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교체형 마스크 84% ‘엉터리’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5/24 [11:51]

필터 교체형 마스크 84% ‘엉터리’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5/24 [11:51]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필터만 바꿔 여러 번 사용? 마스크값 아끼려다 ‘호구’
가격 1만1300~6만1876원…KF 표시 5개 중 3개만 인증

 

▲ 온라인에서 ‘마스크 진화’를 강조하며 판매하고 있는 필터 교체형 마스크 19개 중 16개, 즉 84%가 미인증 제품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에어글 AM120페이스 마스크 PR 장면.  <사진출처=에어글코리아 홈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기승으로 마스크 수요가 늘면서, 경제성을 내세운 필터 교체형 마스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기능에 대한 과장광고와 제품의 범람 등으로 소비자들이 필터 교체형 마스크를 선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필터 교체형 마스크’란 일반형 마스크와 배기 밸브형 마스크 본체에 일회용 필터를 장착하여 사용하고 필터만 교체할 수 있는 제품을 가리킨다.


그런데 당신이 한 번 쓰고 버리는 마스크 값을 아낀답시고 여러 번 쓸 수 있는 필터 교체형 마스크를 구입했다면 ‘괜한 짓’을 했을 수도 있다! 온라인에서 ‘마스크 진화’를 강조하며 판매하고 있는 필터 교체형 마스크 19개 중 16개, 즉 84%가 미인증 제품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KF 인증을 받았다고 표시한 제품마저 5개 중 3개만 인증 확인이 가능했다.


한국소비자연맹(강정화 회장)이 지난 4월 국내 주요 오픈마켓 3곳(옥션·11번가·G마켓), 백화점몰 2곳(SSG·롯데닷컴), 소셜커머스 2곳(위메프·티몬)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위 10개 제품을 조사, 판매량이 많고 중복되는 제품 총 19개를 선정했다. 그리고 보건용 마스크의 식약처 등급기준인 KF(Korea Filter) 인증 여부에 대한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하고, 실제 제품을 구매하여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총 19개 제품 중 KF 인증을 받았다고 표시한 제품은 5개였지만 한국소비자연맹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확인한 결과 5개 중 2개 제품은 인증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개 제품은 판매 제품명과 신고 제품명이 일치하지 않아 실제 인증 여부 확인이 어려웠고, 동봉된 필터의 제조사를 표기하지 않아 인증 여부 조회도 불가능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스크 외피에 내부 필터를 장착한 완제품에 대해서만 KF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KF 인증을 표시하는 제품 중 일부는 일반 패션 마스크에 보건용 마스크를 장착하여 새로운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총 19개 제품 중 11개 제품은 KF 인증 표시를 하지 않았으나, 해외 인증을 표시하거나 미세먼지와 관련된 기능을 강조한 채 광고를 하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해외 인증을 받은 제품도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있지만, 해당 제품이 실제 해외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식약처 사이트를 통해 직접 확인하기는 어려웠다”면서 “구매 시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KF인증을 표기하지 않았지만 ‘미세먼지’, ‘미세 유해물질’, ‘유해입자 차단’, ‘유해입자’ 등의 용어를 사용하거나, 미세먼지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를 사용하여 광고하는 제품이 19개 제품 중 9개로 조사됐다. 마스크 구매 시 소비자들이 KF 인증마크가 있는 제품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


필터 교체형 마스크 19개 제품의 가격 조사결과, 최저 1만1300원에서 최고 6만1876원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가격은 2만6810원(필터 제외 마스크 단품 환산가격)으로 조사됐다. 면 재질의 일반형 마스크, 실리콘 재질의 일반형 마스크,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배기 밸브형 마스크 등 재질과 형태가 다양하며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동일 기능이더라도 가격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필터 교체형 마스크는 마스크 안쪽 내부에 일회용 필터를 부착하거나 끼워넣어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필터 교체형 마스크는 일회용 마스크 대비 경제성·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조사결과, 교체 필터의 가격분포는 최저 600원(일반형 필터 교체 마스크)에서 최고 1만4500원(배기 밸브형 필터 교체 마스크)으로 평균 2433원으로 나타났다.


19개 제품 중 교체주기를 표시한 7개 제품의 교체주기를 확인한 결과, 최저 1일~최고 5주로 평균 교체주기는 12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연맹은 “본품 마스크와 별도로 교체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와 비교해 경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필터 교체형 마스크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는 필터 교체주기와 가격 등을 꼼꼼히 비교한 후 구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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