 걸린 사람들의 섭식행동에는 다른 특이한 측면이 있다”고 밝힌다.


“거식증에 걸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의 음식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또 먹는 생각을 누구보다 많이 한다. 심리학자 폴 로진은 남자와 여자 대학원생들 475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자신의 신체에 만족하지 못하는 남녀 간 차이를 알아보는 실험에서 남자들은 이상적인 몸매, 현재 몸매에 비슷한 것을 선택했지만, 여성들은 이상적인 몸매는 자신보다 마르고, 현재 몸매는 자신보다 더 뚱뚱한 그림을 선택해 여성들에게 이상적인 몸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거식증을 부른다고 지적한다.”


로그 박사는 알코올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많은 문제들을 만들고 있는지 지적하면서 알코올 남용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많은 과학자가 알코올 중독은 유전적 경향성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험 결과 알코올 중독을 조장하는 환경이 추가로 존재하는 경우에만 그런 경향이 있었다. 알코올 중독에 유전적인 요소가 있는지 알기 위해 쌍둥이와 입양아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일란성 쌍둥이조차 한 명이 알코올 중독이면 다른 한 명은 알코올 중독이 될 가능성이 50퍼센트뿐이었고, 알코올 중독자들의 생물학적인 자녀 대부분이 알코올 중독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실험 결과, 술만한 보상을 주는 다른 것이 없을 때 음주가 증가했다. 알코올 남용은 사람들이 술의 효과를 삶의 제일 좋은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술을 통해 얻는 보상을 다른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도록 해야 알코올 남용과 중독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로그 박사는 생각 없이 먹는 사람들에게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껌을 씹으면 배고픔이 줄어든다 △주변온도가 낮으면 훨씬 더 많이 먹는다 △단 음식은 배고픔을 더 느끼게 한다 △식사의 기억을 높이면 섭취가 감소한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매운 음식을 더 좋아한다 △한 끼 식사나 굶는 일은 인지능력을 저해한다 △언젠가 한 번 과체중이었다면 그 상태를 유지해야 허기가 지지 않는다 △반주는 식욕을 자극한다 △금연한 사람들은 사탕이나 단것을 선호한다 △부모의 음식 혐오는 아이에게 전달된다 △섭식 장애는 어머니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살이 더 잘 찐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칼로리 음식이 당긴다 등.


사실 우리는 전보다 더 풍요로운 맛과 냄새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것을 동일하게 누리지는 못한다. 더욱이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과 지금은 환경이 전혀 다르다. 먹거리에 대한 쉬운 접근성과 선호의 결합은 과하게 먹는 결과를 낳고 있다. 게다가 비만과 각종 질병에 일조하고 있다.


쥐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맛이 좋은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을 때 과식과 비만으로 이어졌다. 인간의 인체와 현재 환경의 부조화가 심각한 의학적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체중 조절의 핵심은 우리가 먹는 것, 그리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우리가 진화한 환경의 조건과 더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어떻게 먹어야 할지 지속적으로 지혜와 고민이 필요하다.


로그 박사의 실험 심리학이 그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똑똑하고 건강하게 먹고 마시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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