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의사 ‘하기노 히토시’의 수수께끼 같은 귀막힘병 치유 비법

“의사도 못 고치는 이명·난청, ‘이관개방증’ 알면 낫는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6/21 [10:19]

이비인후과 의사 ‘하기노 히토시’의 수수께끼 같은 귀막힘병 치유 비법

“의사도 못 고치는 이명·난청, ‘이관개방증’ 알면 낫는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6/21 [10:19]

△귀가 ‘먹먹하다’ ‘답답하다’고 느낀다 △귀가 멍하다 △내 목소리가 귓속에서 크게 울린다 △내가 호흡하는 소리가 들린다 △내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느낌이 오지 않는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상대방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 이 같은 증상들은 대체로 두 가지 혹은 세 가지가 함께 나타난다. 증상이 더 악화되면 점점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두려워지면서 고통 받게 된다. 다른 사람과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게 되어 업무나 가사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지장을 받는 일도 종종 생긴다. 게다가 이명이나 어지럼증, 불면증, 초조함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흔하다. 일본의 이비인후과 의사 하기노 히토시는 “귀에 이 같은 증상이 상당수 나타난다면 ‘이관개방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수수께끼 같은 귀막힘병을 스스로 치료했다는 하기노 히토시 원장의 저서 <수수께끼 같은 귀막힘병 스스로 치료한다>(청홍)를 바탕으로 이명·난청·이관개방증 치유 비법을 소개한다.

 


 

귀 답답하고 멍한 증상 자꾸 나타난다면 ‘이관개방’일 가능성
‘이관개방증’ 걸리면 자율신경실조증 나타나 우울증 오진 일쑤

 

이관개방증 고생하다 서양의학+동양의학 융합 치료체계 확립
치유 비법은 목 안쪽의 上咽頭 치료하고 한약을 이용하는 것

 

귀울림 때문에 병원 찾았다가 검사결과 ‘이관개방증’ 밝혀지기도
빙빙 돌거나 어지럼증 나타나고 잘 들리지 않으며 이명·난청 동반

 

일본의 이비인후과 의사 하기노 히토시는 “귀가 먹먹하거나 답답하고, 멍한 증상이 상당수 나타난다면 ‘이관개방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일본에서 하기노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하기노 원장은 본인의 이관개방증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을 융합시킨 독자 치료체계를 확립하여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지금은 이관개방증에 관한 명의로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2012년 9월12일, 일본 최대 공영 방송 NHK의 한 인기 프로에서는 ‘최근 급증하는 수수께끼 같은 병, 귀막힘병!’이라는 타이틀의 프로그램을 내보내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다. 그로부터 상당히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서양의학에서 이관개방증은 ‘수수께끼 질병’으로 남아 있다.

 

▲ 귀가 먹먹하거나 답답하고, 멍한 증상이 상당기간 나타난다면 ‘이관개방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사진출처=Pixabay>    

 

의사도 모르는 수수께끼 병


사실 이 질병은 아직 그 실체조차 밝혀지지 않았으며, 의학서나 학회 등에서 잘 거론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많은 이비인후과 의사들도 이 질병을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병’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 질병은 검사 수치에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진단 내리기도 까다롭다.


“서양의학을 신용하는 대부분의 의사는 이상 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이 환자는 건강하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증상을 호소해도 ‘아무 문제없다’ ‘원인불명’ ‘기분 탓’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도록’이라는 말만 들을 뿐 더 이상의 진료는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분 탓’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심료내과에는 가보셨나요?’라고 하며 심료내과 혹은 정신과 진찰을 권유하거나 실제로 우울증이라고 오진하여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하기노 원장은 “실제로 이관개방증에 걸리면 자율신경실조증(의지와 무관하게 몸의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교란되면서 생기는 증상)과 같은 부정수소(뚜렷하게 어디가 아프거나 병이 있지도 않으면서 병적 증상을 호소하는 것)가 병발하는 경우가 많아서 우울증으로 오진하기 쉽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애초에 우울증이 아니기 때문에 항우울제를 먹어도 증세는 낫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약 때문에 증상이 악화될 위험만 커진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두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17세 소녀가 정신병원에 다니다가 나를 찾아왔다. 아마도 그 소녀는 자신에게 나타난 증상 때문에 힘들다고 솔직하게 의사에게 털어놓았던 모양이다. 소녀가 호소한 중상은 바람도 불지 않는데 바람소리가 윙윙 들린다는 것이었다. 이관개방증의 증상 중 하나가 이렇게 자신이 호흡하는 소리가 굉음처럼 울려서 들리는 것이다.

