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發 친박 신당설 모락~한국당 계파 갈등 도진 내막

홍문종 ‘딴 살림’ 경고장…‘대권놀음’ 황교안 전전긍긍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6/14 [13:27]

홍문종發 친박 신당설 모락~한국당 계파 갈등 도진 내막

홍문종 ‘딴 살림’ 경고장…‘대권놀음’ 황교안 전전긍긍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6/14 [13:27]

보수 진영에 내분의 조짐이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내년 4월 총선 공천 룰 정하기에 속도를 내는 와중에 친박(친 박근혜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이 대한애국당 입당을 시사해 파문이 일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지도부에 대한 내부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공천 불이익을 예상한 친박계 의원들의 탈당설이 흘러나오면서 황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회 파행 장기화에 대해 일부 비박계 의원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고,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당내 반발이 상당하다는 뒷담화도 들려오고 있다. 수면 아래 있던 당내 계파 갈등이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의 남자’ 신상진 공천개혁 조짐에 친박계 ‘물갈이’ 반발
홍문종 “태극기 세력과 빅 텐트 치겠다”며 친박 신당 띄우기

 

공천 불이익 예상한 친박계 탈당설 흘러나와 한국당 뒤숭숭
중도층 외연 확장 외치던 황교안 대표, 딜레마 빠진 모양새
홍문종이 쏘아올린 불화의 씨앗, 한국당 태울세라 전전긍긍

 

▲ 대표적인 친박인 홍문종 의원(사진)의 탈당 시사로 그동안 안으로 곪아 있던 한국당 내 계파 갈등이 밖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21대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수 세력의 분열 조짐이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공천 개혁 등을 통해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친박인 홍문종 의원의 탈당 시사로 그동안 안으로 곪고 있던 당내 계파 갈등이 밖으로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의 발언은 야권 정계개편론으로까지 번지고 있고, 친박 신당설도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신상진, ‘친박 물갈이’ 시사


한국당 내 공천 신경전의 발단은 6월6일과 9일 열린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비롯됐다. ‘박근혜 탄핵 책임론’ ‘20대 총선 공천 파동’ 등을 물갈이 기준으로 집중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한국당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장진 의원이 6월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 총선 공천 룰 전반에 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면서 ‘친박 물갈이’를 시사하자 일부 친박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신정치혁신특위는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신설된 특별위원회로, 신 위원장의 발언은 황 대표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신상진 위원장은 이날 신정치혁신특위 회의를 주도하면서 “우리 당이 20대 총선에서 ‘막장 공천’이라 불릴 만큼 홍역을 치렀다”며 “21대 총선은 사천(私薦)이나 계파 갈등 없이 시스템과 룰에 입각해 민주성, 투명성, 공정성을 담보한 ‘국민공감’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이에 앞서 6월6일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있었고, 그 뿌리가 되는 20대 총선 공천에서 후유증이 많았기 때문에 현역 의원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물갈이 폭도 크게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해 파장을 예고했다.


신 위원장이 ‘폭이 큰 물갈이’를 입에 올린 것을 두고 2016년 총선 당시 ‘진박 공천’ 파문을 일으킨 친박 핵심부에는 공천장을 주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보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

 

▲ 신정치혁신특위는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신설됐다. 따라서 신상진 위원장(사진)의 발언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홍문종, 친박 신당 띄울까?


당장 2016년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아 공천을 주도했던 홍문종 의원이 들고 일어났고, TK(대구·경북) 지역 한국당 의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6월8일 대한애국당이 주최한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연단에 오른 홍 의원은 “저한테 왔다갔다 하지 말고 빨리 대한애국당에 입당하라는 분들이 있다”며 “저도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1000여 명 평당원이 여러분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주목을 끌었다.


한때 ‘진박 감별사’로 알려졌던 홍 의원의 발언을 두고 그가 조만간 한국당을 탈당, 대한애국당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홍 의원은 그동안 태극기집회에 꾸준히 참여해왔으며, 지난 5월29일에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팟캐스트 대담을 나누는 등 교감을 이어왔다.


홍 의원은 다음날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전날 태극기집회에서 한 발언의 진위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태극기 세력과 한국당까지 보수를 모두 통합할 수 있는 보수연합 추진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6월1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태극기 세력들이 다 하나가 되고, 보수 우익을 지켜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큰 텐트를 만들어야 될 것 같다”며 ‘태극기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홍 의원은 해당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한국당 탈당 후 대한애국당으로 갈 거냐, 텐트를 칠 거냐’는 질문을 던지자 “텐트를 칠 것”이라며 “친박 신당이 아니고 태극기 신당, 한국당 안에 태극기를 사랑하는 사람, 저 같은 이중 당적자들이 엄청나게 많다”며 한국당 의원들의 대거 합류를 장담했다.


그러나 ‘태극기 신당에 합류할 구체적 현역의원 숫자’를 묻는 질문에는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게 한국당에는 장군이 많은데 군사는 다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돌려 말한 뒤 “창원에서 봤듯이 태극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포함하지 않는 한국당 선거는 무조건 필패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을 어떻게 하든지 한국당이 껴안아야 하는데 자꾸 그 사람들을 밀어내고 왕따 취급하고 있다”고 황교안 대표를 비난했다.


홍 의원은 또한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무효라고 생각한다”며 “촛불 쿠데타에 의해서 대통령이 축출됐고 일종의 정치 공작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또 다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는 한국당도 아는 ‘이중 당적자’다. 제가 보수 대통합의 길을 (한국당) 밖에 나가서 주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탈당 의사를 한 번 더 확인시켰다.


