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칼 전무 경영복귀 앞과 뒤

삼 남매 갈등 해소됐지만…노조 강력 반발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6/14 [13:20]

조현민 한진칼 전무 경영복귀 앞과 뒤

삼 남매 갈등 해소됐지만…노조 강력 반발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6/14 [13:20]

‘물컵 갑질’ 사건 14개월 만에 ‘한진칼 전무’ 전격 복귀
“조현민 복귀 납득할 수 없다” 진에어 필두로 노조 반발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한진칼 전무’로 돌아온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조 전무는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14개월 만에 그룹 경영에 전격 복귀했다.


6월10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이날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발령받고 서울 소공동 한진칼 사옥으로 처음 출근했다는 것.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부동산·건물 등을 관리하는 회사다.


조 전무는 신사업 개발·사회공헌을 총괄하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룹의 중장기 신성장 사업을 발굴을 전담하고, 항공·여행·물류·정보기술(IT)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수익모델을 수립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와 함께 그룹사 차원에서 진행되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합 관리하는 업무도 수행하게 된다. 한진칼 사옥에는 조 전무의 사무실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한진칼 전무’로 돌아온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진그룹은 “조 전무가 고(故) 조양호 회장의 강력한 유지를 받들어 형제 간 화합을 토대로 그룹사 경영에 나설 예정”이라며 “한진그룹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사회공헌 활동과 신사업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진그룹은 “조 전무는 검찰에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조 전무의 경영 복귀가 ‘상속 분쟁’과 관련돼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전무가 오빠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총수 승계를 인정해주는 대신 ‘한진칼 전무’로 복귀하는 거래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조현민 셀프 복귀’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조현민 불법 등기이사’ 논란으로 면허 취소 위기를 겪은 진에어 노동조합을 필두로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이 연달아 성명을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 노조는 한 목소리로 “조현민 전무의 경영 복귀는 시기상조이며,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먼저 조 전무와 한솥밥을 먹었던 진에어 노동조합은 6월11일 성명을 내고 “조현민 전무의 경영 복귀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진에어 노조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 희망의 불빛이 조금씩 보이며 앞으로의 미래를 꿈꾸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진에어 사태의 장본인이 지주사 한진칼의 임원으로 복귀했다”며 “이는 진에어 전 직원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는 끔찍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진에어의 면허취소를 철회하며 갑질 경영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 제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며 “우리가 제재의 고통을 받고 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외국인 조현민의 등기이사 재직과 총수일가의 갑질”이라고 강조했다.


진에어 노조는 또한 “한진칼 조원태 회장도 IATA 연차총회 기자회견에서 진에어 제재관련 국토부의 의견을 존중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며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한진칼 회장이 동생 조현민을 지주사 임원에 복귀시킨 것은 진에어 직원뿐 아니라 온 국민이 납득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진에어 노조는 “진에어 지분의 60%을 보유한 1대 주주 한진칼 전무로의 복귀는 곧 진에어를 사실적으로 지배하겠다는 뜻과 다름 없다”며 “외국인 신분으로서 진에어의 직접 경영의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지하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이날 ‘갑질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조종사 노조는 “대한항공이 ‘땅콩항공’ ‘갑질항공’으로 전락해 버린 수치심, 그로 인한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가치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금전적 손실은 물론, 직원들이 감내한 자괴감, 고성과 갑질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등은 생채기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조종사 노조는 이어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직책이 바뀌어도 갑질은 반복된다”며 “민주주의의 대원칙인 상호 견제는 기업문화에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종사 노조는 “직원의 목소리는 묻힐 수 있지만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뭉쳐진 외침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갑질에 대항할 힘이 된다”며 조현민 전무가 모든 직책에서 사퇴할 것과 정부는 항공산업의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도 전날인 6월10일 ‘조현민 전무, 어떠한 반성도 없이 경영복귀는 시기상조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지난해 조현민씨가 던진 물컵으로 인해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업 이미지와 미래 가치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전무로 경영 일선에 복귀를 선언하는 모습을 볼 때, 여전히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아는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직원연대는 “검찰은 지난해 10월 조 전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며 “법적으로 무혐의지만 그 어떤 반성이나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과 한 번 한 적 없는 그들이 한진칼이라는 지주회사의 경영진이 된다는 것은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경영을 주장하던 그들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직원연대는 또한 “이런 행태를 보며 깨끗하고 투명한 대한항공을 기대하던 직원연대지부는 또 다른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며 “조원태의 회장 취임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이런 복귀는 사회적 책임이나 직원들의 요구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들이 다시 자신들의 기득권을 회복하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직원연대는 “자중과 책임이 무엇인지 모른 채, 돈에 대한 욕망에 젖어 있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회사라는 공동체의 의미가 무엇인지 진정 아느냐고, 진정한 회사의 주인은 누구인가라고 말이다”라며 “끝까지 견제의 끈을 놓지 않고 이들의 독단으로 인한 우리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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