 

소녀는 그것이 이관개방증 증상인 줄 모르고 의사에게 호소했지만 이비인후과에서는 진단을 내릴 수 없었고, 정신과 의사가 환청이라고 판단하여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렇게 입원 치료를 받다가 마침내 나를 찾아온 것이다.


나는 이관개방증이라고 진단을 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그러자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치료 효과가 나타났으며, 그 소녀는 정신병원에서 바로 퇴원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이 소녀처럼 환청이라는 오진을 받고 정신과에 입원했던 남성도 나를 찾아왔다.

 

이렇게 입원까지 하는 것은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우울증으로 잘못 알고 항우울제를 처방 받은 사람은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채(즉, 올바른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이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검사 수치에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 ‘이상 없음’ ‘원인불명’ ‘기분 탓’이라는 말을 듣지만 환자에게는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런 진단을 받아도 막상 환자의 증상은 더 나아지지도 사라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설령 검사 수치에 이상이 발견되어 치료를 시작해도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거의 호전되지 않는다.”


하기노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이관개방증이라고 진단을 받으면 ‘이 병은 치료할 수 없습니다’라는 말을 많이 들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서양의학의 공식적인 견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 경우 대학병원에서는 대증요법(증상을 경감하기 위한 치료법)적인 치료를 하지만, 일시적으로 증상을 경감시킬 뿐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는 것.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사람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어떤 치료를 받아도 잘 낫지 않는다. 게다가 증상도 고통스러워 정신적으로 지 치는 경우도 많다. 앞서 우울증으로 오진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이관개방증의 증상이 너무 고통스러워 실제로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고통스러운 증상 때문에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게 되어 은둔하는 경향이 심해지므로 결국 더욱 우울해지는 것이다.”


사정이 이쯤 되면 이관개방증이 얼마나 까다로운 병인지 조금은 이해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는 이관개방증 때문에 고생하는 많은 환자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하기노 원장을 찾아간다고. 다행히 하기노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은 이관개방증 환자 중 대다수는 증상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고 한다.

 

▲ 일반적으로 이관개방증이라는 질병은 평소에 닫혀 있어야 하는 이관이 어떤 사정으로 개방된 상태가 지속되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Pixabay>    

 

이관개방증의 실체는?


그렇다면 이관개방증은 도대체 어떤 종류의 질병일까?


“이관개방증의 실체를 파악하지 않는 한 효과적인 대책을 세우기는 어렵다. 나 역시 아직 이 질병의 실체를 완전히 밝혀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렇게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이 까다로운 질병을 완화할 몇 가지 효과적인 치료법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우리 병원에서는 이관개방증 치료를 할 때 두 개의 큰 축을 기본으로 삼는다. 첫째 목 안쪽의 상인두(上咽頭)를 치료한다, 둘째 한약을 이용해 치료한다는 게 그것이다. 이 같은 치료법에 도달하게 된 것은 나의 경험과 관계가 있다.”


하기노 원장은 약 10년 전, 약 부작용 때문에 스티븐스존슨증후군이라는 난치병에 걸렸다고 한다. 이 병의 증상이 심한 자율신경실조증인데, 이때 이관개방증도 병발하여 무척 고생했다는 것. 당시 하기노 원장은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관개방증 치료를 위한 두 가지 큰 축이 완성되었다고.


