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모두투어 패키지 여행...그 이면에 숨은 불편한 진실들

“패키지 29만, 옵션 57만…배보다 배꼽 더 크더라”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6/21 [11:21]

하나투어·모두투어 패키지 여행...그 이면에 숨은 불편한 진실들

“패키지 29만, 옵션 57만…배보다 배꼽 더 크더라”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6/21 [11:21]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하나투어도 모두투어도 여행사 아니라 발권 대행사로 군림
여행 위한 일정 아니라 항공권 판매 위한 스케줄 잡기 연연
가격 달라도 일정 비슷…옵션 선택권 없고 평균비용 400달러

 

▲ 하나투어·모두투어에서 판매하는 여행상품 살며보면 판에 박힌 여행 일정의 연속이다. 소비자를 위한 여행상품이라기보다 여행사에 돈이 되는 상품 위주로 짜여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사진은 하나투어 동남아 패키지 여행상품 온라인 판매 화면 갈무리.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유람선 침몰 사고로 동유럽 여행을 떠났던 한국인 수십 명이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게다가 피해자들이 패키지 여행으로 관광을 하던 중 참극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패키지 여행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잦은 일정 변경과 과도한 선택관광 강요, 여행사 구분 없이 단조롭고 판에 박힌 여행일정, 무분별하게 판매되는 엄청난 수의 유사 여행상품 등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기보다 여행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주간현대>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 계획을 세우는 독자들을 위해 국내 양대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 실체에 대해 소개한다.


국내외를 여행하려는 한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여행업은 2018년 말 기준으로 5200여 개에 달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가 이 가운데 전체 발권 실적의 27.5%를 차지하는 하나투어(16.8%)와 모두투어(10.7%)를 대상으로 태국·베트남 여행일정, 유사상품 현황, 옵션상품 가격 등에 대해 샅샅이 해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월별 여행상품의 경우 하나투어는 14개, 모두투어는 9개였지만, 여기서 파생된 유사 여행상품은 항공기 운항 편수만큼이나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동남아 지역으로 운항하는 모든 항공기에 모든 여행상품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주권은 “여행을 위한 발권 대행인지 항공권 발권을 위한 여행사인지 구분이 모호할 정도”라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환경에서 다양하고 유익한 여행상품이나 여행일정이 나오기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하나투어의 경우 월별상품은 14개였지만 5~6월 기준 개별상품별로 적게는 500개, 많게는 1200개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모두투어의 경우 5~6월 기준 날마다 평균 300개 정도의 상세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 여행사가 판매한 수천 개의 개별일정을 살펴보면 전형적인 하석상대(下石上臺) 여행상품임을 알 수 있다. 굳이 차이를 꼽으라면 성수기·비수기에 따른 가격 차이와 개별 여행지의 순서 뒤바꾸기 정도를 꼽을 수 있었다. 한마디로 방콕이나 베트남으로 운항하는 항공편 숫자와 동일하게 개별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던 것.


두 여행사 모두 여행일정이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했고, 테마여행상품에는 ‘테마’ 없었고, 옵션상품에는 ‘선택권’이 없었다.


하나투어의 경우 TV 예능 프로그램에 방송된 베스트 상품, 한국여행협회가 인증한 노옵션·노쇼핑 우수여행상품, 가성비 높은 초특가 여행상품, 홈쇼핑 판매 여행상품, 프리미엄 여행상품, 온라인 전용 여행상품, 가족여행상품, 테마(모녀·미식·요트) 여행상품, 역사여행상품, 휴양여행상품, 세미 패키지 여행상품 등으로 구분된다. 모두투어의 경우 가정의 달 여행상품, 가정의 달 초특가 여행상품, 동반자 무료 등 1+1 모두플러스(1+1) 상품, 홈쇼핑 따라잡기 여행상품 등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상품별 개별일정을 살펴보면 가족여행상품에는 가족이 없었고, 효도 상품에는 효도가 없었다. 일부 노옵션상품의 경우, 일정표에 버젓이 선택 관광이 들어 있거나 역사여행상품에 역사 관련한 일정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소비자주권 분석결과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항공편 일정에 맞춘 발권 대행사들이 여행상품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모두투어의 태국(방콕·파타야) 주요 상품 여행일정 비교결과 비슷한 일정을 순서만 뒤바꾼 채 수없이 반복하면서 여행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여행사는 태국이나 베트남 관광청 홈페이지에만 들어가도 얼마든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음에도 수 년째 비슷한 상품만 판매하고 있었다. 두 여행사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행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행을 위한 여행일정이 아니라 항공권 판매를 위한 형식적인 여행일정일 뿐이었다.