홍 의원은 “황 대표가 굉장히 모호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과연 그가 (내년 총선과 2022년 대선에서) 보수 우익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많은 분이 의심하고 있다”고 펀치를 날렸다.

 

한국당 뛰쳐나갈 친박 몇 명?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홍 의원의 잇따른 탈당 시사 발언을 크게 반기며 ‘친박 이삭줍기’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6월8일 태극기집회에서 “황교안 대표는 입에다 재갈을 물리고 신상진 의원을 내세워 친박 활동을 한 사람들을 내치겠다고 한다”며 “상상치 못한 인사들이 애국당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홍 의원이 대한애국당으로 움직이게 될 경우 일부 중진 의원들과 당의 60%를 차지하는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총선 공천 룰 논의 과정에서 ‘탄핵=친박 책임론’이 제기되는 순간 친박 신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은 연기만 피워 올리며 배수진을 치는 수준이다.


홍 의원이 골수 친박인 김진태 의원과 공조전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실제로 홍 의원은 지난 6월9일 김진태·정태옥 의원, 허원제 전 정무수석 등과 함께 대구 팔공산 산행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날 산행에는 전국에서 모인 김진태 의원 지지 자유산악회 회원 1000여 명이 함께해, 친박 신당 띄우기 사전모임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하지만 친박 신당이 실제 창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정반대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도 강성 친박 성향으로 꼽히는 김태흠·이장우·김진태 의원 등이 신당 창당 동참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태 의원은 6월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태극기 세력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홍문종 의원의 취지에 동의하지만 그 방법론이 다를 수 있다”며 동반 탈당설을 일축하면서 “홍 의원이 지금 탈당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중히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홍 의원이 무엇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하겠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며 “다만 태극기 부대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데 동의를 하고, 한국당과 애국당이 합쳐져서 신당이라고 하면 반대할 필요가 없다”며 당 대 당 통합 주장도 펼쳤다.


그는 ‘홍 의원이 탈당할 경우 당내 동조 세력이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 “그동안 조원진 애국당 대표의 말을 믿는다면 지금 애국당은 30명 정도 되어야할 것”이라며 “동조할 의원이 많지 않을 것 같다. 홍 의원이 우리당에서도 하실 일이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줄 것을 바란다”고 일축했다.


게다가 홍문종 의원 등과 팔공산에 함께 올랐다는 이유로 ‘대한애국당행 인사’로 거론되기도 했던 정태옥 의원 측도 “일부 언론에서 당적과 관련한 기사를 냈으나, 전혀 사실무근이고 고려조차 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현 정부의 국정운영 실정을 비판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여, 보수정권 재창출에 기여할 것임을 말씀드린다”며 탈당설을 극구 부인했다.

 

황교안 리더십·정치력 ‘기스’


이 같은 내부 반발이 속출하자 신상진 위원장은 과거 발언을 뒤집으며 갈등 차단에 나섰다.


신 위원장은 6월1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통화에서 홍 의원의 탈당 시사에 대해 “사실 지금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는 계파가 많이 소멸됐고, 보수가 분열되어 있는 모습들을 하나의 자유민주 보수로 모아 나가겠다는 게 우리 당의 기치”라며 “나는 친박을 학살하겠다고 말한 적도 없고, 단지 현역 의원의 물갈이 폭이 과거보다 클 것이라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신 위원장은 “20대 공천 당시 ‘진박·친박 감별사’라는 이야기도 있지 않았나. 20대 현역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분위기가 (국민들 사이에서) 강하다”며 친박계 책임을 재차 거론하면서도 “친박을 학살하겠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한 번 더 부인했다.


그는 다만 ‘진박 감별사’ 등을 거론함으로써 사실상 친박계를 겨냥하면서도 “친박을 학살하겠다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한 것’이라는 당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


신 위원장은 또한 “신정치특위는 개인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천의 원칙과 기준, 룰을 만든다”며 “개인 평가는 공심위에서 추후에 다뤄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황교안 지도부’의 인적 쇄신 움직임에 친박 일각의 탈당설이 불거지면서 ‘황교안 리더십’이 한계에 부닥쳤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더불어 여의도 일각에선 지난 3개월간 황 대표가 ‘장기 국회 보이콧’을 이끈 것을 두고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고, 이제부터라도 지도력과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비박계로 분류되는 장제원은 6월12일 국회 공전 장기화로 한국당을 향한 민심이 험악해졌음을 전하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지난 주 지역구를 돌며, 어림잡아 1500분 이상의 구민들과 악수를 나누었다”며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는 구민들은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대부분의 구민들은 ‘자유한국당 뭐하고 있냐’고 혼을 내신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이어 “‘저희들보다는 민주당을 더 혼내 주셔야지요’라고 말씀 드리면 ‘그 놈이나 이 놈이나 다 똑같아’라고 말씀하신다”며 “감히 저는 이것이 ‘민심’이라고 생각한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화살을 황교안·나경원 지도부로 돌려 “이토록 엄중한 국민들의 질타 속에서도 자유한국당에는 소위 ‘투톱 정치’밖에 보이질 않는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우리는 ‘제왕적 당 대표제’ ‘제왕적 원내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장 의원은 또한 “‘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올 스톱 시켜놓고, 당 지도부의 스케줄은 온통 이미지 정치뿐”이라고 지적하며 “지금 이 정국이 그토록 한가한 상황인지 당 지도부께 충정을 가지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얼마 전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입에 올렸던 황 대표는 공천 불이익을 예상한 친박계 의원들의 탈당설이 흘러나오자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어쨌거나 홍문종 의원이 쏘아올린 불화의 씨앗이 자칫하면 한국당 전체로 옮아붙을 수 있어 황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어 이래저래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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