“다른 병원에서는 호전되지 않던 이관개방증 환자들이 우리 병원에서 극적으로 호전되는 것을 보면, 이 방법이 실제로 큰 효과가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내 증상이 이관개방증 같은데, 어느 이비인후과를 가도 이관개방증이라는 진단이 나오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 검사에서 이상 수치가 나오지 않아 ‘이상 없음’ ‘원인불명’ ‘기분 탓’이라는 말만 들어 당혹스러운 사람, 이관개방증이라는 진단은 받았지만 ‘이 병은 낫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절망에 빠진 사람, 의사에게 ‘살을 찌우세요’라는 (사실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충고를 듣고 정말 살을 찌워야 할지 고민 중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나는 ‘걱정 마세요. 반드시 좋아질 겁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서 하기노 원장은 병명조차 모른 채 고생하다 이관개방증을 극복한 두 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사례 1


48세 회사원 A씨의 귀에 문제가 생긴 것은 2015년 여름이었다. 직접적인 계기는 감기 때문이었다. 코를 풀거나 훌쩍거리면 고막이 바스락거리면서 울렸다.

 

그러면서 본인의 목소리가 귓속에 맴돌자 자신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어느 정도 전달이 되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대화를 하는 도중에도 ‘내 말이 잘 전달되었을까?’하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귀에 생긴 문제 때문에 다른 사람과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한 달에 두 번 통원하면서 EAT(상인두찰과)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으면서 한약(가미귀비탕과 계지복령환을 병용)을 복용했다. 예전에는 말하는 것 자체가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지금은 거의 의식하지 않고 생활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도 문제가 없다. A씨는 감기에 걸리면 좋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앞으로도 치료를 계속할 생각이다.


# 사례 2


41세 주부 B씨는, 초등학교 시절 1년에 몇 번씩 귀에 변화가 생기곤 했다. 특히 체육 시간에는 자신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힘들어지는 빈도가 높아졌다. ‘내 귀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당시 초등학생이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 가도 자신의 증상을 상세히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답답해서 마음만 졸일 뿐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결국은 치료를 포기하고 말았다.


결국 20대를 보내면서 이비인후과를 몇 군데나 찾아가봤지만 상태는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이관개방증의 권위자로 알려진 의사를 만나서 진찰을 받게 된 것은 29살 때였다.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환자분은 이관개방증입니다”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B씨는 지금 목소리가 울리는 것 때문에 힘들어지는 일도 거의 없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도 스스로 느끼는 고통의 정도는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이관개방증은 흔한 병인가?


그렇다면 먼저 ‘이관개방증’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의문점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하기노 원장은 “이관개방증에 걸린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다양한 질문을 받게 된다”면서 “좀처럼 낫지 않는 병이라 오랫동안 고생하다 보니 환자로서는 많은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그는 이관개방증에 대해 흔히 알려진 의문점과 소문에 대해 하나씩 짚고 넘어간다. 이러한 의문에 답하는 것이야말로 수수께끼 같은 이 병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관개방증은 흔한 병인가?


하기노 원장은 이관개방증은 드문 질병이 아니다“면서 ”오히려 비교적 흔한 질병에 속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어떤 의사가 건강검진을 받은 수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수험자의 10%가 이관개방증을 경험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명이나 어지럼증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이관개방증 환자 수는 상당히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이관개방증은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환자 수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본인이 자각을 못하고 있는 경우다. 그저 계속 귀가 먹먹하다거나 이상하게 소리가 울린다고 느낄 뿐 병이라고 자각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밖에 과거에는 앓았지만 자연스럽게 나은 경우도 있다.

 

두 번째는 의사가 발견해내지 못하는 경우다.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해도 이상 수치가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증상을 호소해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하기노 원장은 “이관개방증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 중에 이관협착증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사실은 이관개방증인데, 이관협착증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사람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본인이 자각을 못하거나, 이비인후과에서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한 채 이관개방증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


하기노 원장은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이관개방증을 앓고 있는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약 2:1”이라면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호르몬 밸런스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임신 중인 여성이나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는 인공적으로 유사 임신 상태를 만드는 여성에게 이관개방증이 많이 나타난다.

