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세무회계사무소 女팀장 의문의 자살 미스터리

두 살배기 아이 남겨놓고 극단적 선택…그후 남편 앞으로 ‘횡령’ 고소장…대체 무슨 일이?

이동한 기자 | 기사입력 2019/06/13 [17:30]

안양 세무회계사무소 女팀장 의문의 자살 미스터리

두 살배기 아이 남겨놓고 극단적 선택…그후 남편 앞으로 ‘횡령’ 고소장…대체 무슨 일이?

이동한 기자 | 입력 : 2019/06/13 [17:30]

남편 몰래 회사 다니던 아내, 두살배기 아이 남겨놓고 극단적 선택

장례 뒤 ‘횡령 공모’로 남편 명의 고소장…원고는 세무사무소 대표

그 남편 “세금탈루 혐의 사업자, 세무조사 대처용 직원 횡령 모는 듯” 

 

[경기브레이크뉴스 이동한 기자] 30개월도 채 되지 못한 아이를 남겨둔 한 세무회계사무소 여성 팀장 A씨가 지난 2018년 11월1일 자택에서 연탄불을 이용해 자살을 했다.

 

남편인 B씨로서는 아내의 자살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 막 두 돌이 지난 아이를 두고 자살을 할 이유가 아내에겐 없었다. 있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상의도 하지 않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를 생각하기 힘들었다. B씨는 제법 튼튼한 회사를 운영하는 회사 대표였기에 경제적인 문제로 생각할 수는 없었다.

  

 

 

수억 원 횡령으로 인한 고소

 

하지만 곧 A씨의 자살과 관련이 있는 사실이 하나 드러난다. A씨가 다니던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C씨가 A씨의 남편 B씨를 고소한 것이다. 고소 내용은 횡령이었다.

 

A씨가 2016년 말부터 2017년 중순까지 4회에 걸쳐 B씨와 B씨의 어머니 즉 시어머니에게 총 2억7천만 원을 지급한 사실을 근거로 A씨의 횡령에 B씨가 공모하고 있었다고 보고 고소를 한 것이다.

 

C씨는 이 외에도 A씨가 2013년부터 2018년 10월까지 약 12억 원 상당을 횡령하였다고 주장했다. B씨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는 아내가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었기 때문이었다.

 

 남편 몰래 회사에 다니는 아내

 

A씨와 B씨는 2015년 6월 결혼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B씨는 결혼 후 A씨에게 퇴사를 권유했다. 하지만 A씨는 회사를 계속 다녔다.

 

B씨는 2016년 9월 A씨가 아이를 출산하자 다시 한 번 퇴사를 권유한다. 그리고 결국 B씨는 그에 동의했다. 하지만 B씨는 퇴사를 하지 않았다. 아이 출산 이후에도 A씨는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아가며 B씨 모르게 계속 회사를 다녔다.

 

그리고 2017년 12월 장모님이 너무 자주 집에 드나드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B씨가 아내 A씨가 계속 회사를 다니는 것을 알게 된다. 이로 인해 작은 다툼이 일고, 2018년 3월 다시 퇴사할 것을 약속한 A씨는 퇴사했다고 남편인 B씨에게 말한다.

 

하지만 A씨는 이때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다. 다시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아가며 몰래 회사에 출근한 것이다. 즉 A씨는 입사 후 한 번도 회사를 그만 둔 적이 없었다.

 

더욱 B씨를 충격에 빠트린 것은 장인, 장모, 심지어 B씨 자신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처제까지도 그 사실을 속여 왔다는 점이었다.

  

▲ B씨와 A씨의 아버지와의 카톡 내용 캡처. A씨의 출근을 A씨의 가족이 함께 공모하여 B씨를 속였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 경기브레이크뉴스

 

그런데 이렇게 A씨가 남편을 속이면서까지 회사에 다녀야 했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말 회사 자금 횡령을 한 것은 맞을까? 또 B씨는 A씨의 횡령에 공모를 했을까?

 

횡령, 무혐의 불기소 처분

 

B씨의 주장에 따르면, C씨가 횡령공모를 주장하는 기간은 B씨 입장에서는 A씨가 회사에 다니지 않는다고 생각한 시기였다. 공모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공소장에 표기된 당시 B씨 회사 재정이 어려움에 처해있었다는 C씨의 주장도 옳지 않았다. 소송을 진행하면서 제출한 B씨의 자료에 따르면 해당 2016년 및 2017년 회사 재무제표 상으로는 전혀 재정 문제가 없었다. 2017년 B씨 회사의 총매출은 230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B씨의 횡령 공모는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된다. 2019년 4월 8일 자로 C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업무상횡령 죄는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 의해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 없음을 요지로 불기소 처분이 확인됐다.

 

이후 C씨는 이에 불복하고, 곧바로 항소하였으나, 지난 5월 29일 이마저 기각된다.

  

▲ 망자의 남편 B씨와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C씨와의 송사 자료.    © 경기브레이크뉴스

 

A씨의 횡령, 불가능한 설정?

 

남편과 공모를 한 것은 아니더라도 A씨는 횡령을 했을까?

