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두부값 기습인상 타당성 꼼꼼 해부

콩값 내릴 땐 애써 외면…오를 땐 두부값 ‘팍팍’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6/14 [11:42]

풀무원, 두부값 기습인상 타당성 꼼꼼 해부

콩값 내릴 땐 애써 외면…오를 땐 두부값 ‘팍팍’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6/14 [11:42]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최근 10년간 국산 콩값 12.5% 올랐지만 두부값은 55.9% 껑충
원재료 649원 오를 땐 300원↑…1116원 내릴 땐 ‘나 몰라라’

 

▲ ‘바른 먹거리’를 내세우며 두부로 한국인을 사로잡은 풀무원의 두부값 인상은 과연 타당한가? 사진은 풀무원 두부 제품. <사진출처=풀무원 뉴스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섯 달 연속 0%를 기록하고 있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식품물가는 가파르게 올라 우리네 살림살이를 더욱 팍팍하게 몰아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서민들의 식탁에 단골로 오르는 두부값이 껑충 뛰어 ‘저물가 통계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한 품목의 1위를 달리는 업체가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다른 업체들도 기다렸다는 듯 가격인상 대열에 동참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상을 사곤 한다. 두부 업계도 이런 공식을 따라갈 조짐이 보인다.


두부 업계 1위를 달리는 풀무원식품이 최근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의 가격을 평균 5.6%나 올렸다. 부침용 두부 한 모의 판매가격이 4150원이 되어 ‘금두부’라는 말이 나온다. 풀무원은 2012년, 2016년, 2019년 등 3~5년 간격으로 매번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대면서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

 

▲ 사진은 두부 생산공장 모습. <사진출처=풀무원 뉴스룸>    


‘바른 먹거리’를 내세우며 두부로 한국인을 사로잡은 풀무원의 두부값 인상은 과연 타당한가? 풀무원의 주장처럼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두부값 인상은 불가피했는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주경순 회장) 물가감시센터가 풀무원 두부의 원재료 가격 추이, 회사 영업이익 분석 등을 근거로 가격 인상의 타당성을 꼬치꼬치 따져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풀무원은 콩값이 내릴 때는 애써 외면하며 두부값에 반영하지 않으면서 콩값이 오를 때는 번개처럼 두부값을 팍팍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최근 10년간 국산 콩값은 12.5% 올랐지만 풀무원 두부값은 55.9%나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풀무원 사업보고서에 연도별 두부 가격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380g 부침용 두부가 2008년에는 2533원, 2012년부터 3800원, 2016년부터는 3950원으로 인상됐고 고 2019년에 또다시 4150원으로 뛰어 두부 한 모에 4000원대가 되었다.


심지어 국산 콩(백태 380g) 가격과 두부(380g) 가격의 차이가 2008년에서 2013년까지는 1000원대를 유지하다가 2014년부터는 2000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부는 원재료인 국산 콩(백태) 함량이 90% 이상에 달하므로 원재료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다.


하지만 소비자단체협의회는 “풀무원이 원재료 가격을 소비자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기업의 이윤 몫으로 가져간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두부의 주요 원재료인 국산 콩(백태) 1kg의 가격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2008년 3965원에서 2011년 6189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2014년까지 하락하여 2015년부터는 4000원대를 유지해 오고 있다. 국산 콩(백태) 가격은 2010년 5540원에서 2011년 6189원으로 크게 올랐다. 1년 사이 원재료 가격이 649원이나 오르자 풀무원은 2012년 두부 가격을 300원 인상했다.


하지만 2013년에는 4817원이던 국산 콩(백태) 가격이 2014년 3701원으로 1116원이나 떨어졌을 때는 이를 소비자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국산 콩(백태) 가격은 4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풀무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150원. 2019년 200원 등 두부값을 두 번이나 올렸고 총 350원을 인상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와 관련, “원재료 가격 변화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가격 인상은 소비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풀무원이 가격인상의 근거로 원재료 가격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꼽기도 하자 소비자단체협의회는 풀무원식품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최근 10년간의 종업원 급여 변동내역을 살피는 등 인건비 상승 타당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분석했다.

 

그 결과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에서 종업원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7.4%에서 2018년에는 13.2%로 오히려 4.2%p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최근 10년간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업체에서 주장하는 인건비 상승은 근거가 미약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풀무원이 기업의 원가정보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근거 없는 가격 인상을 했다”면서 “이런 행태는 소비자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국산 콩(백태) 가격이 내렸을 때는 모른 척하고 있다가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시점을 틈타 두부값을 주기적으로 인상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는 것.


이 단체는 “시장점유율 47.1%를 차지하는 선두업체 풀무원의 가격 인상에 따라 다른 두부 제품들도 가격을 연쇄적으로 인상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면서 “원재료 인상 시에만 가격에 반영하는 꼼수를 쓰지 말고 하락 시에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gracelocus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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