 

연령별로는 초등학생에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드물다. 고등학생 정도의 나이가 되면 환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하여 젊은 층에서 중장년층까지 골고루 나타난다. 그러나 이관개방증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관협착증으로 오진 받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 이명이나 어지럼증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이관개방증 환자 수는 상당히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찰하는 모습. <사진출처=광주베스트이비인후과>    

 

‘이관개방’이란 무엇인가?


▲이관개방은 원래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이관개방’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이관(耳管)이라는 기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사람의 귀는 외이·중이·내이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귓구멍(외이도, 外耳道)에서 똑바로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막다른 곳이 고막이다. 고막의 반대쪽에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이 중이에 해당한다. 중이에는 ‘이소골’이라고 하는 세 개의 작은 뼈가 있는데, 이소골이 고막과 내이를 연결하여 소리 전달을 담당한다.


중이는 사실 이소골을 제외하면 텅 빈 작은 공간으로, 고실(鼓室) 혹은 중이강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고실은 완전히 막힌 공간은 아니며 고실 아래쪽에는 코 안쪽으로 연결되는 관이 있다. 이것이 바로 이관이다. 이관은 약 3.5cm 가량의 긴 관으로 코 안쪽의 상인두(목 윗부분)로 연결된다. 이관은 평소에는 닫혀 있는데,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면 일시적으로 열린다.


이관의 역할은 고실과 외부 공기의 기압에 차이가 생겼을 때 기압 조절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속 열차가 터널 속에 있을 때나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때 고실 속의 공기와 외부 기압에 차이가 생기면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든다. 이때 사람은 무의식중에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해서 기압 조정을 한다, 자연스럽게 기압 조정이 되지 않을 때는 심리적으로도 불편해지기 때문에 그럴 때는 코를 쥐어 있는 힘껏 공기를 통하게 만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관은 닫혀 있을 때,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관이 닫혀 있을 때는 고막의 진동이 안정되어 잘 들을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상인두에는 잡균이 많기 때문에 중이 안으로 잡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도 담당한다.


귓구멍(외이도)을 통해 들어온 소리는 고막에 부딪혀서 고막을 진동시킨다. 고막의 진동은 이소골로 전달되고 그 진동이 이소골에서 증폭되어 내이로 전달된다. 바꿔 말하면 외부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고실(중이강)이라는 공간이 이관을 매개로 외부와 연결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관개방증이라는 질병은 평소에 닫혀 있어야 하는 이관이 어떤 사정으로 개방된 상태가 지속되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이관이 항상 열려 있으면 코나 입을 통해 들어온 공기가 이관을 통해 들어가게 된다. 공기가 들어간다는 것은 그곳으로 소리도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자신이 말하는 소리가 도달하게 되면 이로 말미암아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들이 생기게 된다.

 

이관개방 증세는 과연?


▲이관개방증 걸리면 어떤 증상 나타날까?


이관개방증의 주요 증상은 귀가 먹먹한 느낌의 이폐감, 자신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서 들리는 자가강청 두 가지다. 이관개방증에 걸렸을 때 부차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이명·현기증·난청, 침출성 중이염(소위 코 훌쩍거림 증상을  동반한 이관개방증)과 자율신경실조증을 꼽을 수 있다.


“이관개방증의 첫 번째 주요 증상은 귀가 막힌 듯한 이폐감(耳閉感)이다. 이관개방증에 걸리면 귀가 먹먹한 느낌도 갖게 된다. 귀에 귀마개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으며,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외부 기압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때 귀가 멍한 느낌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혹은 수영을 하고 난 후 귀에  물이 빠지지 않았을 때의 느낌이라고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이관이 열려 있는데도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관이 항상 열려 있으면 숨을 들이쉬거나 내뱉을 때마다 입에서 코로 흘러간 공기가 이관을 통해 중이로 들어가거나 나가게 된다.