 

A씨는 2000년 5월부터 2018년 10월 말까지 약 18년 동안 해당 세무회계사무소에서 근무했다. 꽤 오랜 시간 한 회사에서 근무했고, 경리라는 직무 특성상 횡령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것은 A씨의 계좌를 조사한 결과, 횡령했다고 보기 힘든 정황이 나타났다. 실제로 C씨의 계좌와 A씨의 계좌에는 직원과 회사 대표 사이에서 오간 금액이라고는 보기 힘든 수 억 원이란 금액이 거래됐다.

 

심지어 C씨와 A씨의 계좌 거래 내역을 정리한 결과는 오히려 A씨로부터 C씨에게 입금된 금액이 더 많게 나왔다.

 

특히 세무사인 C씨가 몇 년 전에 이루어진 금전적 손해를 최근까지 알아채지 못했다고 하는 것도 의문이다. 통장은 기본적으로 A씨기 관리했지만, 세금신고와 현금인출과 송금이 가능했던 도장과 직불카드는 세무사 C씨가 항시 소지했다. 특히 A씨는 매일 출근하면 인터넷뱅킹을 열어서 전날 이루어진 입금내역 및 출금내역을 장부에 수기로 일일이 적어 통장내역 혹은 영수증과 함께 세무사 C씨에게 보고를 했다는 게 같은 회사를 다닌 동료들의 증언이었다.

 

세무조사를 위한 조작된 배임에 대한 의심

 

그렇다면 C씨는 왜 횡령 혐의로 A씨와 B씨를 몰았을까?

 

C씨는 최근 매출을 누락하여 부가세와 소득세 등을 탈루한 것과 관련해 세무조사를 받는 중이거나 받을 예정에 있다고 B씨는 주장한다.

 

그런데 세금 탈루 혐의를 받는 사업자들이 세무조사에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가 A씨의 상황과 비슷하다. 바로 직원의 횡령 내지 배임 등의 범죄를 꾸며 세무조사에 대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B씨는 C씨가 바로 이를 위해 A씨의 횡령을 계획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의문, 딸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부모

 

여기에 또 하나의 의문이 더해진다.

 

장례식을 마친 후 B씨는 주변인들이 내뱉는 말을 듣는다. 장인과 장모가 왜 사위를 욕하지 않느냐는 것. 보통 아내가 자살을 한다면 우선 비난받을 사람은 남편이다. 남편 탓이 아니라고 해도, 남편이 충분한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비난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친구들은 A씨의 부모들이 슬퍼하는 모습조차도 없었다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었다.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마저도 ‘딸이 다섯이나 돼서 그러나’라고 의문을 표했다고 한다. 아내의 자살에 정신이 없었던 B씨도 그제야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그 중에서도 가장 의문을 표한 사람은 당시 장례식을 도와주었던 장례지도사였다.

 

지난 6월 13일 본지는 해당 장례지도사와 인터뷰 통해 당시 상황을 들었다. 이미 반년 넘게 지난 일이었지만, 해당 장례지도사는 당시 상황을 놀랍도록 잘 기억하고 있었다.

 

“달랐습니다. 일반적인 부모님의 모습하고 너무 달랐어요. 특이한 케이스였기에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일단 고인이 너무 젊었고, 병사가 아닌 부분도 자주 접하는 케이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쉽게 기억해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망자의 부모님 모습이 일반적인 케이스와 너무 달랐어요. 보통 이런 경우에는 망자의 부모님들은 굉장히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사위를 무척 원망하죠. 원망 정도가 아니라 욕하고 때리는 것도 보통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자식이 왜 죽었는지 알기 위해 난동을 부립니다. 당연히 장례는 지연되기 마련이고요. 이해할 수 있죠. 만약에 제 자식이 그렇게 죽었다면 저라도 그렇게 했을 테니까요. 그런데 당시 망자의 부모님들은 그런 게 전혀 없었습니다. 장례가 좋게 빨리 처리되기를 바란다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슬픔이나 체념, 원망 이런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남편과 남편 쪽 가족들이 더 슬퍼하는 모습이었죠. 역할이 바뀐 느낌이었습니다. 흔치 않은 케이스에 흔치 않은 모습들이라서 지금도 똑똑히 기억 하고 있습니다. 또 제 경우, 장례를 치르게 되면 메모를 해놓고는 하는데, 당시 메모를 찾아봤더니, 제가 기억하는 그대로의 상황이 기록돼 있더라고요.”

 

의문점이 너무 많은 사건

 

총 직원수 5명 내외의, 서류상 1년 순이익이 1억 원을 조금 넘기는 세무회계사무소에서 일하던 직원이 십 수억의 회사 자금을 횡령할 수 있을까? 횡령이 사실이라면 횡령한 그 자금은 누구에게 있을까? 횡령이 사실이 아니라면 C씨는 왜 A씨를 횡령으로 몰았을까? 그리고 A씨는 도대체 왜 남편을 기망하면서까지 해당 회사를 계속 다녀야 했을까? 처가는 무엇 때문에 딸이 몰래 출근하도록 도왔고, 왜 자식의 죽음에 덤덤해보였을까?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A씨의 남편 B씨는 남겨진 아이를 키우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아내의 자살 의혹에 붙잡혀 있다.

 

*본지는 이 사건에 대해 앞으로 계속적인 심층 취재를 통해 연속 보도할 예정이다.



☞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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