기본일정과 선택관광 일정의 구분도 모호했다. 여행상품의 기본코스와 선택관광 상품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판매하고 있었던 것.


하나투어·모두투어의 기본일정과 선택관광 일정을 살펴봐도 소비자들이 특정 여행지를 방문하는데 옵션상품으로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일부 여행지의 경우 어떤 여행상품에서는 기본일정에 포함되었는데 다른 여행상품에서는 선택관광 상품인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주권은 “이렇듯 모호한 일정 제시는 결국 현지에서의 일정변경과 추가비용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면서 “가이드의 자의적인 일정 변경과 풀 옵션 요구가 반영되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가이드 재량에 따른 자의적 옵션 적용 남발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일부 선택관광 상품의 경우 여행사 홈페이지에 ‘선택관광 정보’나 ‘선택관광’ 알림판을 통해 가격 및 내용 등의 설명이 되어 있었지만 일정표 상에는 기본관광 코스인지 선택관광 상품인지 설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마치 기본일정에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표시되어 있다. 여행상품을 고르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여행지가 기본코스이고 어떤 상품이 옵션상품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가이드의 재량에 따라 언제든 기본 코스도 옵션상품으로, 옵션상품은 기본코스로 뒤바뀔 수 있는 구조였다.


특히 저가의 패키지 상품은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패키지 상품 대비 추가비용이 평균 1.5~2배나 됐다.


두 여행사 모두 선택관광 시 풀옵션을 선택했을 경우 태국(방콕·파타야)은 250달러에서 450달러까지 추가비용이 발생했고, 베트남(나낭·호이안·후에)의 경우 250달러에서 350달러까지 추가(추정) 비용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여행객이 여행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풀옵션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29만~39만 원대의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고 풀옵션을 선택했을 때 추가비용이 여행비용의 2배나 됐다.


소비자주권에서는 가이드의 의한 일정변경에 의한 풀옵션 선택이 아닌, 일정표에 나와 있는 일정만을 기준으로 풀옵션 선택 시 여행객에게 추가적으로 발생되는 선택관광 비용을 산정해 보았다. 29만~39만 원대의 여행상품을 구입하고 풀옵션을 선택했을 경우 여행상품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선택관광에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가이드 경비, 개인적으로 쓰는 비용, 쇼핑센터에서 구입한 건강식품이나 라텍스 제품, 잡화류 등은 계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게다가 선택관광 비용이 현지 물가의 2~3배에 이르러 여행사들이 소비자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사에서 제시한 옵션관광 상품 가격과 현지 입장료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바우처 구입을 통해 적게는 1.5배, 많게는 2~3배에 이를 정도로 가격 부풀리기가 심각했다. 그러다 보니 패키지 여행상품에 포함된 기본일정의 경우 특별히 예외적인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입장료가 없고, 입장료가 발생하는 여행지의 경우 선택관광을 통해 가격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 부풀리기는 유적지뿐만 아니라 호텔·식당 등 현지에서 진행되는 모든 것에 적용되고 있었다.


한국 여행사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나 지정한 식당으로만 가도록 하거나, 장시간을 요하는 옵션 선택의 경우 도시락조차 가격 부풀리기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여행자 개인이 한가롭게 거닐 수 있는 시내관광에도 옵션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추가비용을 받았다.


소비자주권은 이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지금의 패키지 상품 구조로는 국내에서 구입한 여행상품 비용보다 현지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이 훨씬 크다”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잘못된 구조를 여행사 스스로 혁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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