 

이관개방증에 걸린 사람의 고막은 코로 들어온 호흡 때문에 팽창한다. 이는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기체가 급상승해서 외부 기압이 내려가면서 고막이 부풀어 오르는 상태와 같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상태라고 착각을 하기도 한다.

 

이와 동시에 코로 들어온 호흡과 부딪히면서 고막이 필요 이상으로 진동하기 때문에 소리를 듣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폐감은 고개를 숙이거나 뒹구는 동작처럼 머리를 낮은 위치에 두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호전된다.”


하기노 원장은 이관개방의 두 번째 주요 증상으로 자가강청(自家强聽)을 꼽는다.


“자가강청 증상은 이관으로 공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생기는데, 문제는 공기뿐 아니라 소리도 들어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말을 할 때 자신의 목소리(때로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가 매우 크게 들리게 된다. 말을 하지 않을 때는 자신이 호흡하는 소리가 웅웅거리는 굉음처럼 들리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목소리가 직접 고막에 울리기 때문에 말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크기로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이관개방증에 걸린 사람은 자신이 어느 정도의 크기로 말을 해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없다. 특히 가수의 경우 자신의 목소리를 세세하게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가벼운 이관개방증이라도 문제는 커진다.

 

그 결과 극단적으로 말수가 적어지거나, 자신의 목소리가 울리기 때문에 목소리가 아주 작아지기도 한다. 본인은 보통 크기로 말을 하는데도 주변 사람들에게는 속삭이는 것처럼 작게 들리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콧소리가 심해지는 사람도 있다. 코막힘 특유의 목소리로 변하는 것이다.”


이관개방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고역이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소통이 괴로워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집안에 틀어박히거나 서서히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꺼려 고립되는 사람도 있다. 뿐만 아니라 소리가 크게 울리는 것 자체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본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이관개방증이 괴로운 까닭


하기노 원장은 “이관개방증은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병”이라면서 “하지만 겉에서 볼 때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당사자는 무척 괴롭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고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사람들이 그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도 이 병의 까다로운 점 중 하나라고. 우울증으로 오해받거나 오진을 받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부차적인 증상으로는 이명·어지럼증·난청처럼 귀와 관련된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이관개방증에 걸리면 귓속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이나 심장박동 소리가 귀에서 울려 들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이명 증상이 있다면 이관개방증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고.


사실 이명은 다양한 귀 질환 때문에 생기기도 하며, 대부분의 경우 지금까지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명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검사 결과 이관개방증으로 밝혀지기도 한다.


“이관개방증에 걸린 사람은 많은 경우 어지럼증을 동반한다. 이는 주로 빙빙 돌거나 붕붕 떠있는 듯한 어지럼증인데, 빙글빙글 회전하는 느낌이 드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잘 들리지 않는 증상으로 검사를 받은 사람들 중에도 이관개방증인 사람들을 많이 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으로는 어떤 날은 소리가 잘 들리다가 어떤 날은 잘 들리지 않으며, 시간대에 따라 들리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되어 감음난청(중이에 문제가 있는 난청), 전음난청(외이와 중이에 문제가 있는 난청)으로 진단을 받기도 한다.

 

이 같은 이명·어지럼증·난청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났을 때 는 메니에르병이나 돌발성 난청도 의심할 수 있지만, 상세한 문진과 주의 깊은 진단을 해보면 이들 질환과 감별할 수 있다.”


하기노 원장은 또한 “스트레스야말로 이관개방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 “과다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자율신경 중에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는 상태가 이어져 결과적으로 무리를 하게 되므로 자율신경의 밸런스가 무너지게 된다”고 경고한다.


“이와 동시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도하게 계속 분비되면 부신피로를 초래하게 된다. 이 두 가지가 모두 이관개방증의 발병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 대책은 이관개방증에 필수불가결하다. 우리는 모두 스트레스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없는 생활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업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일을 그만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gracelotus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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