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경찰이 만든 '점괘 보고서' 어떤 내용 들었기에?

이재정 의원, 이명박근혜 경찰 '국운 보고서' 3건 공개…"박근혜 관상 아베와 상극" "안철수 찰자주름은…"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5/17 [12:14]

정보경찰이 만든 '점괘 보고서' 어떤 내용 들었기에?

이재정 의원, 이명박근혜 경찰 '국운 보고서' 3건 공개…"박근혜 관상 아베와 상극" "안철수 찰자주름은…"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5/17 [12:14]

청와대 보고용 문건에는 “VIP 대운 올 것” “대통령님 양의 배 쓰다듬어 울음 그쳐”

이재정 의원, '복채는 누가?' 질문에 "정보 취합에 써야 할 국가재원 들어갔을 것"

 

▲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이 작성한 3건의 문건을 입수해 세상에 알린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출처=이재정 블로그>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박근혜 정부 당시 전국의 정보경찰을 동원해 선거 개입 문건을 작성하고 정치적 반대세력을 사찰하도록 한 혐의로 5월15일 구속 수감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장을 잇달아 맡으며 승진가도를 달렸던 강 전 청장 재임 당시에는 경찰이 ‘새해 국운 전망 보고서’까지 만들었다. 청와대 보고용으로 작성한 문제의 보고서에는 “대통령께서는 언 땅에 꽃을 피우는 사주로 대운이 올 것” “북악산, 남산, 인왕산이 청와대를 감싸고 있는 대통령님은 양의 배를 쓰다듬어 울음을 그쳐주는 상” 등의 문구도 들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역술인들의 새해 국운 전망’이란 제목의 보고서에는 “1번 전반적 전망. 대통령님은 지산겸 지풍승의 운을 갖고 있어 청운의 힘을 받으며 국운 상승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 2010년 연말 전망. 청와대가 어머니 치마폭에 감싸인 형세이듯이 혼란스러운 기운을 여성 대통령님의 덕으로 감싸게 될 것입니다” 등의 내용도 들어 있다. 

 

이 문건을 비롯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작성된 3건의 문건을 입수해 세상에 알린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문건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에 걸친 3건의 문건”이라면서 “2010년 문건은 이명박 정부 당시, 조현오 청장이 있던 시절 작성된 것이고 2013년과 2014년 문건은 박근혜 정부 시절 각각 이성한 청장과 강신명 청장 재임 당시의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5월1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명박 정권부터 박근혜 정권까지 작성된 3건의 보고서 형식이 화살표 긋는 것조차 똑같다”면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정보경찰이 엉뚱한 일을 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014년치를 예상하고 2013년 작성된 ‘역술인들의 새해 국운 전망’ 보고서에는 당시 안철수 의원과 관련된 것도 있다”면서 “안철수 의원은 복이 붙는 형상이지만 선거 승리에 중요한 기세, 법령 등 팔자주름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는 대목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진행자가 ‘이런 내용이 대통령한테 올라가는 보고서에 담겨 있었느냐’고 묻자 이 의원은 “국운 전망 보고서에도 사실상 지침이 있었다고 한다”면서 “유명한 사람이었고, 예전에 어떤 걸 맞혔는지, 알아맞혀서 실제 일어난 일과 어디에 자문을 했다 또는 어떤 신문에 연재가 된다 등의 경력들도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외교안보 분야→‘김정은은 관상학적으로 귀의 모양 때문에 정통성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받을 소지가 있다. 경제 분야→火. 불의 기운이 강해 IT·전자·전기 분야의 성장 기대. 반면 제철·조선 등 물의 기운이 강한 분야는 다소 부침 예상. 사회 분야→내년 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이 물의 국가이기 때문에 유럽 국가팀이 힘을 쓸 수 없어서 우리 대표팀이 유리. 한국은 금(金)의 나라이고 목(木)의 기운이 있어서 8강도 가능” 등의 내용도 담겨 있다. 정보기관에서 작성한 문건에 소시민들이 심심풀이로나 볼 법한 내용이 시시콜콜하게 들어 있는 것.

 

진행자가 ‘문건을 보면 정보경찰들이 전국의 역술가를 다 찾아간 것 같다’고 지적하자 이 의원은 “금산·익산 등 웬만한 곳은 다 아우르고 있다”면서 “전국 각지의 정보경찰들이 다 동원된 건지 아니면 특정 담당경찰이 전국을 돌아다닌 건지는 모르겠지만 경찰력을 동원하고 경찰의 경비를 활용해서 만든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보고서에는 전직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한 역술가, 나로호 발사 실패 및 각종 선거를 예측해 유명세를 탄 역술인, 영화의 자문을 해준 역술인 등 발언 하나하나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진행자가 ‘그렇다면 복채는 누가 지불한 것이냐’고 묻자 이 의원은 “개인 사비를 덜어 이런 보고서에 활용했겠느냐”고 되물은 뒤 “여기에는 국가 자원이 활용된 것이고, 사실상 국가에 필요했던 정보 취합에 썼어야 될 노동력과 국가의 재원이 들어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사실 이 문건의 존재에 대해 확인하기 전에도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MB정권 정보경찰의 정치 개입과 관련해서 검찰이 수사를 하면서 영포빌딩이라든지 정보국 압수수색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불법사찰 관련 문건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런 황당한 정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 의원은 또한 “개인적으로 눈여겨 본 부분은 2014년 말 2015년 새해 운세를 본 것”이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상을 볼 때 아베 총리와는 상극이므로 당분간 한일관계 개선이 어려우며, 시진핑과는 상생 관계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광대뼈가 코를 감싸는 형국이라 미국과의 외교관계는 원만하다고 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운 전망 보고서’에서는 공교롭게도 2015년 한일 관계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한일 관계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노력이 무엇으로 나타났느냐”고 지적한 뒤 “졸속 위안부 합의로 나타난 게 바로 2015년이라는 대목과 연결되어서 떠올려지면서 갑갑하기도 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정보기관을 활용해서 이렇게 보고를 받고 난 뒤 대통령과 청와대의 반응에 따라 인사 고과에도 반영됐다는 점은 더욱 놀랄 만한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행자가 ‘이 문건에 대해 경찰의 공식 반응 나왔느냐’고 묻자 이 의원은 “아직까지 입장은 듣지 못했지만 강신명 전 청장이 법정에서 한 변명과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지속적으로 해왔다, 관행이다 등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변명하고 있지만 누군가가 책임져야 하고 조직도 책임져야 하는 일”이라며 당시 경찰 지도부를 힐난했다. 

 

이 의원은 “4천만 국민들의 인생을 위해 우리 국민들의 연초 운세를 다 봐주는 게 정부의 역할인가”라고 따져 물으면서 “사실 국가 자원과 정보 인력, 경찰 인력이 투입돼야 될 곳은 다른 곳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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